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너마저'란 밴드를 처음 알게 된 이후, 그렇게 기다리던 이들의 1집이 드디어 발매 되었다.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에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도 됐었는데, 1번 트랙을 듣자마자 그런 우려는 사라졌다. 이들의 음악은 여전히 따뜻하고, 가사는 여전히 아련하다. 앨범에 담긴 음악들을 차례대로 듣고 있자니 행복하고 아름답다고 기억하고 있던 언젠가의 그 때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난 슬며시 눈을 감았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고백을 앞두고 그녀가 커피를 좋아할지 쌍화차를 좋아할지 고민하는 청년의 이야기나(두근두근), 마음에 없는 말을 한 뒤, 전화를 해서 사과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여학생의 이야기는(속좁은 여학생) 이들이 만들어낸 경쾌한 멜로디와 솔직하고도 담백한 노랫말들을 통해 마치 음악을 듣고 있는 누군가에게 그 진심과 떨림이 전해 질 것만 같다.  

이번 앨범에 들어있는 12곡 모두가 이렇듯 진심이 뭍어나는 가사들과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들로 구성되어 있다. 기존 EP앨범에 들어있던 곡은 말, 안녕, 앵콜요청금지 이렇게 세곡이 포함되어 있고, 그 외에 새로운 9곡이 채워져 있다. EP에 들어있던 곡들의 경우는 새롭게 녹음을 한것 같은데, 난 이상하게 오히려 좋아진 음질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앵콜요청금지'의 경우 EP에 들어있던 노래는 뭔가 조금 어설프면서 다듬어지지 않은 느낌이 노래의 가사, 멜로디와 중첩되면서 굉장히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던 곡이었는데, 1집에 수록된 곡은 너무 매끄러워져서 원곡의 매력이 조금 사라진 느낌. 물론 노래 자체는 언제 들어도 명곡이다.

그리고 팬으로서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던 이들의 노래 '마침표'와 '꾸꾸꾸'가 이번 1집에서 빠져있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니 앨범을 만드는 멤버들 입장에서도 1집 앨범에 어떤 곡들을 넣을지 굉장히 고민이 많이 됐을 듯.

1집 발매 기념으로 진행됐던 이들의 쇼케이스에 못가서 아쉬웠는데(예매가 오픈하자마자 매진이 되었다는.), 새 앨범을 듣고 반가워 할 새도 없이 당분간 활동을 중단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아쉽다. 하지만 1집 음반에 빠져있다 보면 금새 시간이 흘러 이들의 공연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도.

올 겨울엔 브로콜리 너마저의 음악이 있어 참 좋다.


브로콜리 너마저 1집 중, '유자차'가 배경으로 깔린 메이킹 동영상 .
출처는 브로콜리 너마저 블로그


유자차 - 브로콜리 너마저

바닥에 남은 차가운 껍질에
뜨거운 눈물을 부어
그만큼 달콤 하지는 않지만
울지 않을 수 있어
온기가 필요했잖아
이제는 지친 마음을 쉬어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우리 좋았던 날들의 기억을
설탕에 켜켜이 묻어
언젠가 문득 너무 힘들 때면
꺼내어 볼 수 있게
그때는 좋았었잖아
지금은 뭐가 또 달라 졌지

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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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호갱 2008.12.14 0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저도 이 앨범 사고 싶은데 자금이...Orz

    • BlogIcon 주드 2008.12.15 10: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혹시라도 매진될까 싶은 마음에 예약구매를 했더랍니다. 호갱님도 어서 고고씽 하시길. 모든 노래들이 다 좋아요. :)

  2. BlogIcon rockholic 2008.12.19 15: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번앨범 너무 좋아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