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로 세계적인 뮤지컬 '캣츠'를 보고 왔다. 알고보니 한국어로 번역되어 하는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던데, 지금까지 300여개가 넘는 도시에서 14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공연됐었다고 하니 이번 뮤지컬 '캣츠'는 굉장히 의미있는 공연인것 같다.

사실 난 이 뮤지컬에 대한 명성을 기사로만 몇번 들었을 뿐,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는 이번에 한국에서 공연을 하는지도 몰랐고, 이 작품에 옥주현과 빅뱅의 대성이 나온다는 사실도 검색을 해보고는 알았다. 그래서 왠지 공연을 보기전엔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관람을 해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공연이 시작되고 나니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졌다. 뮤지컬이 시작되자 마자 객석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고(?), 곧바로 이어지는 춤과 노래들은 마치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잡념들은 버리고 자신들에게 집중하라는 듯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화려하고 멋있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고양이들로 완벽하게 변신한 배우들은 커다란 무대를 온전히 장악하고 있었고, 그들의 의도대로 난 아주 자연스레 빠져들었다.

그런데 조금 의외였던것이 공연을 이끌어가는 스토리가 너무 단순하다는 점이다. 물론 이야기의 큰 뼈대는 있으나, 그 뼈대를 점차 발전 시켜 어떠한 결론에 이르는 형태가 아닌 그냥 고양이들 하나하나를 소개시키는 형태다. 그래서 내가 처음 기대했던 서사적인 부분은 조금 떨어졌지만, 의외로 공연을 보다보니 이런 구성을 통해 얻는 장점들이 꽤 많았다. 예를들면 각 고양이들의 특성이 모두 다르므로 하나의 고양이가 등장할때마다 각기 다른 퍼포먼스가 펼쳐진다는 점, 또 그로인해 뮤지컬이 어느 한 캐릭터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들에게 비중을 둘 수 있다는 점 등이다.



그리고 역시 대작 뮤지컬답게 다양한 무대효과와 무대장치들도 인상 깊었다. 공연장 자체도 그다지 작지 않았는데, 그 무대를 제대로 활용한 느낌이랄까. 또한 무대에서뿐만 아니라 직접 관객들에게 배우들이 다가오는 시도들도 좋았다. 단순히 극 중 하나의 장치로만 관객들을 활용하는것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다가오기 때문에 왠지 관객들 역시 이 뮤지컬의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가 된것 같아 더욱 빠져들 수 있었던것 같다.

물론 장점만 있었던건 아니다. 내가 앉았던 자리가 앞쪽이었지만 오른쪽 끝으로 치우쳐서 그랬던건지, 배우들이 다함께 나와 춤을 추는 몇몇 장면에서는 조금씩 어긋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살짝 불안한 느낌이 들었달까.
그리고 또 한가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캐스팅에 관한 것인데, 더블 캐스팅이 된 배역들의 스케쥴을 미리 공개하지 않아 당일 공연을 보러가서야 어느 배우가 나오는지 알게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캣츠 공연에서는 다 이렇게 캐스팅 스케쥴을 비공개로 해왔나? 그렇다면 또 모를까, 이번 한국 공연에서만 그런거라면 조금은 얄팍한 상술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대성의 인기가 많으니 그의 공연으로만 사람이 몰릴까봐 그랬던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뮤지컬 '캣츠'는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만큼, 혹은 조금 비싼 티켓값이 아깝지 않을 만큼 가치 있는 공연이었다. 덕분에 기회가 된다면 원작의 오리지널 배우들이 등장하는 뮤지컬 '캣츠'도 한번 보고 싶어졌다.


덧. 이렇게 좋은 공연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다음과 티스토리측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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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09.26 0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캣츠 정말 제게 큰 감동을 주었던 뮤지컬이에요
    사실 보러갈때까지만해도 굿즈는 아무것도 안사겠다 다짐했는데 어느새 제 손에는 DVD가 ㅠㅠㅠ
    조명을 받고 있는 고양이보단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고양이들의 움직임을 보는게 제일 즐겁더라구요
    고양이와 놀려면 역시 VIP석이 최곱니다 통로쪽!!

    • BlogIcon 주드 2008.09.26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앗, 디비디! 저도 한번 보고 싶네요.
      저도 어쩌나보니 통로쪽에 앉았는데, 시작하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뮤지컬도 있구나..싶었던 작품이에요.

  2. BlogIcon 재밍 2008.12.03 1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티스토리에서 갑자기 줬는데,
    아직도 왜 줬는지 모르겠다는;;;;
    어쨌든 좋은 기회였습니다. ^^
    언제 돈주고 이런걸 볼지...

    • BlogIcon 주드 2008.12.04 1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갑작스럽긴 했지만 비싼 공연 티켓을 주셔서 잘 보고 왔죠. :)
      저도 가난한 블로거라 개봉 영화 챙겨보는것도 벅찬데, 이런 공연을 볼 기회가 생겨서 굉장히 즐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