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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여고괴담4를 본 후, 결국 여고괴담2 까지 다시보고 말았다. 2000년에 보고 처음이니 거의 7년만에 다시 보는 듯. 다시보니 확실히 처음에 모르고 지나갔던 장면들이 눈에 띄면서 영화가 새롭게 보였다. 특히 이 영화는 현재와 과거가 중첩되는 구성이라 모두 이해하는데 약간 힘들었던듯. 물론 처음 봤을때나 다시 봤을때나 좋은 영화라는 사실은 변함없었지만. 그럼 '아는여자' 에 이은 주드의 '다시보는영화' 시리즈 시작.



포스터로도 쓰인 영화의 오프닝씬.
효신(박예진)과 시은(이영진)이 발이 묶인채 물속으로 빠져드는데, 시은이 묶인발을 풀고 효신의 손길을 무시한채 혼자 물 밖으로 헤엄쳐 나간다. 처음 볼때는 몰랐는데, 다시보니 이 장면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복선이었다.


첫키스는 사과향기 같은거라구?
난 피냄새를 맡았어.
혀끝에 닿는 네 입술의 피...


수돗가에서 우연찮게 효신과 시은의 교환일기를 발견한 민아(김민선). 처음 생각하기론 육상선수인 시은이 수돗가에 일기장을 놓고 간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민아가 일기장을 발견한건 우연이 아닌 운명이란 느낌이 들었다. 이 장면이 본격적인 사건의 시작.




여고괴담2가 데뷔작 이라는 공효진. 물론 당시 영화를 볼때는 몰랐는데, 이제와서 보니 상당히 새롭더라. 이때만해도 누가 알았겠는가. 세명의 주연배우들을 제치고 공효진이 가장 유명해질 것이란걸. 영화속의 캐릭터도 그녀가 지금까지 맡아온 캐릭터들과 성격이 비슷하다. 밝고 거침없고. 너무 자연스러운걸 보면 평소 생활인듯.


효  신 : 시은아 우리 교환일기 쓸래?
시  은 : 나 그런거 꾸미는 거 잘 못하는데..
효  신 : 좋잖아 수업시간 까먹기도 좋고. 내가 오늘 써왔으니까 내일 니가 써와라.
시  은 : 그래!

사건의 발단이 된 교환일기에 대한 플래시백.
다시 보니 새삼스러운데, 정말 나 학교 다닐때는 서로 교환일기나 편지를 자주 썼다. 남고를 나온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여고에서는 한때 친구들끼리 유행처럼 번졌었다. 나도 몇번 해봤던것 같은데 영화 속 시은이처럼 꾸미는걸 잘 못하고 게을러서 끝까지 간적은 한번도 없었던듯. 사족이 길었는데, 하고 싶었던 말은 '교환일기' 가 당시 트랜드를 반영한 소재였다는거다. 지금도 여고에서 저런 문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효  신 : 넌 잘 안들리고 난 가끔 이상한 소리를 듣고 난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시  은 : 무슨소리?
효  신 : 널 처음 봤을때 굉장히 큰 종소리를 들었어

둘의 아지트인 학교 옥상. 시은이는 귀가 잘 안들린다. 운동을 하면 귀의 상태가 더 안좋아지는데, 계속 운동을 해야하는 상황. '시은'이란 캐릭터를 운동선수로 설정한것은 꽤 그럴듯 하다. 왜냐하면 여중때도 그랬고 여고에서도 그랬고, 운동부에는 꼭 시은이같은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이다. 키크고, 운동 잘하고, 잘생겨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여자아이. 난 이런 현상이 한참 자라고있는 중고등학교 시기에 남녀를 갈라놓은데서 생기는 폐해하고 생각하는데...암튼 신기한건 두 남자 감독이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알았냐는 거다. 주변 여자들에게 들을수는 있었겠지만, 영화속의 장면들을 보면 나보다도 더 여성스러운 시각에 소름이 끼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있다 그러나 없다 아닌가 있나
없는것 같아 아니야 있어 없다고 했지 그것은 거짓
진실은 있다 있다는 거짓 거짓은 있다 있다는 진실
아무도 몰라 아무도 없어 그래서 몰라 아무도 있어
그래도 몰라 정답은 있다 아니다 없다 있다는 진실
없다는 진실 없다는 거짓 있다는 거짓 진실은 거짓
거짓은 진실 나는야 몰라 아무도 나야 나는야 아무다
누구나 나도, 나는야 누구나 될 수 있다 진실이 거짓이 되듯

효신이 반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는 계기이자, 국어 선생님 눈에 띄게 된 계기가 된 시.




