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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여성영화제 관람작 리뷰 마지막 작품.
이 영화는 따로 예매해두었던 작품이 아니고, 이번 영화제에 더 참여하고 싶어서 티켓을 구하던중에 우연찮게 예매가 취소된 티켓을 입수하여 보게 된 작품이다. 그런데 우연찮게 이 작품도 '스파이더 릴리' 와 마찬가지로 '퀴어섹션' 에 들어있는 영화였다. 위의 포스터에 친절하게 주인공 세 남녀의 관계가 설명되어 있는데, 대략 어떤 내용일지 감이 잡히는지?

이 영화는 초반에 결정적인 장면을 등장시켜, 상황이 왜 그렇게까지 됐는지 풀어나가는 과정이다.
그 결정적인 장면은 '알그라' 라는 주인공이 자신의 전 여자친구 '사만다'의 약혼 파티에서 서빙을 하다가 자신이 사귀고 있는 남자 필립과 또 동시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여자친구 그레이스, 이렇게 셋이 우연찮게 삼자대면을 하는 장면이다. 더욱 문제는 필립과 그레이스가 원래 연인 사이였고, 둘의 사이가 깨지자 마자 동시에 알그라와 사귀게 되었다는 것.
도대체 감독은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이렇게 꼬이고 꼬인 복잡한 상황을 만들었을까.

영화속에서 주인공 알그라가 쉴새없이 고민하는것중 하나가 자신은 스스로를 의심없이 '레즈비언' 이라고 생각해 왔으나 '필립' 이 등장하면서부터 그에게 흔들리는 마음이다. 머리로는 말도 안되는 관계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자꾸 그에게 끌리는것. 그렇다고 모든 여자관계(?)를 청산하고 그에게 정착할 자신은 없고.

사정이 이러하니 언뜻보면 상당히 심각한 영화인듯 싶으나, 사실 영화를 보면서는 심각할 틈이 없다. 영화가 너무 쉴새없이 웃기고 유쾌해서 고민하기 보다는 마치 영화 속 알그라의 이중생활을 함께 즐기고 있는듯한 착각마져 든다.

결론적으로 영화에서 벌어진 일들은 '알그라'의 인생에 있어 깨달음을 얻게해준 하나의 헤프닝이었고, 이렇게 돌고돌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각각의 관계에 충실하자' 라는 다소 뜬금없지만 교훈적인 이야기다.

나는 영화를 즐겁게 보긴 했지만 그다지 공감은 못하다가, 급작스러운 결론의 교훈에 크게 공감하며 극장을 나왔다. 어떠한 관계(꼭 연애가 아니더라도)에 충실한다는 것은 영화속 알그라의 꼬이고 꼬인 상황 만큼이나 조심스러우면서도 힘들다는것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관계의 결론도 영화처럼 쿨하다면야 좋겠지만 현실이 어디 그런가. 그런 의미에서 유쾌하고 즐겁긴했지만 조금 씁쓸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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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슈리 2007.04.23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제 영화는 다 무겁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줄 알았는데 이 영환 그냥 유쾌한가 보네요? 동성애라는 소재를 가볍게 다룬 영화는 본적 없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

    • BlogIcon 주드 2007.04.23 1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 영화도 사실 그다지 가벼운 주제는 아니었는데, 워낙 대사나 상황들이 즐거웠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소재상 대중성이 좀 떨어지다보니 국내에서 개봉하기는 힘들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