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회 청룡영화제 뒷담화

생각하고/내멋대로 2008. 11. 23. 00:14 Posted by 주드


개인적으로 국내 영화들에 관심이 많아서 영화 관련 시상식들도 기대하는 편인데, 이건 어떻게 해를 더할수록 실망만 더욱 커지는지 모르겠다. 청룡영화제는 시상식 전에는 절대로 수상 결과를 알 수 없다고 하던데, 난 그것과는 별개로 심사 기준이 뭘까 굉장히 궁금하다. 도대체 어떤 대단한 심사기준이 있길래 이렇게 매년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걸까.


우선 신인남우상. 수상자는 강지환, 소지섭 공동수상이다. 내가 시상식들을 볼때마다 가장 이해가 안되는게 바로 이 공동수상. 그렇게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건가? 아님 수고했다는 차원에서 상을 나눠먹기 하자는건가. 이 시상식을 보면서 드라마 '온에어' 에서 주인공 오승아가 공동수상에 화가나서 시상식을 뒤엎어 버리는 드라마 첫 장면이 떠올랐다. 게다가 공동수상뿐만 아니다. '영화는 영화다' 라는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두 배우들은 그냥 자기가 평소에 즐겨하던식의 연기를 그대로 했을 뿐이고, 그 연기가 영화의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을 뿐이다. 그래서 이 배우들이 특별하게 연기를 잘했다는 생각은 안들던데. 하긴..후보들 중에 눈에 띄는 배우가 없긴 했다. 개인적으로 난 신인남우상 후보중에 GP506의 '이영훈'이 제일 연기를 잘한것 같은데, 워낙 인지도가 없어서 상복하고도 멀어지는것 같다. 근데 이영훈은 작년에도 신인상 후보 아니었던가?

다음으로 신인여우상. 후보를 보고는 망설일것도 없이 '미쓰 홍당무'의 서우 혹은 황우슬혜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왠 한예슬. 사실 그녀가 나온 '용의주도 미스 신'을 안봤으니 뭐라 할말은 없지만, 그녀의 연기가 과연 미쓰 홍당무의 서우와 황우슬혜를 뛰어넘을 정도였는지는 많이 의심스럽다. 단지 주연과 조연의 차이로 상이 결정된건 아니겠지?

그리고 남우주연상엔 김윤석. 만약 '공동수상' 나와야 했다면 남우주연상의 후보였던 김윤석과 하정우가 됐어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김윤석씨는 이번 수상이 꽤 감동적이었을듯.

또 할말이 많아지는 여우주연상. 무려 공효진/김윤진/문소리를 재끼고 손예진이 수상을 하다니. 역시 아직 '아내가 결혼했다'를 안봐서 할 말은 없지만, 미쓰홍당무의 공효진과 세븐데이즈의 김윤진과 우생순의 문소리의 연기를 너무너무 좋게 본 터라 과연 이들을 뛰어넘고 상을 받은 손예진의 연기는 어떨지 굉장히 궁금해졌다.

그 외에 스텝들에게 주는 상들은 대체로 문안한 선택이었던것 같고, 신인 감독상과 각본상에서 나홍진 감독이 아닌 이경미 감독에게 상을 준건 조금 의외이다. 나에겐 이 두 감독의 작품들이 모두 올해 최고의 영화로 기억되지만. 그리고 최우수 작품상의 경우도 난 '추격자'를 예상했는데, '우생순'에게 상이 돌아갔다. 나홍진 감독은 청룡에서 만큼은 상복이 없는듯.


