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드라마를 알게 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스웨터' 라는 밴드 때문이었다. 그들이 최근에 발표한 3 앨범에 들어있는'17.26' 이란 곡이 너무 끌려서 이 노래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알아보니 바로 일드 '마녀의 조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곡이었다는 것. 이런 음악을 탄생시킨 드라마라면 분명 나의 감성과도 잘 맞을거란 생각으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정말 의외였다.

드라마의 설정은 식상하기 그지없다. 교사 집안에 태어나 젊은 나이에 어렵지 않게 교사가 된 후, 은행원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둔 26살의 여자는 무료할만큼 평탄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녀의 앞에 나타난 문제아가 있었으니, 이전 학교에서 적응을 못하고 그녀의 반으로 전학을 온 남자아이. 그는 문제아이긴 하지만 장차 의사가 되어 종합 병원을 이어받아야 할 부잣집 도련님이다.

남자아이는 여자에게 날것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꾸미지도, 계산하지도 않고 마음 가는대로 행동하고 솔직하게 감정을 이야기 하는 그를 보며 여자는 그동안 억지로 참아왔던 자신의 본 모습을 찾게되고,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남자 아이는 훈계를 하거나 다그치기 보다는 오히려 누구보다 자신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그녀에게 점점 끌린다.

아마도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것 같다. 결국 난 그들이 세상의 편견을 견디지 못하고 자기 감정을 억누르며 보고 싶어도 참고, 견디고, 힘들어하다가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가 펼쳐질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너무나 당당하고 솔직하다. 마치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게 무슨 죄냐며 나의 안일한 생각들을 나무라는것 같았다. 학생과 바람이 났다며 학교측은 강제로 그녀에게 사퇴를 강요하고, 결국 마지막 인사를 해야하는 강당에서 전교생을 앞에두고 그를 사랑한다고 소리치는 여자의 모습이 난 적잖이 충격 받았다.

그 이후로는 그와 그녀의 행복하지만 슬픈 세상과의 싸움이 이어진다. 이 드라마는 그들을 통해 계속적으로 그들이 왜 함께할 수 없는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 그리고 결국엔 아무도 그들을 갈라놓을 수 없다는것을 증명시키기라도 하는 듯 하다.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과정에 비해서 결론이 조금 작위적이긴 했지만, 그들이 겪어온 많은 일들을 알기에 마지막 장면은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또한 나는 이 드라마를 통해 내가 가지고 있던 어떤 고정관념들이 산산조각 나는것을 느끼면서 왠지 모르는 통쾌함을 느꼈다. 제작된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드라마지만, 이 드라마의 주제와 구성은 지금까지의 어느 드라마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만큼 뛰어난 작품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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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1004ant 2008.10.26 1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이 드라마 보면 김하늘, 김래원이 섬에 놀러갔다가... 눈맞고... 김하늘이 부임한 학교 학생이 김래원... 그 드라마가 떠올라요... 표절의혹이였던가.. 아무튼 사제지간의 사랑을 서로 다른 각도로 풀어가죠.. (맞는지 모르겠네요.. 두 드라마다 제대로 다 보진 않았거든요)

    • BlogIcon 주드 2008.10.27 10: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김하늘,김재원 나오는 드라마가 '로망스'죠? 저는 로망스가 마녀의 조건 리메이크작 인줄 알았는데
      아닌가봐요? 그런 이유로 살짝 봐볼까 싶었는데, 관둬야 겠네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0.27 1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래원이라 해도.. 김재원이라 헤아리는 능력 ...

      '로망스'맞아요. 얼핏 판권을 사왔네, 표절했네... 자세한 기억은 안나는데요.. 마녀의 조건이 명작드라마라고 생각해요.. 여자주인공 대표작도 리메이크했었어요.. sbs에서 김희선/고수 주연으로... 그건.. 흥행에서 조차 물먹었을거에요..

    • BlogIcon 주드 2008.10.28 1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1004ant님은 오타 같은것들에 많이 민감하신것 같습니다. :)
      저는 뜻만 이해되면 그냥 넘어가는 편이어서 말이죠.

      이 드라마 여자주인공은..좀 평범한 느낌이라 생각했는데 볼수록 매력적이더군요.

    •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0.28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김래원 적으면서... 김래원은 아닌데.. 하면서 적었거든요 ㅡ,ㅡ;;

      음..여배우에 대해서는 이렇게 비교 설명해드릴께요..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 나오는 그 남자주인공은... 음... 좀 평범한 느낌인데.. 볼수록 매력적이더군요"

    • BlogIcon 주드 2008.10.29 1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적절한 비유네요. 단번에 이해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