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국내 영화들에 관심이 많아서 영화 관련 시상식들도 기대하는 편인데, 이건 어떻게 해를 더할수록 실망만 더욱 커지는지 모르겠다. 청룡영화제는 시상식 전에는 절대로 수상 결과를 알 수 없다고 하던데, 난 그것과는 별개로 심사 기준이 뭘까 굉장히 궁금하다. 도대체 어떤 대단한 심사기준이 있길래 이렇게 매년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걸까.
우선 신인남우상. 수상자는 강지환, 소지섭 공동수상이다. 내가 시상식들을 볼때마다 가장 이해가 안되는게 바로 이 공동수상. 그렇게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건가? 아님 수고했다는 차원에서 상을 나눠먹기 하자는건가. 이 시상식을 보면서 드라마 '온에어' 에서 주인공 오승아가 공동수상에 화가나서 시상식을 뒤엎어 버리는 드라마 첫 장면이 떠올랐다. 게다가 공동수상뿐만 아니다. '영화는 영화다' 라는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두 배우들은 그냥 자기가 평소에 즐겨하던식의 연기를 그대로 했을 뿐이고, 그 연기가 영화의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을 뿐이다. 그래서 이 배우들이 특별하게 연기를 잘했다는 생각은 안들던데. 하긴..후보들 중에 눈에 띄는 배우가 없긴 했다. 개인적으로 난 신인남우상 후보중에 GP506의 '이영훈'이 제일 연기를 잘한것 같은데, 워낙 인지도가 없어서 상복하고도 멀어지는것 같다. 근데 이영훈은 작년에도 신인상 후보 아니었던가?
다음으로 신인여우상. 후보를 보고는 망설일것도 없이 '미쓰 홍당무'의 서우 혹은 황우슬혜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왠 한예슬. 사실 그녀가 나온 '용의주도 미스 신'을 안봤으니 뭐라 할말은 없지만, 그녀의 연기가 과연 미쓰 홍당무의 서우와 황우슬혜를 뛰어넘을 정도였는지는 많이 의심스럽다. 단지 주연과 조연의 차이로 상이 결정된건 아니겠지?
그리고 남우주연상엔 김윤석. 만약 '공동수상' 나와야 했다면 남우주연상의 후보였던 김윤석과 하정우가 됐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김윤석씨는 이번 수상이 꽤 감동적이었을듯.
또 할말이 많아지는 여우주연상. 무려 공효진/김윤진/문소리를 재끼고 손예진이 수상을 하다니. 역시 아직 '아내가 결혼했다'를 안봐서 할 말은 없지만, 미쓰홍당무의 공효진과 세븐데이즈의 김윤진과 우생순의 문소리의 연기를 너무너무 좋게 본 터라 과연 이들을 뛰어넘고 상을 받은 손예진의 연기는 어떨지 굉장히 궁금해졌다.
그 외에 스텝들에게 주는 상들은 대체로 문안한 선택이었던것 같고, 신인 감독상과 각본상에서 나홍진 감독이 아닌 이경미 감독에게 상을 준건 조금 의외이다. 나에겐 이 두 감독의 작품들이 모두 올해 최고의 영화로 기억되지만. 그리고 최우수 작품상의 경우도 난 '추격자'를 예상했는데, '우생순'에게 상이 돌아갔다. 나홍진 감독은 청룡에서 만큼은 상복이 없는듯.
무엇보다 내가 이번 청룡시상식에서 가장 어이가 없었던건 사회를 본 배우 '정준호' 때문이다. 벌써 청룡영화제 진행만 몇년째인데 어쩜 그리 행동이며 말이며 그렇게도 어색하던지. 시상식 초반부터 이상하게 오바하더니만 멘트 까먹는건 기본이고, 되도않는 애드립을 치느라 진행자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도 안중에 없더라. 가장 언짢았던 상황은 김민선이 시상자로 나왔을때 능글맞게 웃으면서 영화 '미인도' 잘봤다며 '앞으로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계속 보여달라(?)' 는 식의 발언. 김민선도 적잖이 당황하더군. 이건 뭐 재미도 없고, 기분만 나쁘고. 아마 외국 시상식들에서 보여지는 여유있고 유쾌한 사회자들 모습을 따라해보려고 했던가본데, 내가 보기엔 자격 미달이다. 정준호가 벌려놓은일들 수습하느라 정신없는 김혜수만 안쓰럽더군. 결국 난 정준호 때문에 시상식을 보다가 말았는데, 역시나 그 이후에도 여러사건이 있었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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