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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숙씨 때문에 꼭 봐야겠다 생각했던 영화. 그동안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너무나 친숙한 어머니 역할로 인상깊었던 배우라 그녀의 주연작이 개봉한다는 소식에 기대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이 영화...사실 보기 전 부터 걱정이 좀 앞섰다. 시놉시스를 보니 딸의 남자친구와 바람(?)이 나서 아이까지 갖게 되는 내용이라는데, 자칫 '사랑과 전쟁'의 극장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론 좀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니까.

확실히 이 영화는 상식을 벗어난 영화다. 나같은 관객들의 우려를 단번에 확 깨버릴 만큼 아주 통쾌하고 화끈(?)한 영화이다. 영화 속 배경은 현실과 마찬가지로 텁텁하고 건조한 일상이지만, 꾸밈없이 마음 가는대로 또 몸이 가는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주인공들 덕택에 짜릿한 기분마져 느낄 수 있었다.

단, 너무 심각하게 접근하거나 혹은 너무 가볍게 치부해 버리면 이 영화를 제대로 느낄 수 없을것 같다. 이 영화의 묘미는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면서 때론 감동으로, 때론 웃음으로 이어지는 유쾌함에 있으니까.

이 역할을 김해숙씨가 아닌 다른 배우가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연기를 더 잘했을지는 몰라도 지금과 같은 진정성과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을것 같다. 평범한 어머니의 모습속에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조금씩 나타나는 설렘과 부끄러움, 또 그를 향한 단호함과 얼굴 가득한 환한 미소는 어머니가 아닌 소녀의 모습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20살도 더 어린 딸의 남자친구와 사랑을 하게 된 50대 어머니. 그녀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는 극장에서 확인해 보시길 권장한다. 그녀의 진심이 사랑하는 남자는 물론이거니와 남편, 딸, 관객인 나의 마음까지 뒤 흔들어 놓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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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1.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수 많은 고백씬을 봐왔지만 인상깊었던 장면은 단 하나, 드라마 '네멋대로해라' 에서 전경이 고복수에게 했던 '좋아해도 되나요?' 라는 씬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네멋에 견줄만한 고백씬이 들어있다. 소박하면서도 참 사람 마음 설레게 하는 장면. 기대해도 좋다.

덧2. 영화 보다가 익숙한 장소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다른곳은 모르겠고 영화속에 산부인과가 나오는데 우리동네에 있는 병원이더라. 가뜩이나 영화도 재밋는데 우리동네까지 등장하니 이렇게 반가울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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