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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기대만큼..또 소문만큼 재미있는 영화였다.
나에게는 감독과 배우 때문에 제작단계부터 관심이 가던 영화였는데, 이례적으로 개봉하고 몇주 후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보니 더욱 궁금했더랬다. 내가 알기로 국내에서는 개봉 후 그 주말에 반응이 별로라면 흥행하기 힘든데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런 상황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세븐 데이즈' 라는 영화가 홍보를 그렇게 많이한것도 아닌것 같고, '원신연' 이란 감독도 인지도가 없을 뿐만아니라 혹여 어떤 사람들은 '구타유발자들'을 떠올리며 진저리를 쳤을지 모르고, '김윤진'의 경우도 헐리웃 진출에 월드스타다 뭐다 말은 많지만 정작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모든걸 극복하고 말 그대로 '입소문' 이 퍼지기엔 시간이 좀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난 근래 1~2년간 본 국내 스릴러 영화중에 가장 맘에드는 영화로 이 영화를 꼽을 수 있을것 같다. 우선 지루할 틈이 없는 빠른전개와 공감이 갈만한 스토리 진행, 억지스럽지 않은 결말까지..정말 오랜만에 몰입을 해서 영화를 본것 같다. 마지막 결정적인 장면에서의 상황이 조금 억지스럽긴 했지만, 스릴러의 묘미인 범인 추적 과정과 반전도 나쁘지 않았다.

단, 원신연 감독이 너무 힘을 주어 연출을 한것이 아닌가 싶다. '블록버스터'를 만들겠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몇몇 장면들에서 불필요한 과장이 느껴졌다. 가장 맘에 안드는건 엔딩씬에서 크레딧으로 넘어가는 그 부분. 엔딩크레딧이 나오길래 영화가 끝났나보다 생각은했지만, 정말 너무 급작스럽고 뭔가 정리가 덜된 느낌이다. 크레딧에 흘러나오는 펑크 음악도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듯한 느낌. 분명 엔딩장면 이후에 여백을 좀 두거나 크레딧을 차분하게 가져갔다면 엔딩 장면, 혹은 영화전반에 대해 많은 여운을 느꼈을것 같은데 말이다. 역시나 나는 감독으로서의 원신연 보다는 작가로서의 원신연을 좋아하는것 같다.

또 이 영화를 좋게봤던 이유 중 하나는 배우들이다. 우선 나는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는 김윤진이 반가웠고, 그녀의 연기를 보며 또 한번 놀라웠다.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쉽지 않은 역할 이었을텐데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냈기 때문. 그리고 껄렁껄렁한 형사 역할의 박휘순과 차분하고 이성적인 피해자 엄마 역할의 김미숙도 괜찮은 조합이었다.

안그래도 요새 올해 개봉했던 국내 영화들 리스트를 보며 올해는 정말 딱 떠오르는 영화가 없구나 싶었는데, 마지막에 이 영화 한편 잘 건진것 같다.

덧. 그동안 이 영화가 '세븐'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심지어는 제목까지도!), 그 부분은 나도 어느정도 공감. 하지만 '닮았다'는 이야기지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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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clozer 2007.12.06 0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 글도 못 읽었지만
    오래간만에 주드님의 리뷰를 보니 반가워서 답글부터 달았어요. ^^;;

    • BlogIcon 주드 2007.12.06 09: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헤헤. 저도 오랜만에 영화이야기를 쓴지라 두서도 없이 막 쏟아냈던것 같네요. 더 기다리다간 극장에서 못볼것 같아서 어젯밤에 무리해서 봤거든요. clozer님, 저도 반갑습니다. :)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2.06 08: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몇 주씩이나 걸린 건 아니었구요, 첫 주말에는 <식객>과 <베오울프>에 밀려
    3위에 랭크됐다가 두번째 주말에 1위로 올라섰어요. 새 개봉작들이 워낙 시원치
    않았던 어부지리였다고만은 볼 수 없는 성과죠.
    (트랙백이 휴지통으로 직행한 듯 합니다.. ^^;)

    • BlogIcon 주드 2007.12.06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래저래 타이밍이 괜찮았던 거군요. 식객이나 베오울프는 아직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요. 암튼 보는내내 아주 즐겁게 빠져들었던 영화였어요. 오랜만에.^^;
      (휴지통 확인해 봤는데 신어지님 트랙백 없던데요? 어떻게 된건지..)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2.06 0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트랙백 성공! 이게 됐다가 안됐다가, 완전 지 맘대로군염.
      이런거 하나 성공됐다고 좋아라 해야 한단 말인가. -,.-

    • BlogIcon 주드 2007.12.06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핫..^^; 티스토리가 스팸정책을 강화했다던데 그 과정에서 오류가 좀 있나 봅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휴지통 봤다가 깜짝 놀랐네요. 왠놈의 광고가 그렇게 많이 달렸었는지;;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2.06 09: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지통 갈까봐..트랙백 못쓰겠고... 인터넷 게시판에 '살인의 추억'보다 낫다는 감상평이 있는데 사실이냐? 는 질문에 '살인의 추억은 명작이다. 조금 알바의 힘이 들어간 거 같다. 재미있지만, 살인의 추억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란 댓글을 달아놓았더니...

    '자신의 취향에 안맞다고 알바의 힘이란 말을 쓰느냐' 라는 댓글의 댓글을 받았던... 쓰라린 추억이...

    나름 분하여 그 분에게 이메일로 자세히 이야길 해서 보냈더니...


    씹혔습니다..

    • BlogIcon 주드 2007.12.06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우. 살인의 추억과 비교하기엔 정말 무리가 있죠.
      괜한 덧글 논쟁에 휘말렸다간 혈압만 올라갑니다. 건강을 생각하셔서 참으시길.

  4.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2.06 1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볼까 말까 상당히 고민하다가 씨네21의 평점보고 안보려고 했는데 다시 고민되네요-.-a

    • BlogIcon 주드 2007.12.07 0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씨네21 평점이 낮긴 하더군요. 슈리님 맘에 드실 영화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최근 개봉한 국내 스릴러중에 가장 볼만한 작품이긴 합니다.^^;

  5. BlogIcon Stephan 2007.12.06 1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 스릴러 치고는 괜찮았지만, 신선도는 심하게 떨어지는 편이었죠. 오프닝타이틀시퀀스나 엔딩장면은 "세븐"에 대한 오마쥬라고 느낄 정도이니..

    원신연 감독이 다음에도 이쪽 장르를 맡게된다면, 조금 더 신선한 영화를 보고 싶네요.

    • BlogIcon 주드 2007.12.07 0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번에는 원신연 감독이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려고 작정한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오프닝 타이틀을 보면서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도 괜찮았지만, 다음번엔 원신연 감독이 '구타유발자들' 같은 시나리오를 쓰거나 연출했으면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