무엇보다 내가 이번 청룡시상식에서 가장 어이가 없었던건 사회를 본 배우 '정준호' 때문이다. 벌써 청룡영화제 진행만 몇년째인데 어쩜 그리 행동이며 말이며 그렇게도 어색하던지. 시상식 초반부터 이상하게 오바하더니만 멘트 까먹는건 기본이고, 되도않는 애드립을 치느라 진행자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예의도 안중에 없더라. 가장 언짢았던 상황은 김민선이 시상자로 나왔을때 능글맞게 웃으면서 영화 '미인도' 잘봤다며 '앞으로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계속 보여달라(?)' 는 식의 발언. 김민선도 적잖이 당황하더군. 이건 뭐 재미도 없고, 기분만 나쁘고. 아마 외국 시상식들에서 보여지는 여유있고 유쾌한 사회자들 모습을 따라해보려고 했던가본데, 내가 보기엔 자격 미달이다. 정준호가 벌려놓은일들 수습하느라 정신없는 김혜수만 안쓰럽더군. 결국 난 정준호 때문에 시상식을 보다가 말았는데, 역시나 그 이후에도 여러사건이 있었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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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1.23 02: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안 그래도 청룔영화제 검색 좀 해볼까 했는데... 여기서 한 큐에 정리되네요. 저도 황우슬혜보다 한예슬이 상 받은 건 좀 납득이... (솔직히 한예슬은 이미 신인여배우 느낌도 아니고요.) 손예진이 수상한 것도 좀... 영화는 안 봤지만 캐릭터 자체가 무슨 빛나는 연기를 선보일 만한 역이 아닌 것 같은데 말예요. 정준호 저 발언은 전 읽기만 해도 짜증이 나네요. 시상식 자리에서 할 말, 못 할 말 구분도 못 하는 건지... 유쾌한 게 아니라 음담패설 하나 조절 못 하는 팔푼이로 보여요...

    • BlogIcon 주드 2008.11.24 11: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시상 결과가 너무나 주관적인것 같다는 느낌이 강해요.
      무엇보다 이번 시상에서는 정준호 때문에 그냥 일관적으로 참 불편한 시상식이 되었구요.
      제발 내년에는 혜수씨 파트너로 좀 그럴듯한 남자 배우를 섭외했으면 합니다.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11.23 1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외국은 영화의 흥행이나 배우의 인지도에 덜 영향받는거 같은데, 국내 영화제보면... 두 가지 중 한가지라도 없으면 제 아무리 연기를 혹은 작품이 좋아도... 상과는 인연이 없는 거 같더군요.

    주드님이 올릴 뒷담화 기다리고 있었어요. 수상소식 생방으로 보면 혈압상승될 거 같아서... 생방으로 안본지 아주 오래되었어요.

    • BlogIcon 주드 2008.11.24 1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말 시상식 초반부터 혈압상승 제대로 더군요;
      오랜만에 여러 배우들 모습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시상식을 기다려 왔는데, 미숙한 진행
      과 이해할 수 없는 수상결과로 인해 그냥 어지러운 헤프닝이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3. 널라와 2008.11.26 14: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두 엄청 기대하면서 매해 지켜봤지만, 올해는 바빠서 못봤거든. 뉴스보다가 손예진 ;; 상받는거보고 어찌나 황당하든지 ;;썩어가는구만

    • BlogIcon 주드 2008.11.27 10: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격한 표현을..ㅋㅋ 손예진은 좀 많이 어이없긴 했어.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잘한다고도 생각 해 본
      적이 없는지라.

  4. BlogIcon 배트맨 2008.11.27 0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청룡영화제를 못봤는데 이 포스트로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사회를 보는 정준호씨의 미숙한 진행에 대해서는 말들이 꽤 많이 나오던데 올해도 정준호씨가.. -_-a
    우리나라 영화제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권위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청룡영화제가 그래도 가장 인정받아야 할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이런 저런 말들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린 언제나 아카데미 영화제 같은 축제를 해볼까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

    • BlogIcon 주드 2008.11.27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올해 시상식을 보니 확실히 더이상 정준호에게 사회자 역할을 맡기면 안될것 같더라구요. 그로 인해 시상식이
      참 가볍고 천박해 졌거든요. 저도 배트맨님이 말씀하신것과 비슷한 이유로 아카데미 시상식이 참 부럽습니다.
      배우들이 드레스 입고 레드카펫만 밟는다고 아카데미가 되는건 아니죠. 벤치마킹을 하려면 좀 제대로 했으면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