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예상과는 다르게(?) 그다지 좋은 흥행성적을 거두지 못한것은 순전히 배우들의 연기마저 낯설게 만들어버린 감독의 연출 때문인것 같다. 하얀거탑과 리턴으로 한참 상승세를 타고 있던 김명민에 손예진의 팜므파탈로의 변신이라는 키를 가지고서도 말이다.
영화의 플롯은 몇몇 에피소드들이 조금 고전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특히나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이 영화속에서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살아있다. 손예진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변신이었고, 김명민은 뭔가 어정쩡한 위치였긴 했지만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색다름이 있었다. 무엇보다 주연 외에 조연들의 캐릭터들이 굉장히 좋았다. 김명민의 상사로 나오는 손병호의 연기도 좋았고, 손예진 만큼의 변신에 성공한듯한 심지호의 모습도 괜찮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는 김해숙씨다.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 한컷한컷 마다 마음 한구석이 저려 올 정도의 울림이 있었다. 너무 그녀에게 감정이 쏠리다보니 오히려 영화의 흐름에 방해 될 정도.
하지만 너무나도 전형적인 구성과 연출이 이 영화에 한계를 만든다. 감독의 욕심이 너무 넘쳐나서 오히려 가득 채우지 못하고 너무 많이 흘려버렸다고 해야하나. 게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편집이 좀 거칠어서 영화속의 감정선이 잘 살지 않는다.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오히려 쌩뚱맞게 느껴지는) 농담들은 다 살려놓고, 정작 중요한 장면들에서 흐름이 뚝뚝 끊어지도록 편집한 의도를 모르겠다.
조금만 더 신경써서 만들었다면 꽤 멋진 느와르 영화가 탄생했을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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