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점(2008) - ★★

보고듣고/영화/드라마 2009. 1. 5. 22:55 Posted by 주드


[스포일러 있음]

여자를 품을 수 없는 왕과 그런 그를 오랫동안 모셔온 호위무사. 그리고 왕의 명령으로 시작됐지만 결국엔 호위무사와 격정적인 감정에 휘말리게 되는 왕후의 이야기. 그런데 이런식의 삼각관계는 이성이 아닌 동성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이젠 참 식상하다. 그 배경이 고려 시대라고 해도, 그리고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 아무리 이성을 잃고 피바람을 일으켜도 말이다. 그래서 난 무려 조인성이 벗었음에도(?) 이 영화가 너무나 심심하게 느껴졌다.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올 곧게 하나의 결말을 향해서 달려가는 건 알겠는데, 그 과정에서 과잉이라 생각될 정도로 소모적인 노출신이 너무 많았고, 반면에 몸이 아닌 마음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는 너무도 적었다. 그래서 과연 호위무사 홍림이 왕후에게 끌렸던것이 정말 한낮 욕정에 지나지 않았던건지, 아님 정말 사랑이었던건지..그리고 왕에 대한 그의 마음이 과연 단 한번도 '사랑' 이었던적이 없었던건지 그의 대사만으로는 가늠하기 힘들었던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 이들의 엇갈린 사랑으로인한 파국에 슬픔과 처연함을 느꼈어야 했었을 결말에 이르러서도 난 별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못했다.

유하 감독이 '고려왕' 역할에 처음부터 주진모를 생각했다던데, 그래서인지 주진모는 이 역할에 굉장히 잘 어울렸다. 그리고 송지효의 경우는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 배우인데, 목소리 톤이 좀 낮으면서도 안정된 편이라 이런류의 사극에 잘 맞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우리의 인성씨(?)는 전작 '비열한 거리'때에 비해 두단계 정도 퇴보한 느낌. 베드씬에 너무 열의를 쏟아부어서 그런지 평범한 연기를 하는 모습은 좀 불안정하더라. 뭐 그래도 이 영화가 지금 흥행이 잘 되고 이유는 아마도 조인성의 역할이 가장 컸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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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배트맨 2009.01.05 21: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가 너무 적었다는데 박수치며 공감합니다. -_-a
    중반부까지 그렇게 캐릭터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아무 것도 묘사한 것이 없어서 정말 지루해서 죽는줄 알았네요. 이렇다보니 세인물의 감정선이 폭발하는 종반부가 마음에 와 닿을리 없었고요.

    뜬금없이 풍악을 울리며 풍류를 즐기는 모습이 참 무던히도 많이 나오던데(이런 장면들이 도배가 될까봐 영화를 보기 전부터 조금은 우려하고 있었거든요. 아니나 달라.. T.T), 유하 감독이 사극 장르와 제작비를 참 뜻모를 곳에 소비한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주진모씨만 홀로 고군분투 하더군요. 나날이 성장하는 배우인 것 같아요. ^^*

    • BlogIcon 주드 2009.01.06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기존 사극들에서 보여지던 클리쉐가 정말 이 영화에서도 차고 넘치더군요. 특히 말씀하신 풍악씬 말입니다. 주진모가 쌍화점 노래 부르는 순간 상영관은 웃음의 도가니가 되더군요. 어쩜 그리 어색하게 사운드를 입혀놨는지.
      암튼 굉장히 자극적인 장면들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참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영화였어요.

      주진모의 연기는 상대적으로 돋보여서 그런지 안정적이고 좋더군요. 아주 멋졌어요!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1.06 1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 말이에요. 살색 노출은 많은데, 정작 필요한 설명은 태부족이었죠. 애절한 멜러신파라지만... 저는 오히려 개그 아닌가 했어요. 이상한 데서 쌩뚱맞게 웃음이 나던데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었는지, 때때로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뻘뻘뻘...) 공민왕의 쌍화점 솔로는 개콘보다 반응 더 좋던데요. 극장 떠나가는 줄 알았더랬어요. 어허헐.

    • BlogIcon 주드 2009.01.07 1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멜로이며 신파이니 응당 애절해야 하는데, 이 영화엔 그것이 없더군요. 내러티브가 너무나도 부족했달까요. 러닝타임이 짧은편도 아닌데 말이죠. 심각한 장면에서 웃음을 유발하는건 요즘 영화들의 새로운 트랜드가 아닐까 생각 될 정도로 최근에 그런 작품들이 많네요. 궁금한건 감독은 이 장면을 찍으면서..혹은 편집단계에서 이런 반응들이 나올지 몰랐을까 하는거에요. 하긴 본인 작품을 냉정하게 들여다보기는 좀 힘들겠지만요.

  3. BlogIcon truewriter 2009.01.07 14: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포일러 있음 문구로 인해 안봤습니다;;

    근데 반전이나 밝히면 스포일러성 될 꺼리는 있는 작품인가요? ㅜㅜ

    • BlogIcon 주드 2009.01.08 09: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조금 있어서 혹시나 하고 표시해 두었답니다.:)

  4. BlogIcon 아쉬타카 2009.01.09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더 좋을 수 있었는데 동기유발 측면을 간과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저는 비교적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은 남네요 ^^;

    • BlogIcon 주드 2009.01.12 10: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도 흥행은 여전히 잘되고 있는가 봅니다. 그러니 상업영화로서는 어느정도 성공한편에 속하겠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크네요.

  5. BlogIcon she-devil 2009.01.10 07: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사실 전혀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그다지 감흥이 없었던 ㅠ_ㅠ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는 영화였어요
    특히 곧 군입대를 할 조인성의 마지막 영화로는 아주 최악인듯한 느낌도 있어요 -_-)/

    • BlogIcon 주드 2009.01.12 1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이 작품 이후로 한동안 영화를 못할텐데, 본인도 스스로 이 영화를 보면 많이 아쉽지 않을까 하는. 전 이 영화 덕분에 유하 감독에 대한 믿음이 깨졌네요. 그런데 요즘 정말 볼만한 국내영화가 없네요. 경기가 어려워서 영화판도 꽁꽁 얼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