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12 21:56

경축! 우리 사랑(2008) -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해숙씨 때문에 꼭 봐야겠다 생각했던 영화. 그동안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너무나 친숙한 어머니 역할로 인상깊었던 배우라 그녀의 주연작이 개봉한다는 소식에 기대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이 영화...사실 보기 전 부터 걱정이 좀 앞섰다. 시놉시스를 보니 딸의 남자친구와 바람(?)이 나서 아이까지 갖게 되는 내용이라는데, 자칫 '사랑과 전쟁'의 극장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론 좀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니까.

확실히 이 영화는 상식을 벗어난 영화다. 나같은 관객들의 우려를 단번에 확 깨버릴 만큼 아주 통쾌하고 화끈(?)한 영화이다. 영화 속 배경은 현실과 마찬가지로 텁텁하고 건조한 일상이지만, 꾸밈없이 마음 가는대로 또 몸이 가는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주인공들 덕택에 짜릿한 기분마져 느낄 수 있었다.

단, 너무 심각하게 접근하거나 혹은 너무 가볍게 치부해 버리면 이 영화를 제대로 느낄 수 없을것 같다. 이 영화의 묘미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면서 때론 감동으로, 때론 웃음으로 이어지는 유쾌함에 있으니까.

이 역할을 김해숙씨가 아닌 다른 배우가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연기를 더 잘했을지는 몰라도 지금과 같은 진정성과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을것 같다. 평범한 어머니의 모습속에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조금씩 나타나는 설렘과 부끄러움, 또 그를 향한 단호함과 얼굴 가득한 환한 미소는 어머니가 아닌 소녀의 모습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20살도 더 어린 딸의 남자친구와 사랑을 하게 된 50대 어머니.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는 극장에서 확인해 보시길 권장한다. 그녀의 진심이 사랑하는 남자는 물론이거니와 남편, 딸, 관객인 나의 마음까지 뒤 흔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덧1.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수 많은 고백씬을 봐왔지만 인상깊었던 장면은 단 하나, 드라마 '네멋대로해라' 에서 전경이 고복수에게 했던 '좋아해도 되나요?' 라는 씬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네멋에 견줄만한 고백씬이 들어있다. 소박하면서도 참 사람 마음 설레게 하는 장면. 기대해도 좋다.

덧2. 영화 보다가 익숙한 장소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다른곳은 모르겠고 영화속에 산부인과가 나오는데 우리동네에 있는 병원이더라. 가뜩이나 영화도 재밋는데 우리동네까지 등장하니 이렇게 반가울수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보고듣고 >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스티 보이즈(2008) - ★★★  (6) 2008/04/28
미스트(2007) - ★★★★  (14) 2008/04/19
경축! 우리 사랑(2008) - ★★★★  (8) 2008/04/12
무방비 도시(2008) - ★★★  (6) 2008/04/09
내 사랑(2007) - ★  (6) 2008/04/06
어웨이크(2007) - ★★  (12) 2008/04/01


Trackback 2 Comment 8

Trackback : http://forget.tistory.com/trackback/552

  1. Subject 경축! 우리사랑 (2008)

    Tracked from Different Tastes™ Ltd. 2008/04/13 18:28 delete

    ★★★☆☆ 중년 여성의 사랑 이야기가 그 자체로 새로울 건 하나도 없습니다. 예전부터 무슨 무슨 부인들께서 일궈놓은 텃밭에 이제는 공중파 TV에서도 아침마다 다뤄주시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 바로 외간 남자와의 사랑이니까요. 그 샘물이 마르지 않는 이유는 현실에서 그 만큼 소외되고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나마 달래줘야 할 필요가 많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여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착취하거나 통속적인 가족주의에 대..

  2. Subject [리뷰] 경축! 우리사랑 (2008)

    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Story 2008/04/13 21:26 delete

    '한솥밥을 먹다 눈 맞아버린 봉순씨(김해숙 분)의 21살 연하남과의 발칙한 로맨스를 다룬 코미디 영화.' 라는 것만 본다면, 이 영화가 중년여성의 진정한 사랑 찾기 류의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만, 실제 영화는 그와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영화는 일반적인 남자의 불륜과 그로 인해 잉태되는 아이, 그로 인한 갈등이란 공식에서 남자를 여자로 바꾸고 있습니다. 보통의 이야기에서라면 이런 이야기는 아침 드라마에 나올듯한 가슴 답답한 내용인데요..

  1. BlogIcon 호갱 2008/04/12 23:59 address edit & del reply

    부도덕한 로맨스라...
    그나저나 마지막 사진을 보니 영화를 보고 싶어지는군요...

    • BlogIcon 주드 2008/04/13 21:09 address edit & del

      영화 보기 전에도 마지막 스틸컷을 봤었는데, 뭔가 좀 이상하다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니 저 사진이 참 정답게 느껴집니다.:)

  2. BlogIcon 1004ant 2008/04/13 18:26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거 개봉관 찾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던뎅... 다음주까지 찾아보고..없으면... 여유를 갖고 천천히 기다릴래요~

    • BlogIcon 주드 2008/04/13 21:10 address edit & del

      서울 사는것의 장점 중 하나가 비주류(?) 문화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점 같아요. 사실 다른 영화를 보러 극장에 들렀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이 영화만 보고 왔네요. 다음주에 극장찾기 성공하시길!

  3. BlogIcon 신어지 2008/04/13 18:31 address edit & del reply

    '단호함'이 이 영화의 미덕이라고 생각해요. 전반적으로 다른 영화들에서
    본듯한 느낌이 많이 들고 기대했던 것 보다 너무 얌전하기만 한 분위기는
    약간 아쉽습니다. ^^

    • BlogIcon 주드 2008/04/13 21:12 address edit & del

      제가 이런류(?)의 영화들을 그동안 거의 못봐서 그런지 저는 참 재밋게 봤답니다. 매번 심각한 불륜 스토리만 보다가 이렇게 발랄한 이야기를 접하니 꽤 산뜻하더라구요.

  4. brownlily 2008/04/15 13:10 address edit & del reply

    첨에 이 영화의 소개를 봤을 때, 과연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김해숙이라는 배우가 나와서 궁금하긴 했는데.
    리뷰보고 나니 저도 봐야겠다 싶어요^^
    잘 지내고 있죠?

    • BlogIcon 주드 2008/04/15 20:17 address edit & del

      영화며 드라마며 음악이며..저와 취향이 비슷하시니 아마 이 영화도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싶네요.^^ 저야 뭐 항상 잘지내고 있지요~ 살짝 봄을 타는것도 같습니다만.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