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봐야지 봐야지 하며 벼르고 있던 영화를 봤다. '별빛속으로' 라는 멋진 제목의 영화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하신것처럼 이 영화, 꽤 괜찮다. 시대적 배경을 적절히 활용한 각 캐릭터 및 관계 설정이 특히나 좋았다. 국내 멜로물로는 신선하고 멋진 시도가 아닌가 싶다. 중간에 적절하게 삽입된 공포적인 요소들도 이 영화의 분위기를 특별하게 만드는데 한몫을 한것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위 포스터에 나와있는 '죽음까지 따라가는 사랑' 이라는 다소 진부한 표현만으로 이 영화를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문제는 멋진 이야기를 너무 촌스럽게 진행해 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플롯은 좋은데, 그 플롯을 구성하는 대사가 너무 촌스러웠다고 해야하나. 특히나 교수와 학생들의 대화부분은 정말이지 대사며 연기가 너무나 어색해서 영화에 몰입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식의 대사들은 거의 90년대 초반 영화들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형태인데 말이다. 예전에 시나리오 공부할때 '자연스러운 구어체 쓰기'가 중요하다는 이유를 그다지 공감할 수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그게 무슨 말이었는지 감이 온다. 시나리오를 황규덕 감독이 직접 썼던데, 80년대 후반부터 드문드문 영화를 만든분이니 그랬을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올해 꽤 볼만한 영화로 이 영화를 선택하는것은 망설일 이유가 없는것 같다.
덧. 엔딩크레딧을 보다가 발견했는데, 이 영화 시나리오를 각색한 분과 영화의 후반부에 '40대 수지'를 연기하신 배우분의 이름이 '최데레사'로 같다. 신기한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같은 분이신지?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스텝이 참여할 수는 있었겠지만, 그래도 각색작가가 연기까지 했다는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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