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영화 '리턴'을 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 영화를 더 좋게 봤을지 모르겠다. '수술 중 각성' 이란 소재는 확실히 스릴러라는 장르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소재이니 말이다. 단순히 범인이 누구인가를 떠나서 마취도 안된 상태에서 내 몸에 칼이 들어오는데 움직일 수 없다니..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상황인가.
중반까지만해도 이 영화는 소재를 잘 살리는가 싶었다. 우선 비주얼적으로 헤이든 크리스텐슨과 제시카 알바의 모습이 너무 잘어울렸고, 평온한 가운데도 뭔가 일이 벌어질듯이 뭔가 숨막히는 분위기가 깔려있었다. 문제는 남자 주인공이 수술대에 오르는 그 순간부터.
(아래부터는 스포일러가 있음)
우선 몸은 마취가 되었는데 정신을 깨어있는 상태를 주인공의 독백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처음엔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했으나, 대사의 내용도 그렇고 너무 길게 들어가다 보니 영화가 좀 가벼운 느낌이 들더라.
또한 마치 범인을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만든듯한 어설픈 복선들은 또 어찌나 허술하던지. 그것도 모자라 마지막엔 그 복선들을 하나하나 되집어 주기까지 하니 할말없다. 이 영화의 작가, 혹은 감독은 그렇게 친절하게 이야기를 해 주어야 될 만큼 영화 속 이야기를 관객들이 이해하지 못할거라 생각한건가.
하나 더. 난 의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영화 속 설정처럼 심장 기능 정지로 죽었던 사람을 적어도 30분 이후에 새로운 심장으로 교체(?)하면 다시 살아날 수 있는건가? 난 아무리봐도 이 설정이 좀 억지스럽던데. 그냥 모르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넘겨야 하나.
암튼 뭐 영화의 내용이고 구성이 어떻던간에 교훈 하나는 확실하게 던져주는 영화다. 바로 '부모님 말 들어서 나쁠것 없다' 는 것. 오랜만에 참 바람직한 교훈이 담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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