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카테고리에 이어 '장면' 카테고리를 하나 더 신설했다. 포스팅은 뜸하게 하면서 자꾸 분류만 늘리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세분화를 시키는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저질렀음.

이 카테고리는 이름 그대로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담아두려는 의도다. 즉, 내가 좋아하는 혹은 특별한 영화 속 장면들을 모아두려고 한다. 사실 이런 생각은 예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지난 주말에 다시 본 '스윙걸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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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개봉당시 이 영화를 본 후, 그저 '유쾌한 영화구나' 하고 말았었는데 시간이 지난고 다시 보니 놀라운 아이디어와 섬세한 묘사들이 가득한 너무나 근사한 영화였던 것이다. 분명 당시에도 이 영화를 보면서 감탄을 했던 것 같은데...아마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기억도 어딘가로 흘러갔었나 보다.

자, 그럼 이제부터 나를 신나게 한 스윙걸즈의 명장면들 시작!


1. 악기를 좋아하게 된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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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에 굉장히 좋아하던 무언가를 어쩔 수 없이 뺏겨 본 경험이 있다면, 아마 이 장면을 보고 크게 공감을 했을 것이다. 장면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자면, 방학 보충수업을 빠지려고 학교 합주부에 들어가 억지로 악기를 연습하던 문제의(?) 아이들이 점점 악기의 매력에 빠져들 때 쯤 집단 배탈로 자리를 비웠던 학교 합주부원들이 돌아오자, 그들에게 악기를 넘기고 나오면서 서럽고 아쉬운 마음에 펑펑 우는 장면.

기껏 재미를 붙였는데 주인들이 돌아왔으니 악기를 넘기긴 해야하고, 그렇다고 계속 연주를 하게 해달라고 말하기엔 자존심이 상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씩씩하게 악기를 넘기고 걸어나와 서로 짠것 처럼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는 이 장면이 난 너무나 공감되서 크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언젠가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2. 최강 멧돼지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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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빠진 아이들은 스스로 빅밴드를 결성하기로 하고, 악기 구입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마트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짤린 이들은 송이를 따다가 팔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거란 이야기를 듣고 송이를 따러 갔다가 멧돼지의 습격을 받는다. 이 심각한 상황을 단번에 웃기고 즐거운 추억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 버리는 마술같은 장면.

워낙 유명한 장면이지만, 다시봐도 이 장면 정말 최고다. 상황도 재밋지만 편집도 예술이고, 음악 선택도 어쩜 그리 잘했는지. 이 장면을 보면서는 정말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재능에 감탄하면서, 한편으론 부러웠다.



3. 재즈에 빠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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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를 다루는것을 넘어 '재즈' 자체를 즐기게 되는 아이들. 신호등에서 나는 소리에서 우연히 '재즈'를 발견 한 이후, 모든 상황을 '재즈'와 연결시키며 신나게 즐기는 모습들이 정말 순수하고 신나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재즈를 이해하는것도, 악기를 다루는 것도 제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하던 순간에서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정말
적절한 장면이다. 이 장면 하나로 그들이 정말 순수하게 음악을 느끼고 즐긴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므로.



4. 그들의 첫 무대,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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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공연장에 도착해 마지막 순서로 연주를 하게된 그들. 따분한 클래식 음악으로 가득했던 공연장에 그들이 연주하는 신나는 재즈가 울려퍼지자, 어느새 관객들의 어깨가 들썩들썩. 멀리서 관람을 하는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연주를 즐기게 된다.


나에겐 이 장면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굉장히 컸다. 물론 그들이 무대에 서기 까지의 과정을 계속 지켜봐서 그랬겠지만, 그와 더불어 어느덧 그들처럼 '재즈'를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 연주씬은 실제로 배우들이 직접 연주를 했다고 하는데, 촬영하는 동안 관객으로 나오는 보조출연자들이 굉장히 오랜시간동안 기다리는 바람에 그들에게 미안해진 출연진들이 촬영이 끝난 후, 그동안 연습했던 곡들을 직접 연주하여 미니콘서트를 열었다고 한다. 영화 만큼이나 촬영장 분위기도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었겠다.
 

스윙걸즈. 나에겐 여러가지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그리고 기억해 두어야 할 신나는 영화다.


