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2009) - ★★★

보고듣고/영화/드라마 2009. 12. 26. 10:21 Posted by 주드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좀 갸우뚱 했다. 내가 어렸을때 심취했던 명탐정 셜록 홈즈가 저런 느낌이었나? 하고는. 내 기억속의 홈즈는 흠 잡을때 없을만큼 젠틀한 영국 신사였기 때문이다. 굉장히 똑똑한건 물론이고 예리하고 철두철미한 사람. 그런데 영화 속 홈즈는 엄청난 괴짜였다. 굉장히 시니컬하고 독특한 행동들만 골라서하지만 누구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천재. 마치 미드 '하우스'의 닥터 하우스 박사의 탐정버전 같았다고나 할까.

일단 홈즈의 캐릭터에서 내 관점을 벗어나서 그런지, 영화는 그냥 전형적인 헐리웃 오락영화로 느껴졌다. 액션과 모험과 서스펜스가 뒤섞여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관객들을 몰아간다. 난 오히려 이런 매끄러움 때문에 이 영화의 재미가 반감된 느낌이다. '셜록 홈즈'만의 특징이 사라졌달까. 영화 속에서는 추리로 인한 두뇌게임 보다는 여느 영웅들처럼 몸으로 뛰며 부딪히는 캐릭터였으니.
또한 셜록 홈즈 시리즈의 강점은 하나둘씩 단서가 나타나고 마치 탐정이 된 듯 그걸 끼워맞춰보는 재미였는데, 영화속에서는 이 부분이 완전히 사라진 느낌이다. 전개가 빨라서 그런 생각을 할 여유도 없거니와 후반부에 셜록 홈즈가 범인들의 알리바이를 재현하며 하나하나 설명해 줄때는 뭔가 작위적인 느낌도 들었고. 아무래도 '셜록 홈즈' 라는 인물을 '가이 리치' 감독이 만들어낸다는 기대감이 나에겐 너무나 컸던듯.

하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의 열연은 정말 볼만했다. 거의 이 영화의 모든것은 이 둘의 활약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해도 될 정도. 덕분에 나도 즐겁게 볼 수 있었고 말이다.

엔딩에 2편의 등장을 너무 노골적으로 예고하던데, 글쎄...지금과 같은 느낌이라면 과연 속편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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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배트맨 2009.12.27 16: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가이 리치 감독답게 영화를 뽑아낸 것 같아서 만족스럽게 봤어요.
    더불어 속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T.T

    이웃 블로거분의 리뷰에서 읽었는데 미드 <하우스>도, 셜록 홈즈 원작에서 여러 모티브를 따왔다고 하더군요. 드라마에 나오는 그 주소까지도요. 미드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이런 재해석이 저는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흑~

    • BlogIcon 주드 2009.12.29 23: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 가이리치 감독 작품이라 더 기대가 컸던것 같은데 말이죠. 근데 정말 '하우스'가 셜록 홈즈에서 모티브를 따왔단 말입니까!!와..이거 정말 새롭고 놀라운 사실이군요. 영화 '셜록 홈즈' 속 홈즈를 보며 하우스를 떠올린 이 시점에는 더더욱요!

  2. BlogIcon clozer 2009.12.28 01: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이 영화와 전우치 중에 고민하다가 전우치를 봤는데
    (동행인의 취향을 따라..)
    뜬금없지만 전우치는 보셨나요? ^^

    • BlogIcon 주드 2009.12.29 23: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전우치는 아직 못봤습니다!최동훈 감독과 강동원이 기대되서 그 영화도 궁금하긴 해요~근데 주변에 이 영화 본 분들은 평가가 양쪽으로 갈리더라구요. clozer님은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12.28 0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맞아요. 캐릭터 조형을 거의 새로 하다시피 해서... 원작을 염두에 두고 보심 실망스러우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원작 그대로의 캐릭터 해석은 이미 넘 많아서 일부러 차별화하려고 애쓴 거 같기도 해 보였어요. 전 홈즈와 왓슨이 아웅다웅하는 게 재밌어서 꽤 즐거웠어요. 영화보다 오밀조밀한 드라마 보는 기분이었어요. 뭐, 이야기 허술해도, 추리물로선 부실해도요.

    • BlogIcon 주드 2009.12.29 23: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까스뗄로님 말처럼 저는 원작에 대한 기대와 추리물 이라는 장르에 기대를 해서 오히려 영화가 좀 실망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홈즈와 왓슨의 관계는 정말 즐겁긴 했어요~듣자하니 미국에서도 흥행이 잘 되어서 바로 2편 제작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