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 영화는 최근 급격하게 관심을 갖게 된 배우 문근영에 대한 팬심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결국엔 문근영도 연기를 항상 잘하기만 하는건 아니라는 사실과 팬심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어떤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영화였다.

혹자는 일드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2시간 짜리 영화로 압축한다는 발상 자체가 무리였다고 하던데, 나는 시도 자체는 좋았다고 본다. 하지만 역시나 각색이 제대로 안되어서 이런 결과가 나온 듯. 원작을 따라 가려고 컨셉을 잡았으면 제대로 충실하게 재현을 하던가, 아니면 큰 설정을 제외하고는 영화 나름의 에피소드를 만들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참 어중간하다. 주요 장면들을 대부분 원작과 거의 똑같은 컷으로 찍어놓긴 했는데, 그 느낌은 천지차이.

또 하나의 문제는 원작에서 카리스마 넘치던 '레이지'가 '줄리앙' 이라는 왠 어디 나이트클럽 웨이터 이름 처럼 바뀌면서 캐릭터의 매력 자체도 크게 반감되었다는 것. 게다가 원작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역할에 김주혁은 정말 아니다. 도대체 왜 이런 캐스팅이 나왔을까. 차라리 레이지 역할을 조인성이 했다면 연기는 조금 부족했을지 몰라도 굉장히 잘어울렸을것 같은데. 게다가 '줄리앙' 이라는 네이밍 센스에 걸맞게 대사들은 하나같이 왜 그리 느끼하고 어색한지. 생각해보니 문근영의 연기가 이상하다고 느낀것도 대사의 영향이 컸던 듯.

원작 일드에 대한 애정과 문근영에 대한 기대가 커서 그랬는지 여러가지로 참 아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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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Justin 2008.12.24 0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라마의 경우 10시간 분량으로 크게 나누어서 그 감정의 폭과 깊이를 담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지만 아무래도 영화의 속성상 그렇지 못하죠. 주인공 배우들의 놀라운 호연과 더불어 설득력 있는 충분한 전개와 시간을 2시간에 성근 연기로 커버한다는 건... 야심만 컸던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드라마에 담긴 이야기의 모두를 2시간으로 요약하려다보니 그게 가장 패착인듯 싶었습니다. 결국은 드라마에 나오는 그 어떤 한순간을 포인트로 잡아서 앞/뒤로 극적으로 구성해야했었을텐데 말이죠...
    또한... 한국현실에 걸맞는 부분으로 적절하게 로컬라이징했어야 하는데.. 붙지 않는 설정을 그대로 가져왔으니...애초에 몰입이 되기가 참으로 힘든 영화였습니다.
    게다가... 되도않는 허공에 붕 뜬... 이미지를 위한 이미지만 점철시켜놓은(그 세상에 없을 것 같은 호스트바는 과연 뭐였을까요? ㅡㅡ) 개연성 없는 이미지의 남발 역시...영화라는 매체의 속성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도, 고려하고 있지도 않은 감독 개인의 과욕의 산물이었다고 밖에는 볼 수 없죠...
    일본보다는 한국에서 엄청나게 사랑받은 드라마이니만큼...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되던 작품이었고...누군가 언젠가는 분명히 한국에서 리메이크 되리라는 짐작은 했었지만, 이런 결과일줄은 몰랐었던... 한국영화가 한창 원작이 괜찮거나 아니면 유명세있는 배우가 붙어주기만 하면, 감독데뷰하고 영화가 제작되어지던 좋은 시절의 철없는 괴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BlogIcon 주드 2008.12.24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스틴님 의견 정말 공감됩니다. 특히 개연성 없는 이미지의 남발..이 부분 정말 심했죠. 그냥 멋지게만 보이려고 포장만 잘 해 놓은 느낌이었어요. 원작에서 레이지가 멋있었던 부분은 내면적인 느낌의 영향도 컸는데, 영화에서는 그 부분을 완전히 무시한 느낌이었달까요.

      하지만 10시간 분량의 드라마를 영화로 옮기려는게 무모하다는 이야기는 역시나 공감하기 힘듭니다. 그런 문제는 애초에 드라마를 영화로 옮기려고 생각했을때부터 고민했어야 했던 핸디캡이죠. 극의 중심이 되는 레이지와 아코의 관계만을 원작과 동일하게 살린채 전개 방식이나 감정선을 살리기 위해서는 영화만의 새로운 플롯을 입혔어야 했는데, 그런면에서 이 작품은 너무 게을렀던것 같아요.

      드라마를 보면서 영화로 만들어도 굉장히 매력적인 스토리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식으로 소모 됐다니..좀 아까워요.

  2. BlogIcon 1004ant 2008.12.24 1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팬심으로 극복 안되는 것이 없을 터인데, 문히메를 사랑하는 마음이 덜 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