덧. 처음 이 영화를 봤을때는 몰랐으나, 확실히 인식을 하고 보니 그제서야 '우에노 쥬리'가 보이더라.
노다메 칸타빌레 + 무지개 여신 + 라스트 프렌즈에 이번에 다시 본 스윙걸즈 까지. 매번 다른 캐릭터를, 매번 이렇게 놀랍도록 연기하다니. 나로서는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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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여고괴담4를 본 후, 결국 여고괴담2 까지 다시보고 말았다. 2000년에 보고 처음이니 거의 7년만에 다시 보는 듯. 다시보니 확실히 처음에 모르고 지나갔던 장면들이 눈에 띄면서 영화가 새롭게 보였다. 특히 이 영화는 현재와 과거가 중첩되는 구성이라 모두 이해하는데 약간 힘들었던듯. 물론 처음 봤을때나 다시 봤을때나 좋은 영화라는 사실은 변함없었지만. 그럼 '아는여자' 에 이은 주드의 '다시보는영화' 시리즈 시작.



포스터로도 쓰인 영화의 오프닝씬.
효신(박예진)과 시은(이영진)이 발이 묶인채 물속으로 빠져드는데, 시은이 묶인발을 풀고 효신의 손길을 무시한채 혼자 물 밖으로 헤엄쳐 나간다. 처음 볼때는 몰랐는데, 다시보니 이 장면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복선이었다.


첫키스는 사과향기 같은거라구?
난 피냄새를 맡았어.
혀끝에 닿는 네 입술의 피...


수돗가에서 우연찮게 효신과 시은의 교환일기를 발견한 민아(김민선). 처음 생각하기론 육상선수인 시은이 수돗가에 일기장을 놓고 간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영화를 보다보니 민아가 일기장을 발견한건 우연이 아닌 운명이란 느낌이 들었다. 이 장면이 본격적인 사건의 시작.




여고괴담2가 데뷔작 이라는 공효진. 물론 당시 영화를 볼때는 몰랐는데, 이제와서 보니 상당히 새롭더라. 이때만해도 누가 알았겠는가. 세명의 주연배우들을 제치고 공효진이 가장 유명해질 것이란걸. 영화속의 캐릭터도 그녀가 지금까지 맡아온 캐릭터들과 성격이 비슷하다. 밝고 거침없고. 너무 자연스러운걸 보면 평소 생활인듯.


효  신 : 시은아 우리 교환일기 쓸래?
시  은 : 나 그런거 꾸미는 거 잘 못하는데..
효  신 : 좋잖아 수업시간 까먹기도 좋고. 내가 오늘 써왔으니까 내일 니가 써와라.
시  은 : 그래!

사건의 발단이 된 교환일기에 대한 플래시백.
다시 보니 새삼스러운데, 정말 나 학교 다닐때는 서로 교환일기나 편지를 자주 썼다. 남고를 나온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여고에서는 한때 친구들끼리 유행처럼 번졌었다. 나도 몇번 해봤던것 같은데 영화 속 시은이처럼 꾸미는걸 잘 못하고 게을러서 끝까지 간적은 한번도 없었던듯. 사족이 길었는데, 하고 싶었던 말은 '교환일기' 가 당시 트랜드를 반영한 소재였다는거다. 지금도 여고에서 저런 문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효  신 : 넌 잘 안들리고 난 가끔 이상한 소리를 듣고 난 이상한 소리를 듣는다.
시  은 : 무슨소리?
효  신 : 널 처음 봤을때 굉장히 큰 종소리를 들었어

둘의 아지트인 학교 옥상. 시은이는 귀가 잘 안들린다. 운동을 하면 귀의 상태가 더 안좋아지는데, 계속 운동을 해야하는 상황. '시은'이란 캐릭터를 운동선수로 설정한것은 꽤 그럴듯 하다. 왜냐하면 여중때도 그랬고 여고에서도 그랬고, 운동부에는 꼭 시은이같은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이다. 키크고, 운동 잘하고, 잘생겨서(?)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여자아이. 난 이런 현상이 한참 자라고있는 중고등학교 시기에 남녀를 갈라놓은데서 생기는 폐해하고 생각하는데...암튼 신기한건 두 남자 감독이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알았냐는 거다. 주변 여자들에게 들을수는 있었겠지만, 영화속의 장면들을 보면 나보다도 더 여성스러운 시각에 소름이 끼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있다 그러나 없다 아닌가 있나
없는것 같아 아니야 있어 없다고 했지 그것은 거짓
진실은 있다 있다는 거짓 거짓은 있다 있다는 진실
아무도 몰라 아무도 없어 그래서 몰라 아무도 있어
그래도 몰라 정답은 있다 아니다 없다 있다는 진실
없다는 진실 없다는 거짓 있다는 거짓 진실은 거짓
거짓은 진실 나는야 몰라 아무도 나야 나는야 아무다
누구나 나도, 나는야 누구나 될 수 있다 진실이 거짓이 되듯

