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백야행'은 일본의 유명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사실 난 이 부분 때문에 '백야행'을 보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작가가 쓴 원작에 대한 믿음이랄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추리소설 치고는 꽤 독특한 구성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추리소설들이 주인공이 범인을 잡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면, 그의 소설들은 초반에 범인과 그를 쫒는 추격자를 공개한 후 범인이 알리바이를 만들어가며 도망치는 과정과 추격자가 그 알리바이를 풀며 범인과의 거리를 좁혀가는 과정을 그린다. 난 추리소설에 있어서 단지 범인을 찾는것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읽으며 공감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드라마 '백야행'은 원작의 완성도를 뛰어넘어 그 이상을 이야기하는 드라마였다. 어떤 영상물을
보면서 이런 섬짓함과 짜릿함을 느낀게 얼마만이더라. 확실히 이 느낌은 단순히 좋고, 싫고를 구분지을 수 있는 그런 차원이 아니었다. 이를테면 누군가 한명이 죽기 전에는 결코 끝날 것 같지 않은 섬짓한 싸움을 눈앞에서 지켜보고 있는 느낌이랄까. 결코 끝이 나기 전에는 나서서 싸움을 말릴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 자리를 떠날수도 없는. 그래서 조금은 괴로웠지만 그들의 결말에 대한 호기심과 흡입력으로 정말 단숨에 이 드라마를 봐버렸다.

게다가 이 드라마의 결말은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공개된 후에 이야기가 진행 됨에도 어떻게 매회 극도의 긴장감을 유지하는지 놀라울 정도였다.

특히나 연출도 원작도 영상이나 음악도 뛰어났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것은 역시 배우들의 연기였다.




먼저 남자 주인공 '료지' 역할의 '야마다 타카유키'는 드라마 '백야행'을 통해 진실과 거짓과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정말 복합적인 캐릭터를 너무 완벽하게 연기해 냈다. 매회 눈물을 참고 있는 듯한 그의 공허한 눈빛과 그녀를 향한 그의 낮은 목소리는 그가 결국은 범죄자 라는걸 알면서도 어느새 동정하고 감싸안게 만들어 버린다. 난 이 드라마로 인해 그의 팬이 되어버렸다. (얼마전 개봉한 '크로우즈 제로' 라는 영화에서도 내눈에는 잘생겼다는 '오구리 슌' 보다는 '야마다 타카유키'만 보이더라.)




그리고 '료지'의 인생을 뒤틀리게 만드는 여자 '유키호' 역할을 연기한 배우는 '아야세 하루카'. 역시 이 드라마에서 처음 봤던 배우인데, 첫 인상이 너무나 선해서 어떤 편견마져 갖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역할은 죄를 덮기위해 자꾸만 죄를 더 크게 만들어가는, 그러다 결국 한 남자와 자신의 인생마져 망치고 마는 역할이다. 남자 주인공 '료지'와 마찬가지로 굉장히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악역 이랄까. 이 배우는 '백야행' 이후 현재 보고 있는 '호타루의 빛' 이란 드라마에서도 등장하는데, 그 드라마에서는 굉장히 밝고 엉뚱한 역할이라 이런 우울한 캐릭터는 상상이 안가더라. 역시 연기를 잘하는 듯.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더욱 살렸던 것은 '음악'과 '편집' 이었다. 그로인해 스피디 하면서도 웅장한 느낌이 더해져 드라마가 훨씬 무게감이 있어진것 같다.

아래는 '백야행'의 마지막회 엔딩 영상. 이런류의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저 영상만 봐도 느낌이 올 것이다. '백야행'이 얼마나 멋진 드라마인지.