(효신 텔레파시) : 들리니? 세상엔 음이있어. 사람마다 다른 음을 내는거야.
                        그래서 화음이 되기도하고 불협화음이 되기도하고.
                        너와 난 아주 조화로운 화음을 듣게 될거야, 넌 이음을 꼭 기억해야 돼
이 대사와 거의 유사한 대사를 '여고괴담4 - 목소리' 에서 음악선생님(김서형)도 이야기한다. 그래서 처음엔 여고괴담2에 대한 오마쥬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어쩌다보니 비슷해졌는데 내가 오바하는 건지도..




늘 살기 싫다는건 너였는데..
내가 죽으면 어떤 아이로 기억될까.

그냥 한 아이였다. 그렇게 남으면 좋을것 같아.
한 아이가 죽었다. 그렇게.

효신이 자살하기 전. 시은에게 하는 이야기. 그렇게 효신은 학교 옥상에서 자살.




효신과 시은의 교환일기를 읽던 민아는 스멀스멀 자신의 몸을 감싸는 손길을 느끼고는 발작을 일으키고..

이 장면을 보면서 효신의 영혼이 민아에게 투영된건 아닐까 생각했었다. 일기장에 스며든 효신의 '한'이 시은에게 나타난것이 아닐런지. 주인(시은)에게 돌려주라고.




다시 플래시백. 초반에 민아가 교환일기장에서 읽었던 '첫키스는 사과향기 같은거라고? 난 피 냄새를 맡아서' 이 부분은 이 장면을 이야기하는거다. 시은이 남자 선생에게 맞아 피를 흘리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시은은 효신을 피하게 된다.

이 장면, 당시엔 정말 충격적이었음; 다시봐도 역시..




결국 시은은 다른 아이들 보란듯이 모두앞에서 효신이 가지고 있던 교환일기를 찢어버린다.

처음 민아가 수돗가에서 일기장을 발견한것이 우연이 아니라 생각한것이 이 장면 때문이었다. 분명 반 이상을 찢어버렸는데, 민아가 발견한 일기장은 전혀 손상되지 않은 일기장 이었으니까.




효  신 : 난 죽을 수도 있어.

시  은 : 맘대로 해 난 니가 창피해.

효신을 뒤로하고 울며 옥상을 내려가려는 시은

(시은 나래이션) : 효신아 넌 참 나쁜애야, 정말 나뻐. 단 한번도 널 미워한적 없는데 이젠 영원히 미워할거야. 생일축하해



효  신 : 선생님 인제 괜찮죠?
국어선생님 : 너두 많이 편해졌니?
효신이 자살한 이유가 국어선생님의 아이를 가졌다는 소문이 퍼지자 괴로워하던 그는 효신의 환영을 보며 자살.




효신이 자살한 그날, 비오는 밤.
학교의 모든 문은 닫힌채 열리지 않고 효신의 환영에 기겁한 아이들은 두려움에 떨고.

늦은 밤, 불꺼진 학교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체험해본 사람만 알듯.(나는 경험자임;)




민아 : 오늘 많이 힘들었지? 미안해. 일기..잃어버렸어.

시은 : 괜찮아. 일기는 다시 쓰면 되니까.




그리고 엔딩.
 
 
여고괴담2 - 메멘토모리 O.S.T 중 '17세의 비망록'
조성우씨가 담당한 영화음악도 영화 만큼이나 멋졌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주드 트랙백 2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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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Memento mori (1999) 삭제

    TRACKBACK FROM 純情, 꼬꼬마 2008/08/06 11:25

    - 재작년 한참 뒤늦게 이 영화를 처음 보고 이 영화에 쏟아지던 찬사를 잘 이해하지 못했고, 미편집본으로 다시 한번 보고 원래는 좀 더 에로틱하고 서정적인 의도였음을 알았고, 이제 세번째 두감독의 코멘터리와 함께 보고 나서 이 영화는 정말 걸작이구나 싶었다. 흔히 이 영화는 공포보다는 다른 것에 초점을 맞춰졌다고 불리는데 나는 이 영화를 멜로영화로 기억하고싶다. 그렇게 부담스러웠던 키스신도 이제서는 그 캐릭터가 얼마나 절실하고 고통스러운지 다가오고,..

