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2008) - ★★★

보고듣고/영화/드라마 2008. 11. 14. 00:20 Posted by 주드


소설과 드라마로 인해 '신윤복' 이란 인물에 관심이 많아진 요즘, '미인도' 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신윤복 스토리가 탄생했다 하니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 듣기로는 책과 드라마 보다 이 영화의 기획이 먼저였다고는 하나, 개봉 시기가 드라마 방송 시기와 맞물려 미묘한데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와는 달리 독자적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영화는 너무나 '에로티시즘'에만 집착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사실 기대 보다는 우려가 앞섰던 영화였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신윤복' 이라는 인물이 남장여자 라는 설정을 제외하고는 확실히 별개의 작품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소설이나 드라마와는 괘를 달리하는 작품이었다. 게다가 우려와는 달리 어떻게 보면 회를 더 할수록 실망스러운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 비해 영화 '미인도'는 신윤복 이란 인물에게 더욱 그럴듯한 숨을 불어넣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선 이 영화는 천재 화가로서의 '신윤복' 보다는 인간으로서, 혹은 여자로서의 '신윤복'에 집중한다. 사건의 발단은 역시나 그의 그림 때문이지만, 그로인해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얽히고 설킨 사랑에 의한 비극인 것이다. 때문에 신윤복의 화가로서의 재능이나 그림에 대한 묘사가 많이 생략된 느낌이어서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나의 경우는 소설이나 드라마를 통해 그의 뛰어난 재능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인식을 하고 있었지만, 단순히 이 영화만을 접했다면 과연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될 만큼 그가 천재적이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졌을것 같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꽤 괜찮게 느껴졌던 이유는 스토리의 간결성과 살아있는 감정선 때문이다. 이런 저런 무리수를 두지 않고 우직하게 예정된 결말을 향해 전개되는 스토리로 인해 영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각 캐릭터들간의 감정선이 잘 드러나 결국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그들의 안타까움이 한층 더 절절하게 다가왔다. 중간 중간 아쉬웠던 장면들도 꽤 있었고, 시도때도 없이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음악들도 조금 거슬렸지만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이 영화가 그렇게 강조하던 노출씬은 정말 수위가 높더라. 영화의 내용 상 필요한 장면들이라 생각하지만, 조금 도가 지나쳐 오히려 몰입을 방해할 정도다. 물론 이런 장면들이 분명 흥행에 도움은 될 것 같지만 말이다. 김민선은 기존 작품들에서도 노출은 조금씩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정말 파격적인데, 여배우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것 같다. 하지만 영화 속 '신윤복' 이라는 캐릭터가 욕심을 낼 만큼의 메리트가 있는것도 분명한 듯. 아마 앞으로 그녀의 필모그라피를 이야기 할 때 이 작품이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덧. 가만보면 사극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유행이 있는것 같다. 이번에 '신윤복'의 경우엔 소설-드라마-영화로 이어지는 쓰리콤보 였고, 언젠가 '황진이'도 드라마와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공개됐던듯. 아, 그리고 '일지매'도 있다. 올해 SBS에서 방송한 이준기의 일지매와 MBC에서 곧 방송 한다는 정일우의 일지매까지.

이쯤해서 난 차기 사극들을 주도한 캐릭터(?)로 '논개'를 예상해 본다. 잠깐만 생각해 보더라도 충분히 아름답고 슬프면서도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이 마구마구 상상되는 인물 아닌가. 오히려 지금까지 그녀를 깊게 다룬 작품이 없다는게 이상할 정도. 혹시 있었는데 내가 모르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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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널라와 2008.11.14 1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주 가보고 싶은데...구례섬진강 이런쪽이랑. 특히나 봄에 출장다니면 그 길이 참 이쁘고 색달라

    • BlogIcon 주드 2008.11.17 0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 이번주에 지리산 가면서 진주와 구례쪽 들를건데. 봄은 아니지만 얼마나 멋진지 다녀와서 이야기
      해주마. 과연 그곳에서 논개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것인가!ㅎㅎㅎ

  2. BlogIcon 배트맨 2008.11.15 12: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볼 마음이 없었는데 '그렇게 강조하던 노출씬은 수위가 정말 높더라'라는 말씀에 마음이 급흔들리고 있습니다. (제가 좀 저질입니다. T.T)

    • BlogIcon 주드 2008.11.17 0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노출 수위가 높은건 사실인데 왠지 그다지 야한 느낌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좀 처절한 느낌이랄까. 암튼 배트맨님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 BlogIcon 배트맨 2008.11.18 16:14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일단 <렛 미 인>이 상영관에서 내려오기 전에 관람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미인도>는 케이블 TV로 나중에.. T.T

    • BlogIcon 주드 2008.11.19 1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렛미인'이 너무 보고 싶은데 확실히 개봉관이 몇개 안되니 힘드네요. 개봉중에 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3. 트임 2008.11.17 0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타창고 타고 들어왔습니다.
    신윤복의 그림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최근 신윤복신드롬은 왠지 그리 반갑지 않더라고요. 드라마체질이 아니라 그런지..
    소설과 드라마, 영화.. 요즘은 이렇게 시리즈로 가죠.
    영화 미인도, 볼만한가 보네요..

    • BlogIcon 주드 2008.11.18 13: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너무 거침없는 상상력에 실제 인물들이 미화되는것 같아 좀 아쉽긴 하지만, 이를 통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
      진다는 점에서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영화 '미인도'는 안좋게 보신분들도 많더라구요. 제 의견은 참고만 해주세요. :)

  4. . 2008.11.19 0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 바람의화원 김홍도 캐릭터는 안습이어요ㅠㅠ 상상은 자유라지만...
    남장여자 캐릭터도 이젠 흔해빠진 느낌이라 신선하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들어요.
    신윤복의 미인도를 직접 보며, 각자 상상의 나래를 펴보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

    • BlogIcon 주드 2008.11.19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드라마는 회를 더 할수록 홍도는 물론 윤복까지 민폐 캐릭터로 몰고 가더군요.-_-;
      '남장여자' 라는 설정은 초반에 반짝 새롭긴 했지만 제대로 풀어내질 못하고 있어서 식상한것 같네요.
      저도 신윤복의 작품들을 한번 직접 보고 싶은데, 이미 전시 기간이 끝났다고 하니 내년까지 기다려야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