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2010) - ★★★

보고듣고/영화/드라마 2010. 4. 4. 17:15 Posted by 주드

'반지의 제왕'을 기대한다면 실망할테고,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으로 한차례 실망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나름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 나는 이 영화를 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보게 되었는데, 러닝타임내내 완성도가 오르락 내리락 요동을 치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크게 나쁘진 않았던 영화.

이 영화는 그리스신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로 큰 줄거리는 신에게 도전을 하는 인간들을 벌하려는 제우스와 하데스, 그리고 그런 신들에 맞서 싸우는 제우스의 아들로 반신반인인 페르세우스의 대결을 그린다. 다소 단순한 스토리에 비해 '신' 이 등장하는 영화이니 시종일관 특수효과가 넘쳐나고, 전투씬도 많다 보니 스케일도 꽤 큰 편.

아쉬운건 특수효과의 퀄리티가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점과 이야기의 균형이 잘 맞지 않았다는 점. 그러니까 영화의 도입부와 중반부에 무게가 너무 강해서 후반부에서는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영화의 러닝타임으로 봤을때도 과연 이렇게 전반-중반부를 거대하게 끌고와서 결말을 어떻게 맺을지 궁금했었는데(그래서 난 2편을 예고하며 영화가 끝날 줄 알았다.), 결국 후반부엔 악당도 흐물흐물해지고, 모든 문제들도 저절로 해결되며 급작스런 평화가 찾아온달까. 편집에서 잘못된건지 어쩐건지 암튼 덕분에 영화가 너무 싱거워졌다. 결말에 대한 마무리만 잘 되었어도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이 크게 달라질 뻔 했는데.

그리고 왜 궂이 이 영화를 12세 관람가로 맞추어 만든건지도 의문.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뒤에 앉은 어린 친구들이 막 소리를 질러대서만이 아니라, 등급을 맞추느라고 영화가 애써 좀 유치하고 단순해진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건 배우들의 연기가 아니라 특수효과로 구현한 전갈(?)이었다. 처음엔 주인공 일행들과 적으로 만나서 싸우다가 나중엔 일행들의 교통수단으로 변신(!) 하는데, 사막을 건너는 장면에서 슬쩍 모래에 미끌어지며 휘청하던 장면이 너무 인상깊었다.ㅋㅋ

덧. 이 영화엔 영드 '스킨즈'의 토니 & 에피 남매가 각각 페르세우스와 함께 전투에 나서는 전사와 공주의 시녀로 등장한다. 둘다 대사도 그리 많지 않는 단역 수준이지만 역시나 비주얼 만큼은 주연들 보다 훨씬 뛰어나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