  2. Subject: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메멘토 모리 삭제

    TRACKBACK FROM 기랑의 백지 채워넣기 2009/06/16 19:15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이후 여고괴담 2로 지칭)는 1998년 개봉하여 큰 방향을 일으킨 여고괴담의 속편으로, 바로 다음해인 1999년 겨울에 개봉하였다. 신인감독 김태용과 민규동이 공동 연출을 맡았고, 역시 신인 배우였던 박예진, 이영진, 김민선이 주연을 맡았다. 주연은 아니지만 상당히 비중있는 조연으로 공효진도 출연했다. 영화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진행한다. 첫째는 어느 날 아침 학교 수돗가에서 붉은 표지의 교환 일기를 발견한 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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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슈리 2007/07/16 22:51

    키스가 저장면을 말하는 거였군요. 시간순서가 뒤섞여서 처음 볼땐 잘 몰랐는데 또 봐봐야겠네요. 저 키스신을 보면서 참기 힘들더라고요. 은근하게 표현하는 퀴어는 감정을 이해하면서 보려고 노력해보는데 저렇게 직접적으로 표현되면 어쩔수 없이 거부감이 일어나더라고요.

    • addr | edit/del BlogIcon 주드 2007/07/16 23:20

      여고괴담2 속의 키스장면은..처음 봤을때는 저도 좀 당황스러웠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니 꽤 슬프더군요.

      '감정의 폭발' 이라고 해야할까요..꾹꾹 참았다가 저 한 장면에서 확 터져버린 느낌이었거든요. 이야기 전개 상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전환이되는 장면이구요.
      그 느낌을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무리수를 둔것이 아닐까 싶네요.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voice 2007/07/19 13:17

    이 영화가 흥행이 안된건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됐으면 하는 영화이긴 해요. 서정성과 공포감이 묘하게 교차하는.. 여고괴담1과는 또 다른 특이한 아우라를 지닌 영화죠.

    • addr | edit/del BlogIcon 주드 2007/07/19 13:30

      그러게요. 이번에 이 포스팅 하면서 검색해보니 메멘토모리 매니아 분들 많으시던데요.^^
      작품성과 흥행이 동시에 이루어 진다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정말 쉽지 않은것 같아요.
      오늘 비가 이렇게 많이 쏟아지니 또 이 영화 생각이 나는군요.

  3.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2007/12/08 04:51

    ^^ 진짜 잘보고가요. 메멘토모리는 오래전에도 봤었고 지금도 가끔 티비에서 하는거 봐오지만 항상 애매하고 혼란스러워서, 도저히 제 딸린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이에요. 그렇다고 그냥 졸작이라고 치부해버리며 무시하기엔 뭔가 그래서는 안되는 것 같고..;; 님 포스트를 보고 여고괴담2을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중간에 뭔가 잘못된 것 같아요; '효신'과 '시은' 을 바꿔 쓴 부분이 있어요. 다시한번 잘보시고 수정부탁드립니다~ 그럼저는이만^_^

    • addr | edit/del BlogIcon 주드 2007/12/09 13:47

      아, 말씀해주신 덕분에 다시 읽어보이니 정말 잘못된 부분이 있군요.^^ 메멘토모리 같은 경우는 매니아들이 꽤 있더라구요. 저도 어쩌면 그 안에 속할지도 모르겠구요. 개인적으로 여고괴담 시리즈 중에는 2편이 최고라고 생각하거든요.

  4.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슈리 2008/08/06 11:25

    난 니가 창피해... 다시 들어도 참 명대사에요. 엉엉

    • addr | edit/del BlogIcon 주드 2008/08/06 15:31

      이 영화 다시 본지도 벌써 1년이나 지났네요.
      슈리님 덕분에 또 한번 보고 싶어졌어요.
      이토록 서정적인 공포영화는 못본것 같습니다.

  5. addr | edit/del | reply 이의찬 2009/12/11 17:39

    좋아

  6. addr | edit/del | reply 이의찬 2009/12/11 17:40

    2다시보기해주세요재미있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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