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2007) - ★★★★

보고듣고/영화/드라마 2007. 10. 23. 01:30 Posted by 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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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 정말 잘 만든듯. 각자의 표정들에 각 캐릭터의 특징이 모두 담겨 있다.


남자배우 넷이 나오는 '리턴'에 이어 이번엔 여자배우 다섯이 등장하는 '궁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지면 나에겐 소재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로 무척 흥미로웠던 영화다. 내가 고등학생때 여고괴담1편을 보고 느꼈던 신선함 그 이상이랄까.(그러고보니 박진희의 데뷔작이 여고괴담1탄 이었던듯?) 하지만 그로인한 기대 때문에 조금 더 잘 만들었다면..하는 생각이 더욱 간절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우선 이 영화를 보면서 감탄했던 부분은 시대를 초월한 '여자들의 심리'를 잘 드러냈다는 점이다. 아무리 왕 앞에서 죽은듯이 살아야 하는 시대에 아는것도 모르는척, 들은것도 못들은척 해야하는 궁녀들 이라지만, 그 안에 끓어 오르는 욕망이나 욕심은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한 궁녀의 자살사건으로 인해 궁녀들의 숨겨졌던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밝혀지는데, 이 사건을 파헤치는 내의녀 천령(박진희)이 단지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관찰자가 아닌, 직접적으론 아니지만 유기적으로 사건과 연관되어 자신의 과거를 반추하며 하나둘씩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은 꽤 흥미로웠다.

생각해보니 결국 이 영화의 키워드는 '남자'와 '혈육' 인데, 어떻게 보면 그동안 많은 사극들에서 다뤄왔던 진부한 소재일 수 있으나 이 소재를 엮어가는 주체가 궁궐 안의 왕을 중심으로 한 양반들이 아닌, 왕에게 몸과 마음을 바칠것을 각오하고 궁에 들어온 궁녀들이기에 흐름 자체가 색다르다 느껴지는것 같다.

중간에 조금 어설퍼 보이는 장면들이나 의도치않게 웃음이 터지는 장면들도 몇몇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문안하고 안정적으로 결론까지 도달한듯. 참, 이 영화의 결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하던데 그건 아마 스스로 해석하기 나름 아닐까싶다. 나로서는 내가 영화를보며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들을 영화를 본 후에 많이 알게되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것 같다. 관객들 스스로의 상상력으로 해석되는 결말.. 그것이 이런 미스터리물의 장점이기도 한듯.

그나저나 이 포스팅에서는 최대한 영화의 스포일러를 피하려고 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핵심엔 접근하지 못하고 빙빙 돌려서만 이야기를 한것 같다. 어쩔수없다. 이 글을 읽고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극장으로 고고씽!(난 이 영화 관계자 전혀 아님; )


덧.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된 계기가 내가 편애하는 배우 중 한명인 '서영희'가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였는데, 그녀의 역할이 참 애매하다.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긴 하나, 영화 전체에서 한 30% 등장할까 말까한 분량에 그나마 그 30%의 80%이상은 시체역할이고, 또 그 80%의 50%이상을 차지하는 자살신은 더미로 촬영했다하니 실제 등장한 분량만을 따지면 뭐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에 이은 또 하나의 특별출연 수준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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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0.23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 보니 서영희씨~ㅋㅋㅋ
    시체와 귀신으로 인상은 강하게 남았어요, 왼쪽뺨의 회초리자국도.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0.23 1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보고 싶은 영화네요. 배우들의 연기가 무척이나 궁금한...^^

    • BlogIcon 주드 2007.10.23 17: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배우들의 연기가 궁금하신게 아니라, 등장하는 여배우들이 궁금하신게 아닐런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극장에 여자들이 더 많더라구요.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0.23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속사가 서영희를 주력배우로 여기지 않는 듯..

  4. BlogIcon Hee 2007.10.23 2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이거 괜히 관심이 가긴 했는데..
    별넷이라~~
    한 번 봐야겠군요!! ㅎㅎ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0.23 22: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턴에 이어 궁녀에도 네 개를 주셨군요. 스릴러/호러 쪽에 후하신 편인지
    한국 영화 어드밴디티를 다소 적용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

    • BlogIcon 주드 2007.10.23 23: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음..딱히 장르나 국적에 따라 좋게 보는건 없는데, 아무래도 장르영화들은 기존에 나왔던 영화들과 비교가 많이 되어서 조금만 괜찮아도 많이 부각되는것 같아요.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영화를 볼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시나리오' 인데요, 리턴 시나리오는 최근 국내 스릴러들 중에서 가장 좋았던것 같고, '궁녀'의 경우에는 소재와 구성이 마음에 들었어요. 연출에서 좀 미흡한 부분들이 보이긴 했으나, 데뷔작인 만큼 그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싶었구요.

