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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이 영화를 봤던게 언제였더라...다시 보기 전까지 몇몇 인상깊은 장면들만 생각이 났으니 아마도 꽤 오래전이 아닐듯 싶다.(아마도 중학생때 였을듯?) 그리고 처음 봤을때의 느낌으로 나에게 이 영화는 두명의 여자들이 여행을 하면서 겪는 일들을 그린 상당히 인상깊은 로드무비 였다. 그런데 우연찮게 이 영화를 다시보니 단순한 여성 로드무비라기 보다는 더 많은것을 품고있는 영화였다. 이 영화가 '18세 이하 관람불가' 인데, 생각을 해보면 이 영화가 심하게 야하거나 살인을 다뤘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연령제한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인데,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무려 '리들리 스콧' 이었더라. 리들리 스콧은 영화 '에어리언'으로 유명한 그 감독이다. 그는 에어리언 에서도 시고니위버를 괴물과 맞서 싸우는 여전사로 그렸었다. 특히나 당시 대부분의 영화들에서 '여성'이란 존재는 주인공 남자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등장했기 때문에 남자들보다 더 뛰어나고 용감한 여전사의 등장은 지금 생각해봐도 획기적인 컨셉이다. 생각해보면 에어리언에 이어 델마와 루이스와 그 이후 지 아이 제인 까지...리들리 스콧 감독이 영화속에서 '여성'을 그리는 방법은 어느정도 일관적이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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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와 루이스는 '상처'와 '소통'에 관한 이야기다. 남편과 결혼한 뒤로 한번도 마음편히 살아본적 없는 델마와 내면의 아픔을 간직한 루이스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하는 순간부터 영화의 결론은 이미 정해진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의 여행에서의 전환점이 되는 '살인'은 단지 우발적인 행동이 아닌 그동안 깊숙하게 숨기고만 있었던 감정의 분출이라 보여진다.

영화의 제목이기도한 '델마'와 '루이스'라는 캐릭터들도 정말 재미있다. 모든 문제들의 발단이 되는 '델마'와 델마로 인해 발생되는 일들을 나름 침착하게 수습해 보려는 '루이스'. 하지만 루이스가 절망하면 그녀를 위로하는 델마. 권총으로 가게를 털어 돈을 구해오고, 루이스의 상처를 끄집어내고, 그들의 마지막 선택을 제안하는것도 델마이다. 한마디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 이들의 관계에는 나의 개인적인 경험들이 중첩되면서 많이 공감을 했던것 같다.

하지만 델마와 루이스를 다시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캐릭터는 델마도, 루이스도 아닌 그녀들을 추적하는 '슬로컴브' 형사다. 모두가 그녀들을 위험인물로 보고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있을때, 진심으로 그녀들을 걱정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한 형사, 아니 남자. 이 남자는 마치 그녀들을 이렇게 만들어버린 모든 남자들의 죄를 자신이 뒤집어쓰고 있는듯한 모습이다. 그리고 그의 모습이 이 영화를 현실과 가장 차이나게 만들어버린 요인인것 같다.

결론적으로 다시 본 '델마와 루이스'는 역시나 통쾌하고 신나면서도 슬픈, 게다가 아주 명확한 메세지를 담고있는 수작이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이 영화에 이어서는 아무래도 '바그다드 카페'를 봐야할듯. 가을도 되고 했으니 이쯤해서 calling you를 들으면 아주 적절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