효신이 반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되는 계기이자, 국어 선생님 눈에 띄게 된 계기가 된 시.




(효신 텔레파시) : 들리니? 세상엔 음이있어. 사람마다 다른 음을 내는거야.
                        그래서 화음이 되기도하고 불협화음이 되기도하고.
                        너와 난 아주 조화로운 화음을 듣게 될거야, 넌 이음을 꼭 기억해야 돼
이 대사와 거의 유사한 대사를 '여고괴담4 - 목소리' 에서 음악선생님(김서형)도 이야기한다. 그래서 처음엔 여고괴담2에 대한 오마쥬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어쩌다보니 비슷해졌는데 내가 오바하는 건지도..




늘 살기 싫다는건 너였는데..
내가 죽으면 어떤 아이로 기억될까.

그냥 한 아이였다. 그렇게 남으면 좋을것 같아.
한 아이가 죽었다. 그렇게.

효신이 자살하기 전. 시은에게 하는 이야기. 그렇게 효신은 학교 옥상에서 자살.




효신과 시은의 교환일기를 읽던 민아는 스멀스멀 자신의 몸을 감싸는 손길을 느끼고는 발작을 일으키고..

이 장면을 보면서 효신의 영혼이 민아에게 투영된건 아닐까 생각했었다. 일기장에 스며든 효신의 '한'이 시은에게 나타난것이 아닐런지. 주인(시은)에게 돌려주라고.




다시 플래시백. 초반에 민아가 교환일기장에서 읽었던 '첫키스는 사과향기 같은거라고? 난 피 냄새를 맡아서' 이 부분은 이 장면을 이야기하는거다. 시은이 남자 선생에게 맞아 피를 흘리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시은은 효신을 피하게 된다.

이 장면, 당시엔 정말 충격적이었음; 다시봐도 역시..




결국 시은은 다른 아이들 보란듯이 모두앞에서 효신이 가지고 있던 교환일기를 찢어버린다.

처음 민아가 수돗가에서 일기장을 발견한것이 우연이 아니라 생각한것이 이 장면 때문이었다. 분명 반 이상을 찢어버렸는데, 민아가 발견한 일기장은 전혀 손상되지 않은 일기장 이었으니까.




효  신 : 난 죽을 수도 있어.

시  은 : 맘대로 해 난 니가 창피해.

효신을 뒤로하고 울며 옥상을 내려가려는 시은

(시은 나래이션) : 효신아 넌 참 나쁜애야, 정말 나뻐. 단 한번도 널 미워한적 없는데 이젠 영원히 미워할거야. 생일축하해



효  신 : 선생님 인제 괜찮죠?
국어선생님 : 너두 많이 편해졌니?
효신이 자살한 이유가 국어선생님의 아이를 가졌다는 소문이 퍼지자 괴로워하던 그는 효신의 환영을 보며 자살.




효신이 자살한 그날, 비오는 밤.
학교의 모든 문은 닫힌채 열리지 않고 효신의 환영에 기겁한 아이들은 두려움에 떨고.

늦은 밤, 불꺼진 학교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체험해본 사람만 알듯.(나는 경험자임;)




민아 : 오늘 많이 힘들었지? 미안해. 일기..잃어버렸어.

시은 : 괜찮아. 일기는 다시 쓰면 되니까.




그리고 엔딩.
 
 
여고괴담2 - 메멘토모리 O.S.T 중 '17세의 비망록'
조성우씨가 담당한 영화음악도 영화 만큼이나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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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맞아 다시 보고 있는 멜로영화들.
오늘은 김인식 감독의 장편데뷔작이며 황정민의 영화 주연 데뷔작인 '로드무비' 를 다시봤다.

