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에 만들어져 올해 3월 몇몇 독립상영관에서 소개 된 일본 영화 '어둠의 아이들'.

사실 내가 이 영화를 알게 된 것은 그 동안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친숙한 두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와 미야자키 아오이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서였다. 하지만 청춘물에 나올법한 배우들의 느낌과는 다르게 '태국의 아동 성매매와 소아성애자들'을 소재로 했다기에 막연히 조금 쎈 영화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나서는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잔인함과 어긋난 욕망이 꿈틀대는 화면들에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영화는 태국을 배경으로 부모들이 팔아넘겨 어린나이에 강제로 매춘을 해야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포주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자신의 성욕을 채우는데 이용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들을 취재하려는 기자와 그들을 저지하려는 태국 인권단체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아이들의 실상은 차마 두 눈을 뜨고 보기 힘들 정도다. 온갖 폭력과 폭행에 시달리다 병에 걸리면 쓰레기 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아이들. 게다가 부자집 아이의 생명을 살리려 장기 제공을 목적으로 멀쩡하게 살아있음에도 죽어나가는 가난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너무나 가감없이 담겨져 있다. 분명 픽션임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이야기는 군더더기 없이 충격적이고 사실적이다.

하지만 픽션으로서의 장점도 굉장히 잘 활용하고 있다. 후반부로 갈 수록 극적인 장치들이 하나 둘씩 터지면서, 이 영화 속에서 만큼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엄청난 일들에 조금씩 무뎌지고 있던 관객들에게 또 한번의 폭탄을 던진다. 결말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꽤 영리하고 효과적인 시나리오가 바탕이 된 작품이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명확한 결말이나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 어딘가에서도 단지 어른들의 필요에 의해 어른들의 감시를 받으며 이렇듯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줄 뿐이다. 때문에 이 불편한 사실들은 관객들을 분노하게 만들지만, 결국엔 부끄럽게 만들고만다. 영화 속 아이들의 깊고 슬픈 눈동자를 보고있자면 더더욱.

오랜만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영화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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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길고양이 2010.07.21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웅..픽션 영화..라는걸로 조금 안심하고 갑니다. 저는 심장이 약해서 그런지 애들 데리고 뭔가를 꾸미는 그런 영화는

    힘들어서 잘 못보겠더군요.. 옛날의 시티 오브 갓.. 같은 영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