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도(2007) - ★★★★ 2008/03/15 11:14 from 보고듣고/영화/드라마
확실히 기억나질 않지만 내가 영화를 처음 좋아하게 된 계기가 홍콩 느와르물 때문인것 같다.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건 내가 국민학생때 우리집에 처음 비디오가 생기고 나서 빌려보았던 '종횡사해'와, 몇달뒤에 '천장지구'를 몇번씩 돌려 보다가 비디오가 고장나서 비디오 테잎도 물어주고 기계도 고쳐야 했었던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실이 반영된 리얼한 영화들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홍콩 느와르에 있어서만은 예외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멋진 주인공들이 수십명을 대상으로 오버액션을 펼치며 싸우다가 장렬한 결말을 맞이하는 스토리들이 어찌나 슬프고 또 감동적이던지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하나의 장르로 인식되던 '홍콩 느와르' 영화들을 찾아보기 힘들어 졌던것 같다. 그리고 영화가 만들어져도 인기가 시들해져서인지 국내에 들어오는 경우는 거의 드물었던것 같고. 그러던중 '무간도 시리즈'라는 걸출한 작품이 나왔고, 이 영화가 신호탄이 되어 다시 홍콩 느와르가 부활하길 바랬으나 또 다시 거기서 멈춘듯 했다.
그러다가 작년에 우연하게 보게 된 작품이 유덕화와 오언조가 주연으로 나온 '문도' 라는 영화다. 위의 포스터의 느낌은 마켓팅 때문인지 영화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데, 개인적으론 '문도'가 '무간도'를 이을 만한, 혹은 거기서 더 나아간 홍콩 느와르 라는 생각이다.
대략의 줄거리는 무간도와 조금 비슷하면서도 굉장히 단순하다. 경찰인 아리(오언조)가 홍콩의 마약상 조직들을 파헤치기 위해 일찌감치 경찰의 신분을 감추고 위장하여 당시 마약상들의 대부격인 아쿤(유덕화)의 수하로 들어가게 되고, 자신의 본래 신분을 잊을만큼 오랜기간 그곳에서 생활하며 아쿤의 신임을 받게되지만, 결국 그를 배신하고 마약상들을 검거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중점으로 다뤄지는건 마약상들을 검거하는 과정보다는, 마약에 빠진 사람들 틈에서 신분을 위장한 경찰 아리가 느끼는 공허함과 절망감이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괴로워 하면서도 마약을 하는건지, 그리고 왜 그런 사람들을 이용해 마약을 제공하면서 돈을 벌어야 하는건지..영화는 주인공 오언조를 통해서 계속 이런 질문과 고민들을 던지고 있다.
물론 이 영화속에는 거칠고 잔인한 액션씬도 있지만,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느와르' 보다는 '드라마'로 구분하여야 되는것이 아닐까도 싶다. 그리고 앞으로 기획되는 홍콩 느와르들이 '문도' 와 같이 극적인 구조에 현실을 반영한 고민을 담는다면, 충분히 다시 부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덧1. 요즘 영화속에서 유덕화를 볼때면 깜짝깜짝 놀란다. 언제나 멋지고 강한 모습일것 같던 그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는지.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궂이 감추려 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역할들을 멋지게 소화하는 모습들을 보며 정말 프로라는 생각이 든다.
덧2. 사실 이 영화는 작년에 상해로 출장갔을때, 밤에 숙소에서 혼자 심심해서 봤던 영화다. 중국과 홍콩이 좀 다르긴 하지만 그래도 정서는 비슷할거란 생각에 이 영화를 선택했는데, 굉장히 소름끼치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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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문도 (門徒) ★★★★ 삭제
TRACKBACK FROM Ballad of Fallen Angels 2008/03/15 11:46門徒 - 제자 또는 후견인을 뜻하는 말로 2007년 홍콩작품. 주연 : 유덕화 , 오언조 , 고천락등... 그 예전 영웅본색 시리즈이후 온갖 도박영화가 나오면서 홍콩 영화를 거의 보지않다가 한때 주성치가 나오는 영화와 나오지않는 영화로 분류될때쯤 주성치 영화만 골라보다가 근래에 본것이 무간도 1편과 이 문도이다. 무간도도 영화평이 좋았고 홍콩느와르의 부활을 알리는 영화라고 할만큼 인기가 좋아 3편까지 나온것으로 아는데 개인적으로 유덕화라는 배우를 무..
댓글을 달아 주세요
유덕화 아니면 안봣을 영화인데 생각보다 잼있더군요..
저는 단지 홍콩느와르가 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봤는데, 예상보다 더 재미있게 봤던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이 영화 보셨었군요!
저도 이 영화 다운으로 앞부분을 약간 봤었어요.^^
언제 다시 봐야지 하다가 지금 '상해, 밤' 보느라 미뤄둔 영화였는데..봐야겠네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앞부분을 보셨다니까 아시겠지만, 굉장히 우울한 색채의 영화죠. 처음부터 끝까지 잿빛이라고 해야될까요.
트루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블로거 컨퍼런스 가시는거 갔던데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다른 커뮤니티에서 아는 분도 가는데 실시간중계하겠다고 하던...ㅋ
전 초대받지도 못했지만.ㅠ
지금쯤 컨퍼런스 참석하고 있어야 하는데, 저 못갔답니다.-_-;
어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하고 오늘 새벽까지 심한 음주를 하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말이죠. 저도 너무 기대했던 행사인데 아쉽습니다. 다 제 잘못이지만요.ㅜ_ㅜ
아니 상해에서 보셨다면 자막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영어 자막으로?
이 영화가 작년 초에 중국인가 홍콩에서 개봉한것으로 알고있는데 국내에는 수입이 안되길래 어둠의 경로로 봤답니다. 쿨럭;
그러셨군요..^^;
컨퍼런스 이야기야 이번주에 많이 나올듯..
그나저나 이번주 삼국지 용의 부활 개봉..와우 간만에 보고 싶은 중국영화..><
음? 삼국지 용의부활 4월에 개봉하지 않나요?
저도 기대하고 있는 영화랍니다. 개봉하면 오랜만에 극장갈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