곧 개봉할 퀴어영화 '후회하지않아' 의 이송희일 감독이 남자 배우들 캐스팅할때 '황정민도 처음에 게이역할 해서 뜬거다' 라며 배우들을 설득했다던데, 내 생각에 확실히 영화배우 황정민의 베스트작품은 '로드무비' 인것 같다.

언젠가 어떤 모임에서 내가 우연히 '로드무비' 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때 함께있던 사람이 얼마후에 이 영화 디비디를 선물로 주었다. 그래서 오늘은 디비디에 담겨있는 배우들 코멘터리로 영화를 감상했다. 예전에 여러번 봤던 영화인데도 이렇게 보니 새롭더라.






이 영화의 오프닝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른 사람들은 처음부터 등장하는 남자와 남자의 관계장면에 놀랐다던데,
나는 그것보다 황정민이 애인을 떠나보내는 인트로가 상당히 기억에 남는다.
저 화면 그대로의 거친 느낌 자체로 '대식'의 모습과 성격이 표현되는 듯 했기에.


석원과 대식의 첫 만남. 영화 엔딩 부분의 대식의 대사에 따르면
이 첫만남 부터 대식은 석원이 좋았다고 하니 바로 이 장면부터인듯.
연민으로 시작된 사랑이 무섭긴 하지만.



석원의 첫번째 자살시도와 그를 구해낸 대식.
이 장면이 로드무비의 시작부터 쉽지 않았던 첫 촬영 이었단다.


이 영화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중에 하나. 그냥 왠지모르게 끌리네.



대식과 석원의 첫 헤어짐.
이들의 관계가 끝나려면 이때가 가장 좋은 기회였는데.


석원의 두번째 자살시도와 대식과 석원의 재회.
이 장면에서 폭주족들로 인해 석원의 담요에 불이 붙는데,
감독은 폭주족들로 대변되는 부르주아와 노숙자 석원과 대식으로 대변되는
약한자들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단다. 그런거 느낄 틈은 없는 장면인데.


대식과 석원의 본격적인 여행 시작.
아무도없는 기차안에 창문밖엔 맑은 하늘과 바다가 펼쳐지고.
약간 기울어진 카메라 앵글따라 내 마음도 설레기 시작.


그들앞에 또 푸른하늘, 또 푸른바다, 또 푸른소주




아...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아프게 생각하는 캐릭터 일주의 등장.



결국 함께 여행을 하게 된 세사람의 미묘한 삼각관계.



일주에게 석원에 대한 마음을 들켜버린 대식.
자신의 사랑을 숨겨야만 하는 남자와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둘다 슬프고 아프긴 마찬가지.


아, 이 장면도 명장면.




결국 일주를 남겨두고 다시 여행을 떠나는 대식.
이 남자를 잡는것이 불가능하다는걸 알면서도 매달리는 일주.
그녀는 단지 그의 옆에 있고 싶었던 건데.
영화속 일주의 등장은 여기서 끝인데, 그 후 그녀는 어떻게 됐을까.


석원, 대식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된 민석.
이 장면에서 이 남자의 눈물이 어찌나 슬프던지.


"이 길 끝엔 아무것도 없어요. 희망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없어요"
이 영화의 주제와 같은 위의 대사는 자살을 앞둔 민석을 통해 나온다.
그는 석원과 대식과 함께 어울리며 자신의 삶을 위로받고 싶었던 건지.




자살한 민석의 살인혐의로 조사를 받고 지친 석원을 데리고
근처에 있는 자신의 전 부인이 운영하는 산장을 찾은 대식.
그곳에서 그동안 자신을 삼촌이라 부르던 아들이
결국 자신이 아버지라는걸 알고있단 사실에 오열하는 대식.
이로인해 처음으로 석원에게 위로받다.

대식이 동성애자이면서도 호모포비아적 성향을 띄었던것은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보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지만
결국 자신의 본능에 이끌려 둘을 버려둔채 떠나야만했던 스스로가 미워서.




