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시절(2009) - ★★★

보고듣고/영화/드라마 2009. 10. 13. 00:51 Posted by 주드

원래 이 영화는 '청두, 사랑해' 라는 도시 홍보 프로젝트에 속한 단편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허진호 감독의 작품만 따로 떼어서 장편으로 개봉하게 된 것. 그러다보니 '청두' 라는 도시와 '단편' 이라는 점은 이 영화의 단점이자 장점으로 느껴졌다. 일단 '청두' 라는 도시를 소개하려는 목적이다 보니 그 도시를 상징하는것들을 너무 의도적으로 배치해 인위적인 느낌이 들었고, 단편으로 기획된 이야기를 장편으로 끌고 가려니 플롯이 조금 느슨하고 건조해진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모든걸 흥미롭게 만드는건 역시나 허진호 감독의 연출과 시선이다. 동하(정우성)와 메이(고원원)가 서로 다르게 기억하는 하나의 과거를 찾아가는 과정부터 이들이 오랜만에 다시 재회했을때의 설레임. 그리고 오해와 갈등, 그리고 해소의 순간까지. 씬 하나하나에 떨리는 감정들이 담겨져 고스란히 전달되어 왔다. 이에 청두의 여유로운 풍경들과 문화들이 합쳐져 굉장히 독특한 멜로물이 탄생했달까. 더불어 영화를 더욱 깊은 느낌으로 만들어준 음악들과 영화 속 이야기들에 잘 스며든 배우들의 연기도 참 좋았다.(정우성의 영어 연기는 좀 어색했지만..) 허진호 감독은 자신의 영화 속에서 배우들을 매번 어찌 이렇듯 멋지게 잘 담아내는지.

그러고보니 날씨도, 마음도, 영화도 어느새 가을이다.


덧1.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 마지막에 두보의 시가 나타난다. 영화를 본 후 그 시를 읽으니 더욱 감정이 증폭되는 느낌이었다.
덧2. 이 영화의 조감독이자 허진호 감독과 영화의 공동각본을 쓴 이한얼씨는 작가 이외수씨의 아들이란다. 괜시리 놀라웠던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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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배트맨 2009.10.13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놉시스를 봤을 때 메이의 캐릭터를 얼마든지 국내 여배우로 대체할 수 있었을텐데, 영화를 보기 전에는 연출 의도가 혹시 콩밭에 가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했었습니다. 원래 단편 옴니버스로 출발한 작품이라는 소식은 나중에 리뷰를 읽다가 알았네요.

    그런데 영화 참 좋더군요. 상영관에서 나설 때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
    (이외수씨 아들이 영화계에 뛰어들었나보군요. 처음 알았네요.)

    막장이라는 표현까지 나오지만 시청률 대박을 치는 TV의 드라마들을 볼 때, 이런 드라마 작품이 외면받는 것은 참 이해가 가지를 않습니다.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뭘까요? 상영관이 텅 텅 비어있더라고요. (역시 TV든 영화든 자극적인 요소들을 막 섞어줘야 돈을 버는.. -_-)

    • BlogIcon 주드 2009.10.20 09: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이런 영화들이 외면 당하는 상황들이 좀 많이 아쉬워요. 허진호 감독 영화는 '봄날은 간다' 이후 좀 주춤하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호우시절'을 보니 예전 감성을 조금씩 회복해 가는 것 같더군요. 앞으로도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참, 무엇보다 고원원과 정우성...비주얼만으로도 정말 눈을 뗄 수 없더라구요.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10.14 10: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준호(허진호로 정정) 감독은 최고배우만 쓰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정우성이라서 의외이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여배우들은 계속 최고만 쓰네요... 단편을 늘린거라는데 그 사이에 무얼 넣었는지 궁금해지네요.. 허감독 작품은 되도록 개봉날 볼려고 햇는데 ..... 놓쳤네요... 이달말안으론 봐야 겠습니당~

    • BlogIcon 주드 2009.10.20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호우시절 관련 인터뷰를 보니 허진호 감독이 전작에서도 계속 정우성을 캐스팅 하려고 했다더군요. 연기는 둘째치고 그가 가지고 있는 느낌을 굉장히 좋게 봤나봐요. 이번 영화를 봐도 이 배우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잘 끄집어낸 느낌이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