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2007) - ★★

보고듣고/영화/드라마 2007. 12. 7. 01:01 Posted by 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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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제작사나 홍보사도 이 영화의 장르가 무엇일까 고민했었을것 같다. 그러니 메인 슬로건으로 '하드보일드 로맨틱코메디' 라는 장르를 궂이 앞세우지 않았을까. 내가 보기에 이 영화의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도저도 아니라는것. '하드보일드' 라고 하기엔 약하고, '로맨틱 코메디' 라고 하기엔 처절하다. 시종일관 서로 갈구고 싸우면서 그게 사랑인지 미움인지 아님 단순히 정인지 헷갈려하는 주인공들처럼 영화도 갈팡질팡이다. 덕분에 결말도 미지근하다. 뻔한 장치들에 이어지는 뻔한 감동들. 특히나 특별출연한 임하룡과 관련된 엔딩씬의 반전(?)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장진식 코메디가 연상되기도 했다.

어느 잡지에서 보니 한지승 감독이 이 영화를 드라마 '연애시대' 찍기 전 부터 구상했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연애시대와는 좀 동떨어진 느낌이 크다. 한지승 감독의 전작들로 인해 이 영화를 기대하는 분들께 미리 말씀을 드리자면,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전작들에서 느껴졌던 감성을 찾기 힘들거란 점이다. 굉장히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변화된 느낌이다. 그래서 때론 유치하다 느껴지는 장면들도 종종 있었다.

참, 그러고보니 김태희의 연기를 한시간 이상 끝까지 제대로 본것은 이번 영화가 처음인것 같다. 그럼에도 그동안 그녀의 연기에 대한 편견이 어찌나 많았는지, 막상 영화를 보면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분명 그녀에게서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고자 했던 노력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영화 속 '진아' 라는 역할과 '김태희' 라는 배우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다는 것.

영화 보기전에 우려했었던 설경구 - 김태희의 조합은 예상외로 괜찮았으나, 머리끝까지 악에 바쳤다가 바닥 끝까지 처절해지는 극단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기엔 그동안 쌓아온 김태희의 이미지가 맞지 않았던것 같다.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남자의 편을 드는것도 아니고, 여자의 편을 드는것도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진행되야 했던것 같은데, 단지 배우 김태희의 이미지로 인해 너무 여성 캐릭터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었던것 같다. 실제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들렸던 이야기는 장면을 막론하고 '김태희 너무 이쁘다' 였으며, 사실 나도 보면서 감탄할 정도였으니 말이다.(개인적으로는 이 역할을 '예지원' 이 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영화 자체는 몰라도 '진아' 라는 캐릭터에는 열광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맘에 안드는건 너무 노골적인 PPL. 워낙 CF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여배우가 출연하므로 어느정도는 예상했지만, 아예 대놓고 광고하는듯한 S우유와 C핸드폰은 너무나 거슬리더라. CF계약할때 출연하는 작품에 PPL을 한다는 조항도 들어있는건가? 그것이 아니라면 솔직히 김태희가 실수한거라 생각된다. 가뜩이나 CF이미지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인데, 기껏 이미지 변신하겠다고 찍은 영화에서 이게 뭔가.

내가 너무 안좋은 이야기만 늘어놓은것 같은데, 사실 아무런 기대없이 본다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코믹영화' 라고 생각될 정도로 웃긴 장면들도 곳곳에 많고, 극단적이고 과장된 상황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이기도 하니, 대박은 힘들것 같지만 손익분기점은 넘길것 같다. 김태희를 좋아하는 국내 20,30대 남자분들이 조금만 힘을 합쳐도 가능한일 아닌가.ㅋㅋㅋ


덧. 올해 정말 '단순, 평범' 한 제목들이 대세인것 같다. 사랑, 행복, 싸움 까지 묶어서 3종세트네. 영화의 완성도도 제목을 따라가는건지, 제목처럼 내용도 다 평범하거나 그 이하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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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tephan 2007.12.08 11: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름 무난한 영화더군요.
    이런 시즌에 커플들을 공략하기에는 적당한^^ 어느덧 다가온 본격적인 데이트무비 시즌임을 느끼게 되네요.

    • BlogIcon 주드 2007.12.09 1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제가 혼자라서 그런지 영화 보면서 과연 커플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린 저렇게 싸우지 말자' 할까 싶더라구요. 오히려 김태희의 완벽한 비주얼 때문에 싸움이 붙지 않을까 싶었다는..ㅎㅎ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12.10 14: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팩타고 넘어옵니다.^^ 김태희 같은 애인이면 매일같이 싸워도 지겹지 않겠지만 그래도 영화같은 막장싸움은 후덜덜입니다.^^

    • BlogIcon 주드 2007.12.10 14: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솔직히 현실에서 김태희 같은 애인이 있다면 싸울일이 없지 않을까요. 대부분의 남자분들이 해달라는대로 다 해줄것 같은데.ㅎㅎ

  3. BlogIcon GoldSoul 2007.12.10 14: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트랙백 타고 넘어왔어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즐기기에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의미 찾지 말구요. 아, 주드님이 말씀하신 예지원이요. 진짜 잘 어울렸을 것 같아요. 김태희만큼 이쁘지는 않지만, 김태희보다, 비교할 수도 없게 연기를 잘 하잖아요. 설경구랑도 어울렸을 것 같구요. ^^

    • BlogIcon 주드 2007.12.10 1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특히 중간에 김태희가 후배한테 굴욕(?) 당하는 장면에서 정말 이해가 안가더군요. 어떻게 김태희 같은 비주얼을 말이죠.-_-; 그 장면에서 올미다의 예지원이 떠올랐죠. 솔직히 '김태희' 라는 가치(?) 빼고는 딱히 왜 그녀를 이 역할에 캐스팅 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4. 인스톨 2007.12.10 21: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랙백엔 맞트랙백.. 혹시 주드님도 on20 시사회에서 보셨나요?
    김태희의 캐스팅 이유는 아마 이름값에 기대기 위한 게 없지않아 있지 않았을까요 ^^;

    • BlogIcon 주드 2007.12.11 14: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저는 제 친구가 서울극장 관련 시사회에 당첨이 되어서 함께 다녀왔답니다. 김태희 효과가 얼마나 힘을 발휘할지는 곧 알 수 있겠네요. 결과가 기대됩니다.

  5. BlogIcon Hee 2007.12.11 2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주드님의 별 두개..
    저 역시 실망할 것 같지만...김태희 보러 가야겠어요 :)

    • BlogIcon 주드 2007.12.11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자분들은 충분히 즐겁게 즐기실 수 있을겁니다. 다만 이쁜 김태희를 자꾸 화나게 하는 설경구에게 버럭 하실지도. :)

  6. BlogIcon 파란토마토 2007.12.12 1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분들은 김태희 얼굴만 봐도 좋아할 듯.ㅡㅡ;;

    • BlogIcon 주드 2007.12.13 09: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김태희만 보이던데요.-_-;
      주변에 있던 여자분들도 김태희 나올때 마다 탄성을..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