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 영화들을 좋아한다.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영화들도 많고, 아기자기한 느낌이며 화면들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살아있는 캐릭터들과 그들의 섬세한 감정묘사들이 대부분의 일본 영화들에서 찾을 수 있는 장점이다.
그런데 이런 장점들이 적용되지 않는 장르가 있으니 바로 '블록버스터'다. 지금까지 일본에서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보고서는 난 재미는 커녕 실망을 하지 않았던 적이 한번도 없었을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블레임:인류멸망2011'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영화였다. 평소에 좋아하던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와 이케와키 치즈루가 나온다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었던 나는 역시나 상영 내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식상한 소재를 평범하게 다뤘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풀어낼때의 핵심은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인데, 이 영화는 전혀 개연성도 없어 몰입이 되지 않는다. 그저 이런 시나리오로도 잘나가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거대 자본을 끌어들여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달까.
일본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그렇고 이쯤되면 무분별한 블록버스터 영화에 대한 환상은 깨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왜 잘하는걸 더 잘하려는 생각은 안하고, 되도않는 것들을 어설프게 모방하여 만들어내고 있는지.
덧1.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원래 일본에서 성인영화(핑크무비?)를 만들던 사람이라고 한다.
덧2.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그래도 난 '일본침몰'이 이 영화보다는 조금 나았던 것 같다.
'보고듣고 >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슬럼독 밀리어네어(2008) - ★★★ (8) | 2009.04.19 |
---|---|
그랜 토리노(2009) - ★★★★★ (8) | 2009.03.25 |
블레임:인류멸망2011 - ★★ (8) | 2009.02.27 |
키친(2009) - ★★ (2) | 2009.02.15 |
오이시맨(2009) - ★★★ (10) | 2009.02.11 |
워낭소리(2008) - 잔잔함속에 묻어나는 깊은 울림 (12) | 2009.01.31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저도 일본이 만든 블록버스터 영화들... 마음에 안들지만, 자기가 못하는 것에도 성공해보려는 시도 자체는 칭찬해주고 싶어요. 자기가 가진 강점을 한쪽 구석탱이 던져버리고, 새로운 강점을 찾아헤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물론 시도는 좋죠. 하지만 매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것이 큰 문제인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입장이 아닌 만드는 입장이 되면 잘못되고 있는 방향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걸까요.
일본 상업영화들은 너무 감동에 집착하는 것 같아요. 이 영화도 후반부에 단 레이가 의사들 모아놓고 고마웠다고 연설하는 장면에서는 어찌나 닭살스러웠는지 모릅니다;; 할리우드처럼 화끈하게 재미만 추구한다면 일본도 꽤나 그럴싸한 블록버스터영화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알면서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어요ㅋ
그나저나 엔딩에 대해서는 언급을 안 하셨군요ㅋㅋ 전 아마도 올해 최고(?)의 엔딩으로 뽑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하-_-;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할 기분이 안나서 말이죠. 예고편을 봤을때는 이번에는 좀 새로울지도..했었는데 예전의 블록버스터들 보다 더 나빠졌더라구요. 그리고 엔딩..하아..-_-;
일본의 영화는 규모가 작아야하고 소시민 적이어야 하고 최대한 개인의 이야기를 다뤄야해요.
그런건 참 잘만들거든요 일본이. 감정 묘사라던가.
어떻게 보면 참 영화 잘만드는 일본인데 블록버스터 보면 그런 마음이 싹 가셔요-_-;;; 그래도 세계 상위권의 경제 대국인데 왜 그럴까요.
그러게요. 일본 영화들 소재도 좋고, 발상도 독특하고, 연기들도 잘하는 편인데 그게 왜 블록버스터에만 적용이 안될까요. 저도 왜 그런지 궁금하네요.
현제 독감 바이러스는 백신을 투여하지 않으면 낳을 수 없는데 이러한 바이러스의 변이가 복잡해서 보건기구 who에서는 다음 해에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하여 전세계에 보급하여 나라별 회사별로 백신계발에 경쟁한다. 지금은 비록 위험성이 낮다하더라도 후에 더욱 더 복잡해져서 그 위험성은 커질 수 있다. 우리 나라도 최근 자체 백신 계발법을 계발하여 백신 수출국이 되었다. 결론은 이런 미래를 미리 영화로 꾸며보는 블레임... (국립중앙과학관 웹진 참조)
하지만 영화는 참 어설펐어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