덧. 위의 영상에서 흐르는 '백야행'의 엔딩테마는 배우 '시바사키 코우'가 부른 곡이다. 그녀는 일본에서 배우이며 동시에 꽤 잘나가는 가수라는 듯. 음색이 좋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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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Hee 2008.07.14 2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번 책제목만 보면서 넘겼는데 이 포스팅보니까 드라마가 확땡기더라구요 그래서 바로보기시작했어요~ 아직 2회째지만 몰입감이 끝장나서 조만간 다볼듯 싶은데.. 다보면 트랙백쏘던가할게요ㅎㅎ

    • BlogIcon 주드 2008.07.15 16: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Hee님 감상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1편부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어요.
      특히 배우들 연기가 정말 후덜덜 합니다.

  2. BlogIcon 호갱 2008.07.14 22: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은 집에 있어서 봤는데 드라마는 아직 못봤군요...
    한 번 봐야겠습니다~~/--/

    • BlogIcon 주드 2008.07.15 1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우리나라는 원작을 바탕으로 소설이나 드라마 만들면 좀 별로인것 같은데, 일본은 참 잘 소화하더군요.
      각색을 참 잘하는것 같아요. 암튼 책을 읽으셨다면 드라마도 강추 합니다!

  3. BlogIcon mepay 2008.07.16 06: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번 느끼는거지만.. 기획자 분이라 그런가 글 참 잘쓰시네요.^^

  4. BlogIcon 슈리 2008.07.16 1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 여름 끝나갈 때 즈음 봐봐야겠네요. 소설엔딩은 정말 전형적이면서 놀라웠는데..

    • BlogIcon 주드 2008.07.17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소설을 재밋게 보셨다면 아마 드라마에도 색다른 느낌으로 빠져드실 수 있으실거에요.
      우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하거든요. 소설 읽으면서 상상했던것 이상으로 말이죠.

  5. BlogIcon 1004ant 2008.07.16 2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근.. 한드에 빠졌습니다... <마왕> 보면서... 자꾸 백야행이 떠올라서 혼났답니다... 그 여파로 <부활>도 보게 되었고요.. 두 작품에 나오는 배우들이 겹쳐지는 걸로 봐서는 연출자나 작가들이 좋아하는 배우사단이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두 드라마 모두 좋았고, 시청률에서도 나란히 참패를 했던 거 같더군요..

    남자배우는 <편지>라는 영화를 보시면... 연기파 배우라고봐도 무방하고요.. 저 또한 오구리 순(?)이란 배우보다 더 잘생겨보이던데.. 일본에선 좀 마른 배우들이 득세하는 듯합니다..

    그 동안 못 읽은 포스팅이 이 글 포함 5개나 되네요.. ㅠ.ㅠ 더우면 만사가 귀찮은가봐요..

    • BlogIcon 주드 2008.07.17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왕'의 경우는 현재 일본에서 리메이크한 드라마를 방영중인거죠?
      저도 마왕과 부활을 봐야겠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왠지 시작이 잘 안되더군요.
      생각해보니 '백야행' 이란 드라마를 저에게 처음 말해준 분이 1004ant님 이었던것 같네요. :)

    • BlogIcon 1004ant 2008.07.17 1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위에 <마왕>은 한드이고.. 현재 일본에서 리메이크되어 2회까지 방영되었어요.. 일드 마왕 2회까지 본 소감은 최소한 <엽기적인 그녀>보다는 잘 리메이크되어지고 있다.. 랍니다...

      저도 소개로 본 <백야행>인데... 소개받을땐 보기 싫었거든요... 보고나서 소개해준 앤님에게 고마운 감정이 마구 일어나더군요..

    • BlogIcon 주드 2008.07.17 14: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직 일드 '마왕'을 보지는 않았는데, 주인공들 포스가 원작 배우들 보다는 조금 딸린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암튼 요새 일본 드라마, 일본 영화들에 너무 깊이 빠져서 정신 못차리고 있답니다.ㅎㅎ

  6. BlogIcon 주혀니 2008.10.18 12: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진짜 아파하면서 봤어요. 진짜 음울하고 슬프고... 하지만 진짜 잘 만든 드라마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