대식과 석원은 새로운 곳에 거처를 마련하고 잠시 함께 지내지만,
석원은 곧 그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못견뎌한다.
때문에 함께 더 있고 싶었다 고백하면서도
석원을 떠나보내는 대식과 결국 그를 떠나는 석원.
그리고 석원이 떠난 후, 그를향한 그리움에 못견뎌하는 대식.



결국 다시 돌아온 석원은 자살시도를 한 후, 버려진 대식을 발견하고.
이 씬을 찍은 장소에서 포스터 촬영도 함께 했다더군.


'나 너 좋아해도 되냐?'
황정민이 '로드무비' 를 찍으려 결심한 이유가 바로 이 대사 때문이란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이 장면이 좀 이해 안가더라.
석원이 대식에게 이렇게 행동하게 된 이유가 말이다.
초반에 대식이 석원에게 그랬던것 처럼 연민에서 발전된 감정 때문인건지.
아니면 단지 자신에게 잘해준 남자에 대한 우정 때문인건지.
대식이 석원에게 느낀 사랑의 감정을 석원도 느낀건 분명 아닐텐데.
배우들은 이 장면을 '우정에 의한 의식' 이라고 표현하더라.
어찌됐건 석원의 품에서 대식은 숨을 거두고.






영화의 엔딩은 석원의 모습으로.
엔딩역시 위의 소금창고 씬처럼 많은 여지를 남기는데,
과연 이렇게 떠난 석원이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해진다.
나는 그가 이 여행의 기억들을 잊고 새로운 여자를 만나 잘먹고 잘산다에 한표.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로드무비' 란 장르 영화로서 너무나 잘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뚜렷한 목적이 없이 방황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가진 아픔과 슬픔들이 반대로 너무나 멋진 자연풍경들과 어울려 오히려 더 아프게 부각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이 영화가 '로드무비' 로서의 의미가 크다는걸 강조하고 싶다. 단지 '동성애' 를 다뤘다는 이유로 조용히 사라지기엔(이미 사라졌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너무 아까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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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그러나 내용이 가물가물한 영화들을 다시 보고 있다.
오늘 다시 본 영화는 장진 감독의 '아는 여자'.
장진감독 영화중에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영화다. 다시 봐도 재미있네.

장진감독이 이 영화 시나리오를 일주일인가 5일인가..암튼 단기간에 썼다고 하던데, 이런 감성을 가지고 있는 남자라니...현실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남자라니...소문처럼 정말 여자 여럿 울렸겠다 싶네.

영화를 다시보니 처음 봤을때 느꼈던 것들과 함께 새롭게 느껴지는것들도 많았다.
역시 좋은 영화들은 최소한 두번이상 봐야 되는 듯.





처음보고 당시에 내가 꽤나 좋아했던 이 영화의 오프닝.
구도가 좋지 않나. 배우의 표정도 좋고. 타이틀도 깔끔하다.







이 여자는 영화속에서 일명 '차에 치어 죽는 여자' 인데,
내가 어제 본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 의 주인공 '장영남' 씨다.
장진 패밀리라고 듣긴 했는데, 아는여자에도 나왔었네. 괜히 반갑다.














다시 보니 이 장면이 가장 좋았다. 지금 흐르는 조영수의 '모르죠' 라는 음악이
배경으로 흐르면서 나타나는 장면이다. 한이연이 고등학생일때 동치성의
창문 앞에서 많이 흐르던 노래였다 말하며 삽입된 회상 장면.

다시 보니 이 영화에 삽입된 노래들도 참 좋다. 특히 이 노래.







위의 회상씬과 중첩되어 보여졌던 현재의 씬이다.
한이연이 동치성에게 이 노래 좋아하지 않느냐고,
예전에 창문밖으로 많이 흘러나와서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장면.
아무것도 몰라서 미안해요. 라며 치성이 점점 이연에게로 움직인다.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 외야수였던 동치성이 다시 투수로 서게 되고,
성공적인 경기를 펼치던 그가 승리를 앞두고 9회말 땅볼로 잡은 공을
관객석을 향해 던지는 장면. 다시 보니 정말 멋지군. 이 상황, 정말 영화네.











끝까지 장진스러웠던 이 영화의 엔딩. 치성의 질문에 대답하는 이연.
한이연은 사발면을 좋아하고, B형이란다. 나랑 똑같네.


다시 보니 다시 재미있었다. 역시 가을엔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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