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쓰릴미 (Thrill Me)

보고듣고/공연/전시 2007. 7. 1. 17:14 Posted by 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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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터 친구와 나는 서로의 생일에 함께 공연을 보고 있는데, 올해 친구가 나에게 선물한 뮤지컬은 '쓰릴미' 이다.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제목에 끌렸던 뮤지컬.

좌석에 앉아 공연이 시작하길 기다리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관객들의 90%이상이 여자들이란 점이다. 남자 배우들만 등장하는 뮤지컬 이란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여성들로 꽉 찬 공연장이 나에겐 신기했다. 그 이유를 공연이 시작되고 한 10분 정도 후에 짐작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 뮤지컬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는 '동성애코드' 때문인것 같았다.

이 뮤지컬은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법대에 다니는 청년 두명이 한 아이를 잔인하게 살인한 사건인데, 당시 사회를 엄청난 충격으로 몰아간 사건이라고 한다. 하긴 아무리 다양한 범죄가 판을 치는 지금도 어린아이 유괴사건은 이유를 불문하고 충격적이지 않은가.

'쓰릴미' 는 그 사건의 배경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 동성애 코드를 추가해 미국에서 탄생한 뮤지컬이란다. 90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그와 나..딱 두명의 남자 배우만 등장을 하는데, 니체의 '초인 사상' 에 심취해 불을 지르고 도둑질을 하며, 급기야는 살인까지 하면서 스릴을 느끼고 흥분을 하는 '그'와, 그런 '그'를 사랑해 원치않게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나'의 이야기다. 그러니 내용 전개상 공연 중간중간에 그 둘의 러브씬이 심심치않게(?) 등장하는데, 스스로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던 나에게도 바로 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그 장면들은 좀 충격적이었다. 물론 내 충격과는 관계없이 공연장의 분위기는 후끈 달아오르고...;;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이 뮤지컬은 잘 짜여진 심리극이다. 이 심리극에 한 남자의 처절한 멜로가 더해지고, 그로인해 충격적인 결말을 향해 가면서 관객들에게 뮤지컬의 주인공 '그와 나' 처럼 소름 끼치는 스릴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충분히 재미있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덧1. 이 뮤지컬은 위의 네명의 남자배우가 둘씩 돌아가며 공연하는 더블캐스팅 인데, 내가 본 공연은 최재웅, 김무열(위의 사진 속 첫번째, 두번째)의 공연이었다. 둘 다 정말 연기를 잘했는데, 특히 '김무열' 에게 급 관심이 생겨버리고 말았다. 검색을 해보니 나보다 나이가 어려서 좀 충격적이었지만..

덧2. 참고기사 - 젊은 여심 사로잡다…퀴어 뮤지컬 ‘쓰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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