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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3.20 파수꾼(2011) - ★★★★
  2. 2011.03.10 그동안 놀고 먹은 흔적 (6)


소문대로 정말 멋진 영화였다. 작은 오해와 갈등으로 비롯된 영화 속 비극적인 이야기는 누군가의 잊고 있던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다시 마음을 아프게 할 만큼의 힘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영화가 결말을 향해 갈 수록 극장안은 숨죽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과 나 처럼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고 멍하니 화면을 응시하는 사람들의 숨소리만 들려왔다.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이렇게 힘이 가득한 영화가 될 수 있었던건 연출의 힘이 컸다고 본다.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믿었던 존재들로부터 심각한 상처를 받은 후, 그리고 그 상처를 드러내는 과정으로 인해 상대방 역시 자신으로 하여금 본인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서로간에 틀어지는 감정의 선이 굵고 강렬하게 나타나는 작품이다.

영화는 3명의 아이들이 겪은 상황들을 주축으로 한 남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되짚어가는 형식이나, 당사자가 아닌 타인으로서는 그들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로 하여금 그들이 겪은 일들을 돌이켜보고 다시 생각하게 만들지만, 정작 사실에 다가서긴 힘들다. 아마 사실을 모두 알았다고 해도 과연 이해할 수 있었을까.

영화를 다 본 후, 내 마음이 그리도 쓰렸던 이유는 영화 속 아이들이 느꼈을 깊은 상실감이 그대로 나에게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소리없이 슬펐던 영화도, 마음 아팠던 영화도 오랜만이라 사실 좀 반갑기도 했다.


덧. 홍대 '상상마당' 상영관에 처음 가봤는데, 극장이나 상영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앞으로 종종 찾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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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놀고 먹은 흔적

기억하고/풍경 2011. 3. 10. 16:28 Posted by 주드

오랜만에 그동안 놀고 먹으며 아이폰으로 찍었던 사진들 대 방출. 찍어서 바로 올리는 트위터에 중독되어 한동안 블로그에 긴 글을 쓰는게 좀 부담스러웠는데, 역시나 그냥 이렇게 주절주절 수다떠는게 결국엔 내 취향인듯 해서 말이다.

이건 청주 내려갔을때 먹었던 '효성반점' 짬뽕. 여기 꽤 유명한 집이라고 해서 청주 내려간김에 먹어보려고 택시까지 타고 갔던 곳이다. 식당이 굉장히 컸는데도 번호표 받고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먹은 짬뽕. 하지만..내 입맛엔 영 애매했다. 굉장히 맵긴한데 시원하지 않고 텁텁한맛. 가게 찾느라 또 기다리느라 고생을 해서 기대했었는데 애석하게도 나한테는 별로였다. 함께 간 일행들도 나와 비슷한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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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짬뽕 먹고 산책겸 찾아간 청주 수암골. 지대가 좀 높아서 올라가면 청주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저것은 전설의(?) 팔봉빵집!! 김탁구 촬영을 이곳에서 했다고 한다. 드라마가 끝난 지금도 계속 영업중이다. 단팥빵 하나 사먹고 싶었으나 배가 불러서 포기.

이건 수암골 지도. 골목골목 집들마다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여기저기 구경하러 다니기 좋다. 중간에 공원도 있고 전망 좋은 카페도 있으나 동네 주민들은 좀 시끄러울듯.


이건 이태원의 어느 카페에서 먹고 감동받은 애플 민트 모히토. 이날 감기때문에 무척 아팠는데, 이 애플 민트 모히토 한잔 마시고는 놀랍게도 기운이 슬쩍 나서 말짱히 있다가 얼마 못있어 결국엔 집에 실려간 기억이 있다.


이건 신사동 가로수길에 생긴 아비꼬에서 먹은 돈가츠 카레. 가끔 가로수길 갈때마다 '밥'을 먹을 수 있는 가게가 마땅치 않아 난감했었기에 아비꼬의 등장은 아주 반가웠다. 참, 여기 가로수길 아비꼬는 원타임 송백경씨가 운영 한다는듯? 단기간에 지점이 많이 생긴듯 한데, 다행인건 맛은 거의 일정하다는거.


금수복국에서 나온 자매품 금수모주. 부산 여행 다녀온 지인이 선물로 사다줬다. 가게에서 저렇게 하나씩 포장해서 판다는 듯. 난 최근 몇년간 계속 전주에 내려가면서 항상 마시던 모주에 길들여져서 이 선물이 아주 반가웠는데, 막상 마셔보니 맛이 미묘하게 틀려서 좀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역시 모주는 전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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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이건 보기만 해도 침 넘어가는 무침만두. 반포역 근처에 있는 '애플 하우스' 라는 분식집인데, 이 무침만두가 끝내준다. 한접시 시켜서 먹고는 바로 추가 주문해서 먹었던 기억이. 무침만두가 너무 강렬해서 즉석떡볶이는 그저 그랬다.