      예전부터 저도 저 나름의 별점기준을 적으려고 했는데, 귀차니즘으로 인해 자꾸 미루게 되네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0.24 00: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대략 이해가 됐습니다. 문법을 제대로 갖춘 만듬새에 점수를 주시는 것 같네요. 장르 영화라고 하면 왠지 떨어지는 것처럼 언급을 하게 되지만 그런 장르의 컨벤션을 제대로 구현하는 영화도 사실 따지고 보면 그리 많지도 않죠. 특히 한국영화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이 좋아졌어요. 빨리 '웰메이드'가 칭찬이 아니라 당연한 기준이 되어야죠.

      <리턴>과 <궁녀>, 저도 어떻게든 꼭 봐야겠네요. ^^

    • BlogIcon 주드 2007.10.24 0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Cinerge님의 평가도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사실 '궁녀' 같은 경우는 별셋을 줘야하나 넷을 줘야하나 마지막까지 고민했었는데, 이렇게 지적을 해주셔서 속으로 뜨끔 했답니다.ㅋㅋ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0.24 10:40  댓글주소  수정/삭제

      ㅋㅋ 저도 그럴 때가 많아요. 별 반 개 짜리 어떻게 안되나, 10.0 만점으로 바꿀까 싶기도 하구요. 주드님도 만점은 다섯 개이신가봐요.

      저는 <궁녀>를 아직 못봤는데도 혹평이 대부분이고 대체로 그럴 법하다 싶은 부분이어서요. 하지만 자기에게 어필하는 한 두 가지만 확실히 있다면 충분히 눈감아 줄 수도 있는게 영화란 거 아니겠습니까. 지적을 하려던 건 아니고 생각난 김에 괜히 말 걸어본 거예요. ㅋ

    • BlogIcon 주드 2007.10.24 15: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전부터 느꼈지만, 제가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이 확실히 일반적이진 않은것 같습니다. 하핫.^^

  6. 책향기 2007.10.24 14: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제 서재에 트랙백 해 주신 글 따라 들어왔어요. 저도 궁녀의 만듦새보다는 감독의 기획의도와 소재의 신선함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서영희의 비중에 대한 부분은 생각지 못했은데 읽고 보니 재미있네요^^

    • BlogIcon 주드 2007.10.24 15: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 주변에도 좋게 보신분, 안좋게 보신분 거의 반반인것 같네요. 서영희씨는 예전부터 좋게보던 배우라 이번 영화에서도 눈여겨 봤는데, 시작하자마자 시체로 나와서 좀 당황했드랬어요.ㅋㅋ

  7. BlogIcon 얼쓰 2007.10.25 0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가요. 후반에 귀신이 개입되면서 '어라?'싶은게 좀 아쉬운 부분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잘 꾸며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별을 주자면 4개정도로 하지요:) 트랙백 걸었어요 ^^

    • BlogIcon 주드 2007.10.25 0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갑습니다~^^ 저도 그건 좀 놀랐어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가장 큰 스포일러는 이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가 아닌 '공포'에 더 가깝다는게 아닐까 싶어요.ㅋㅋ

  8. 막대 2007.11.10 1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봤습니다.
    볼까말까 고민중에 예매를 했긴했는데, 워낙에 평이 극과 극이라
    (결말도 이상하다하고;;)
    다시 취소하고 딴거 볼까..하는데 (아직도)
    어떻게 할까요?? [야!]

    그러고보니
    스릴러는 좋아해도-ㅅ-;;
    귀신 나오는 공포물은 꺼리는데;;

    • BlogIcon 주드 2007.11.10 14: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확실히 이 영화가 스릴러로 시작해서 공포로 끝나긴 하는데..귀신이 나온다고 해서 전설의 고향이나..그런 분위기는 아니에요. 무서운 장면보다는 잔인한 장면들이 좀 많으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