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터 3집 - Highlights

보고듣고/음악 2008. 6. 8. 22:16 Posted by 주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 그들의 공연을 봤던 그날을 난 기억한다. 친구를 따라간 '불독맨션' 콘서트였고 불독맨션의 보컬 이한철이 게스트를 소개했는데, 공연장이 시끄러웠던 탓에 밴드명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었다. 어쨌든 게스트의 공연은 시작되었고 난 그때 그들이 공연했던 두곡 남짓한 음악을 들으며 이런 음악을 만들어 내는 그들의 감성에 공감을 넘어 어떠한 감동을 받았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 밴드 이름은 '스웨터' 였다.

스웨터의 음악은 나로하여금 결국엔 후회로 남은 지난 어떤 날들을 떠오르게 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누군가를 생각나게도 하며, 지금의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또 다시 후회하게 만들기 보다는 그냥 그런 일들이 있었지..하고 웃으며 회상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가사와 이 가사를 노래하는 보컬 아립의 목소리에는 적어도 이런 신비한 힘이 있다. 그래서 그들의 음악을 듣다보면 난 나도 모르게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 그들이 새 앨범을 냈다. 무려 2집 이후 4년 만이다. 난 그 시간동안 가끔은 그들의 음악을 들으며 상념에 잠겼지만, 결국엔 그들의 음악과 느낌들을 조금씩 잊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의 새앨범 소식을 들었을때는 왠지 당황스럽기까지 했을 정도다.

게다가 새앨범 발매를 앞두고 진행된 그들의 인터뷰를 보면서는 조금 섭섭한 마음마져 들었다. 그들이 온통 강조하는것이 '새로움' 이었기 때문이다. '신인으로 돌아간 마음' 이라는 통속적인 멘트를 읊어대는 바람에 내가 아는 그 밴드가 맞나 싶기도 했다. 그동안 그들의 음악을 좋아했던 나같은 팬들에게 사실 그들의 새로운 모습은 기대보다는 두려움에 가까웠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들이 해왔던 음악들..그 느낌을 이어가는것 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이런 마음으로 그들의 3집 CD를 처음 들었다. 그리고 첫 트랙부터 확실히 이번 앨범은 기존의 음악들과는 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변화는 내가 우려했던 그런 종류가 아니었다. 마치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어렸을적 단짝 친구를 만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비록 얼굴은 달라졌지만 당시에 내가 좋아하던 그 느낌만은 고스란히 간직한채 멋지게 자라나 내 앞에 짠 하고 나타난 그런 친구. 예전 그 당시처럼 친해지기 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함께 추억할 수 있는 기억들이 되살아나 그로인해 전혀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그런 상황 말이다.

그래서 난 다시 돌아온 스웨터와 그들의 음악이 무척이나 반갑다.
너와 나의 빛나는 순간, 하이라이츠.


덧. 첨부된 곡은 이번 스웨터 3집을 처음 들었을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7번 트랙. 제목은 '17.26'.
확실히 스웨터스러운(?) 곡은 아닌데 이상하게도 끌린다. 그런데 이 노래가 일본드라마 '마녀의 조건'에서 영감을 얻은 곡 이라는 듯? 대략 17세 소년과 26살 여자의 러브스토리.

참고 - '향 뮤직' 스웨터 앨범페이지 바로 가기, 스웨터 공식 홈 바로가기

'보고듣고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MOT - 날개  (8) 2008.07.07
트랜스픽션 3집 - Revolution  (6) 2008.06.24
스웨터 3집 - Highlights  (8) 2008.06.08
랍티미스트 - 갈증  (2) 2008.05.29
The Quiett (더콰이엇) - 꽉잡아 (Feat. Jinbo)  (4) 2008.03.25
너의 의미 - 산울림  (6) 2008.02.02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호갱 2008.06.09 04: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역시 피아노로 시작하는 노래는 너무 좋습니다...ㅠㅠ

    • BlogIcon 주드 2008.06.09 10: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역시 피아노로 시작되는 도입부와 중간에 묵직하게 깔리는 베이스 소리가 너무 마음에 드네요. 가사도 멋지구요.

  2. BlogIcon 스토리텔러 2008.06.09 09: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갠적으로는 음...
    전작들보다 멜로디 면에서는 좀 오히려 좀 그렇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별똥별'의 멜로디와 발랄한 리듬은 정말 흡인력 하나만큼은 최고였는데
    그런 면에서 '마린스노우'는 타이틀곡으로 하기에는...

    17.26 좋죠. '우리 비 그치면 산책할까', '구월의 알러지'의 계보를 잇는 ㅎㅎ ^^;;

    • BlogIcon 주드 2008.06.09 1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타이틀 '마린 블루스'는 기존곡들에 비해서 좀 그렇더군요. 하지만 앨범 전반적으로는 기다린만큼
      만족스러워요.

      아,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제가 좋아하는 스웨터의 정서는 별똥별 - No.7 보다는 아무래도 우리 비 그치면
      산책할까 - 구월의 알러지 쪽이 맞아요. :)

  3. BlogIcon 1004ant 2008.06.11 19: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그 목록에 '신세철'떠서... 아이쿠 주드님 오타구나.. 오늘 다른분한테 지적받은 그 감정 실어서 ..지적하려고 했더니... 신세철이 맞는거 같군요...

  4. brownlily 2008.06.14 1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7,26 좋은데요... 스웨터 앨범 사야겠다 ^^
    그런데 봄,여름,가을,겨울 곡 중에 17,24 있는데. ㅋ
    나 16살 때 좋아했던 한 살 위 오빠가 좋아하던 학원여선생님 나이가 24살이었거든요.
    그래서 그 오빠가 그 노래를 좋아라 했었던 기억이 문득 나네요.

    요즘 많이 바쁜가봐요?
    이번엔 정말 얼굴 함 보자구요 ^^
    언제가 좋아요? ㅋ

    • BlogIcon 주드 2008.06.16 11: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스웨터 앨범 괜찮습니다. 아마 소진 대리님도 좋아하실거에요. :)
      확실히 노래 가사에 공감을 하게 되면 더 좋게 느껴지는것 같아요. 그렇다고 제가 이 노래 가사와 무슨 연관이 있다는건 아니구요.ㅎㅎ

      요새 바쁘긴 한데 소진대리님 만날 시간은 있답니다.^^;
      저는 금요일이 좋아요. 언제라도!! 메신져로 연락드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