이건 압구정 현대백화점 푸드코너에서 먹은 밀탑 팥빙수. 정말 단순하게도 얼음+팥+떡의 구성인데 맛은 결코 단순하지가 않은게 너무나 신기. 겨울에 먹으러 갔었는데, 춥건 덥건 밀탑 팥빙수는 빙수계의 지존이란 사실만 깨닫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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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것은 이태원 쟈코비 버거. 여기 언젠가 티비에서도 나왔다고 하던데..정말 양이 엄청나다. 게다가 안에 들어가는 토핑 하나하나를 따로 지정해야해서 주문할때 무척 당황했던 기억이. 즉석에서 만드느라 시간도 오래 걸렸는데, 나온 모습을 보고 또 한번 놀랐다. 물론 맛있었는데, 양이 정말 너무 많다. 이날 이거 먹고 하루종일 배불렀던 기억.


이건 대학로 요리카페 '방켓' 에서 먹은 베이컨 크림 스파게티. 스파게티가 먹고 싶다는 친구를 이곳에 데려 갔었는데, 그날 이후로 이 친구의 최고의 스파게티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 메뉴가 되었다. 분위기도, 맛도, 가격도 맘에 드는 곳.


사당역 부근에 새로 생긴 인도식 카레집. (이름이 정확히 기억 안남) 평소 카레도 좋아하고, 새로 생겼다기에 호기심도 생겨서 가봤는데, 꽤 맛있게 먹었었다. 후식도 제공해 줘서 느긋하게 먹고 놀다 왔었던 곳. 다시 가게 되면 가게 이름 확실히 알아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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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다가 우연히 가게를 발견해 사먹어본 아자부 붕어빵. 붕어빵 안에 소가 굉장히 다양한데, 내가 제일 맘에 들었던건 슈크림 붕어빵. 주문을 하면 보는데서 바로 구워준다. 일반 붕어빵 대비 가격은 좀 있지만 그만큼 맛도 있다는거.


이 사진은 신대방 '온누리에 돈가스' 에서 먹은 돈가스 곱배기. 양도 많고 맛있는데 가격은 5000원이 안됐었던 것 같다. 사실 여길 갔던 이유는 미치도록 맵기로 티비에도 여러번 나온 '디진다 돈가스'가 궁금해서 였는데, 도저히 그걸 시켜서 먹을 용기는 없고, 시식으로 한조각씩 준다길래 호기심에 갔었다. 그런데 그 호기심이 정말 원망스러웠을 정도. 아주 작은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지옥을 경험했다. 하루종일 매운맛이 안가셔서 힘들었던..


신대방역에 홍대 느낌의 가게가 있다길래 찾아간 '오야코야'. 정말 아담한 공간에 아기자기한 소품이 가득한 일본풍의 식당이 아주 의외의 위치에 있어서 놀랐었다. 난 문득 일드 '심야식당'이 생각나서 오야코동을 시켰는데, 꽤 맛있었다. 그 근처에 사는 지인에게 자랑했더니 이미 주민들한테는 유명한 곳이라고.


여기도 위에 소개한 '아비꼬'와 같이 한참 각 지역별 체인을 늘리고 있는 일본식 도시락 체인점 '벤또랑'. 일단 메뉴판이랑 똑같은 모양으로 나와서 좀 놀랐고, 반찬 하나하나가 맛있었다. 양도 꽤 많았는데 싹싹 비웠음. 나오는길에 이벤트를 하길래 참여했는데 1회 시식권 당첨! 하지만 날짜가 안맞아서 시식권은 못썼다.


이건 홍대에 있는 교자집 '고엔' 에서 먹은 '좋아요 세트'. 교자 한줄과 돼지고기 숙주볶음, 후리가케가 뿌려진 밥이 함께 나오는데, 이 조합이 참 환상적이다. 그리고 음식도 하나하나 맛있음. 홍대에서 밥 먹을일이 생기면 당분간 고엔으로 갈 듯.


이건 쿠킨 스테이크에서 먹은 '오늘의 스테이크'다. 닭 안심 구이와 찹스테이크가 함께 나오는 구성이었는데, 가격대비 맛과 양에 놀랐었다. 옛날 경양식집 같은 분위기가 조금 걸리지만 정말 배부르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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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시작과 끝이 짬뽕이 되는듯. 이 짬뽕은 충남 해미의 명물(?) 영성각의 짬뽕이 되겠다. 이 짬뽕은 완전 내 스타일! 일단 아주 맛있게 맵고, 해물과 고기가 한꺼번에 들어가다보니 시원하면서도 진한 느낌이다. 잘게 썰린 야채도 왠지 이 국물에 일조 했을듯한 느낌이. 탕수육도 옛날 어렸을때 먹던 그 맛이어서 놀랐다. 케첩이 들어가지 않은 약간 시큼하면서도 달달한 옛날식 탕수육 소스에 바삭한 고기가 참 맛있었다.


으흠. 그런데 다 쓰고나니 배고파졌다. 이런걸 가지고 자폭이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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