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글 : 사진으로 읽는 홍콩-마카오 여행기, 첫째날 / 사진으로 읽는 홍콩-마카오 여행기, 둘째날
역시나 오랜기간동안 꾸준히 이어서 쓰고 있는 홍콩-마카오 여행기 3편.
셋째날은 앞선 이틀과는 다르게 날씨가 아주 화창해서 새벽에 일어나 페리를 타고 마카오에 들어갔다. 홍콩에서 마카오까지는 페리로 한시간 가량 걸렸던 듯. 친구가 예약한 호텔이 마카오행 페리 터미널과 연결되는 곳이어서 굉장히 편리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들어선 마카오 페리 터미널과 터미널에서 나오자 마자 처음으로 봤던 마카오의 풍경, 그리고 이동을 위해 탔던 택시 안에서 마주친 우리나라 카지노 광고이다. 울 회사 근처에 있는 곳이라 뭔가 반가웠다는...
택시를 타고 도착한 이 곳은 '베네시안' 이라는 호텔이다. 호텔이긴 하지만 인테리어가 화려해서 볼거리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한 곳인데, 정말 들어서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경들의 연속이었다.
이 곳은 호텔 내부에 있는 쇼핑몰들이다. 천장도 그렇고, 건물도 그렇고, 중간에 강이 흐르는 것도 그렇고...실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신기한 풍경이 펼쳐졌다. 왕십리에 생긴 쇼핑몰이 이 호텔의 형식과 유사하게 구성되었다고 들은 듯. 게다가 또 넓기는 얼마나 넓은지. 까딱하면 길 잃기 딱 좋겠더라. 암튼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호텔에서 나올때에는 터미널까지 운행하는 셔틀이 있어서 그걸 타고 이동했다. 내려서 보니 선착장 옆쪽으로 미니어처 형태의 건물들을 만들어 놓은 관광지가 있길래 걸어서 들어가 봤다.
마카오에 와서 느낀것은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홍콩과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건물이나 거리나 하다못해 사람들의 분위기까지. 오랫동안 포르투갈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뭔가 아시아 속 작은 유럽의 느낌이었달까.
그런데 이 곳을 돌아다니며 난 굉장히 힘들었었다. 일단 비가 그치고 나니 햇빛이 얼마나 쨍쨍 내리쬐던지 걸어서 이동을 하기엔 숨이 막혀서 금새 지칠 정도였다. 게다가 아침도 못먹은 상태라 배도 고프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아흑. 그래서 우리는 버스를 타고 마카오의 번화가라고 하는 '세나도 광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마카오에서는 영어가 거의 통하질 않아 버스 요금 내는데에도 꽤나 애를 먹어야 했다.
세나도 광장에 드디어 도착. 역시나 입구부터 뭔가 홍콩과는 다른 느낌에 기대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기대에 앞서 이미 너무 배가 고픈 상태여서 밥집을 찾아 갔다. 그 와중에서도 미리 찾아두었던 맛집을 찾아갔다는.ㅋㅋ 다행이 쉽게 찾았지만 말이다.
이곳은 웡치케이(黃枝記 Wong Chi Kei) 라는 식당이다. 완탕면으로 유명한 곳. 사람이 워낙 많아서 우리는 다른 팀과 합석을 해서 먹었을 정도다. 나는 완탕면을 시켰고, 친구는 무슨 고기가 얹혀진 밥을 시켰는데, 두 메뉴 모두 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밥도 배부르게 먹었으니 이제 다시 마카오 구경. 그런데 이날은 햇빛이 너무나도 강하고 습도가 높아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날씨였다. 오죽하면 어제까지 홍콩에서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그리웠을 정도.
인적이 드문 골목들도 기웃거려 보고, 너무 덥다 보니 아이스크림을 사서 공원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그랬다. 여행객이라기 보다는 동네 마실나온 사람들 포스였달까.ㅋㅋ
수풀로 우거진 공원이 있길래 호기심에 들어가 봤는데 예상치않게 한글을 발견하고 놀랐다. 바로 김대건 신부의 동상과 함께 설명 내용들이 한글로 적혀 있었던것. 검색해보니 이곳은 '까모에스 공원' 이라는 듯.
여기저기 걷다보니 이렇게 천주교 교회 옆에 불당이 있는 곳도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고.
다시 세인트폴 성당 근처로 와서 이런 저런 각도로 찰칵찰칵~
날씨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체력이 바닥나서 잠시 디저트 가게로 왔다. 이곳도 여행 책자에 나와있던 나름 유명한 집. 사실 밥 먹고 들렀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했던 곳이었다. 이번에는 사람이 별로 없길래 들어가서 주문. 메뉴판을 보고 3가지 맛을 고르면 컵에 아이스크림을 넣어주는데, 한자를 모르는 우리에게는 그저 랜덤. 아이스크림은 소문대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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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마카오 풍경들. 사실 걸어다니다보니 지쳐서 본 것 만큼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하지만 마카오의 정취는 굉장히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들. 굉장히 이국적이다가도 또 굉장히 중국(혹은 아시아?)스러운 거리의 모습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꿈만 같네.
그렇게 하루종일 돌아다니다보니 어느덧 해도 지고 저녁시간이 다가와서 식당을 찾아갔다. 나름 마카오에서의 저녁은 좀 괜찮은걸 먹어보다는 생각으로 들어간 곳. 피자와 파스타를 파는 곳 이었는데, 정말 잊지 못할 맛이었다. 너무 맛있어서 바닥까지 긁어먹었던 추억이...맥주는 Sagres라고 포르투칼 맥주라는데, 역시 아주 맛있었다. 마침 한병 값으로 두병을 주는 행사를 해서 각각 두병씩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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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고 나와서 역시나 '야경!'을 외치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들. 하루종일 봐 왔던 거리 풍경인데도 밤에 보니 다시 새롭고 멋지고..또 곧 떠나야 할 공간이란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였던 마카오에서의 밤 이었다.
이날 거의 12시 다 되어 홍콩 숙소에 도착했는데, 하루종일 그렇게 돌아다녔음에도 뭔가 여행중이라는 사실에 대한 들뜸 때문인지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그래서 친구와 난 캔 맥주를 사와 마시려했으나, 이미 호텔 주변 모든 편의점과 가게가 문을 닫아버린 바람에 결국 그냥 참고 잠들어야 했다는 슬픈 이야기. 그리고 이에 대한 한풀이(?)는 다음날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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