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날은 가이유칸과 덴포잔을 구경하고 주변 바다들을 둘러본 후, 오후에 공항으로 출발하는 일정이었다. 먼저 가이유칸에 가기 위해 '오사카코역' 1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보았던 풍경. 저 엄청난 규모의 대관람차 덕분에 길을 잃을래야 잃을수가 없었던.
엄청난 규모의 대관람차가 신기해서 가까이서도 찍어봤다. 분명 똑바로 찍었는데, 기울어진듯 보일 정도의 저 거대한 크기. 대관람차 설명을 보니 미리 예약을 해야하는 특별석(?)은 대관람차 바닥도 유리로 되어있다고 한다. 나처럼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에게는 엄청 소름돋는 이야기.
대관람차 옆으로 보이는 '가이유칸'. 사실 코엑스의 아쿠아리움이나 63빌딩 씨월드에 가도 별 감흥이 없었던지라 과연 가이유칸에 가는게 맞는걸까 조금 고민됐었는데, '세계 최대' 라는 타이틀에 대한 호기심과 이 날 일정에 따른 시간과 거리를 고려해서 결정한 장소. 그런데 난 이 곳에서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에게도 수족관이 충분히 감동적일 수 있다는걸 느꼈다.
이날이 주말이었기에 일부러 일찍 도착해 개장을 하자마자 도착했는데, 이미 일본인 및 외국인 관광객들로 굉장히 혼잡스러웠다. 위의 사진은 가이유칸 입구에 벽과 천장을 연결해 만든 수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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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개쑈! 라기 보다는 사육사 분들이 아침밥을 주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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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펭귄 마을! 너무 귀여웠던 펭귄들.
펭귄 근접샷. 동상이 아닌 살아있는 펭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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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들 바로 옆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각종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을...사진으로는 제대로 표현이 안됐으나, 거의 3층 정도 높이의 수족관에 각종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물고기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보기에도 참 귀엽게 생겼다고 느낀 아이들..
가이유칸은 대략 이런 구조. 3~4층 높이의 건물 중앙에 사람이 걸어다니는 길을 두고 양 옆으로는 3~4층 높이로 뻥 뚫린 수족관이 존재한다. 이렇게 큰 공간에 어종별 구분은 그물로 해 놓은 듯. 주변이 좀 어두워 사진이 제대로 나오질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정말 재미있었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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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히 수영하는 물개 친구들
곧 레이저라도 쏠듯 다같이 공격태세를 갖춘듯한 게 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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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널부러진 상어 형제들.
이것으로 가이유칸 구경은 끝. 사실 입 떡 벌리고 감탄 하느라 사진을 몇 장 못 찍었다. 그리고 구경 후, 1층으로 내려오니 엄청난 규모의 기념품샵이 있었는데, 정말 모두다 가지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고민끝에 고르고 골라 세찬군 선물로 상어 캐릭터가 그려진 학용품들과 장식용 미니 어항을 샀다. 역시나 세찬군 반응은 폭발적!
즐거운 수족관 구경을 마치고 덴포잔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왔다. 이곳은 오사카에서 오므라이스로 꽤 유명하다는 '홋쿄쿠세이'. 나는 미니 돈가스가 올려진 오므라이스를, 친구는 이 곳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어떤(?) 메뉴를 시켰다. 소문대로 맛있어서 금새 흡입 완료. 특히나 밥을 감싸고 있는 노란 지단이 예술이었다. 딱딱하지도, 흐물흐물 하지도 않은 폭신한 상태.
밥을 먹고 급격히 체력이 저하된 우리는 바다가 보이는 쇼핑몰 벤치에 한참을 앉아있었다. 이날 한국으로 들어오는 날이라 짐도 굉장히 무거웠고 왠지 며칠간 여행하며 쌓인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느낌이었달까. 그러다보니 이때부터는 사진도 거의 안 찍었다. 사진기 들 힘이 없어서..;;
여튼 덴포잔에서 널부러져 있다가 정신 차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캐리어를 끌고 공항 급행 열차를 탔다. 시간은 좀 일렀지만 지치기도 했고, 미리 가 있는 것이 좋을 듯 하여 출발.
공항에 도착해 저녁을 먹으러 대충 맛있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왔다. 난 가츠동 세트를, 친구는 텐동 세트를 시켰는데 둘다 너무너무 맛있어 순식간에 해치워 버렸다. 누군가 오사카는 식도락 여행이라던데, 정말 마지막까지 실망시키지 않았던 오사카 음식들.
그리고 이건 비행기 탑승 전에 공항에서 마신 맥주 음료. 원래는 마지막으로 맥주를 마시고 싶었는데 매점에서 팔질 않아 호기심에 사 본 음료. 알콜도 없고, 칼로리도 0인 신비의 음료로 분명 맥주맛이 나긴 하는데 뭔가 묘했다. 그런데 이걸 마시자 마자 바로 옆 자판기에서 캔맥주 파는 걸 보고 좌절.
이로서 오사카 여행은 무사히 끝났다. 서울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하고 나니 11시가 넘는 바람에 무거운 캐리어 끌고 지하철 타느라 고생 좀 했지만, 그래도 이것 저것 챙겨온걸 집에 와 풀어보니 그제서야 이번 여행도 즐거웠다며 뭔가 뿌듯한 느낌.
다녀와서 몇 주 간은 후유증에 시달렸지만, 어느새 한달이 넘게 지나고 보니 또 하나의 추억이 생겼다는 생각에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