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 10점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들녘(코기토)


단순히 책 제목이 맘에들어 선택하게 된 소설이다. 책을 받아들고는 아기자기한 표지에 한번 더 끌렸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뜨거운 무언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타고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책의 내용은 제목 그대로 마호로역 근처에서 심부름집을 운영하는 '다다' 라는 남자의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는 '심부름' 하면 좀 안좋은 쪽이 연상되는데, 일본에서는 말 그대로 귀찮고 힘든 일상적인 일들을 대행하는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 다다가 주로 하는일은 청소하기, 애완동물 돌보기등의 가벼운 일들이다. 그러던 어느날, 다다는 우연하게 고등학교 동창인 교텐을 만나게 되고 심부름집에서 그와 함께 원치않는 동거(?)를 하면서 심부름집에 의뢰를하는 사람들을 만나 돈을 받고 그들의 요청을 들어준다. 하지만 이들이 해결해 주는건 확실히 단순한 사람들의 요청, 그 이상이다. 그들도 의도한바는 아니지만 다다와 교텐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신기한 재주(?)가 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두 주인공은 너무나 상반되면서도 독특한 캐릭터다. 모든일에 성실하고 사려깊고 한편으론 소심한 다다와, 반대로 모든일에 게으르고 무관심하고 어쩔때는 대범하다 못해 무모하게 보이는 교텐. 누구나 사연은 있듯이 이 둘도 서로간에, 또 각자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서로 그 아픔을 숨긴채 태연한척 지내던 그 둘은, 심부름집에 무언가를 의뢰한 사람들의 문제에 개입하게 되면서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서로 마음을 열게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다다와 교텐의 심부름가게에  무언가를 의뢰한듯한 느낌이었다.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그들이 내 의뢰를 해결하는 과정같아 무척이나 흥미로웠고, 다 읽고나서는 뭔가 위로를 받고 희망을 얻은듯한 느낌마져 들었다.

결국 이 책이 나에게 준 교훈은 누구나 외롭고 힘들지만 누구나 희망을 잃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의미에서 '행복은 재생된다' 라는 다다의 마지막 독백은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덕분에 지금까지 내가 진정으로 행복을 바란적이 있었던지, 평범한 오늘을 탓하기만 하며 정작 노력한적이 없었던건 아닌지 뒤돌아보게 되었다.

주변에 무기력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다다 심부름집에 한번 의뢰를 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아주 조금씩 마음이, 그리고 생각이 변하는걸 느낄 수 있을거라고.

http://forget.tistory.com2007-10-24T14:14:05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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