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청년의 직업은 밴드의 보컬이다. 그는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노래를 부르며 사는것이 꿈이지만 현실은 그를 아주머니들에게 노래강습을 하는 강사로 내몰고, 설상가상으로 한쪽 귀 마져 점점 기능을 상실해 간다. 좌절에 빠진 그는 무작정 일본 홋카이도의 몬베츠로 여행을 떠나고, 공항에 도착한 뒤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꽤나 평범하게 진행된다. 영화 속에서 한국 남자와 일본 여자는 서로 언어가 통하지 않음에도 서로 계속해서 얽히고 부딪히면서 서로의 상처를 조금씩 알아가고, 또 서로에게 위로가 된다.
개인적으론 이 영화 역시 '청춘'을 다룬 일반적인 영화들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낯선곳으로의 여행을 통해 얻게 되는 새로움 혹은 깨달음에 대한 표현은 꽤 좋다고 느꼈다. 무엇보다 겨울을 좋아하는 나에게 얼음과 눈으로 가득한 몬베츠의 풍경이 어찌나 멋지던지, 당장 영화속의 장면들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생겼달까.
아, 또 이 영화를 통해 겪은 신기한 경험은 많은 분량의 대사가 영어(?)로 진행되는데 자막이 없어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 서로 각자의 언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비몽'의 설정 보다는 둘 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를 통해 최소한의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도 서로 공감을 느끼는 '오이시맨'의 설정이 나에겐 더 멋지게 다가왔다.
덧. 이번 상영에는 '이케와키 치즈루'를 비롯한 출연진들의 무대인사가 있었다. 그녀는 이 영화 속에서도 그렇지만, 실제로 보니 굉장히 귀여운 느낌. 이민기는 그냥 마르고 키 큰 모델의 느낌이었고, 정유미는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예뻐서 조금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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