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열린책들 |
처음 책을 받고는 두께에 놀랐는데, 두세시간 읽다보니 책의 반 이상이 훌쩍 넘어가 또 다시 놀랐다. 역시 이 작가는 천성 이야기꾼이다. 책을 읽으면서 무슨 이야기가 이렇게 성기고 어설픈가 생각했었는데, 그럼에도 난 빠져들었던거다. 그가 상상하는 방대한 이야기들에 말이다. 이미 썩을대로 썩어버려 희망이 없는 지구를 탈출해 새로운 행성을 찾아간다는 이 책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성경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한다. 그뿐인가. 새로운 행성에 도착한 남자가 자신의 갈비뼈를 통해 새로운 여자를 만든다는건 노골적으로 '성경'의 패러디(?) 라 할만하다. 아, 물론 이 책에 대한 논점이 성경을 얼마나 활용했으냐는 아니다. 역시 이 책에서 내가 느낀것은 '변화의 필요성' 다. 이미 지금의 상황에 안주하고 만족하며 변화를 두려워해서야 더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인공 이브는 다들 말도 안된다며 손가락질하는 지구탈출(?) 프로젝트를 기어이 진행하고 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태우고 새로운곳을 향해 가는것이다. 충격적인건 이 새로움을 향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기존의 관습과 통제에 진저리가나 떠남을 결심한 사람들이 결국엔 필요에 의해 그 관습과 통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수백년이 지나 최종 목표로 한 행성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결국 새로운 환경은 인간이란 종을 조금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수단에 불가한 것이다. '인간'이 변하지 않는이상 그 어디로 도피를 하더라도 끝내는 같은 상황의 반복이 아닐런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마지막 문장 '영원히 탈출을 계속할 수는 없다' 라는 문구가 이 책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이젠 과거의 잘못들을 되풀이하지 말고 '변화' 해야 한다는것. 이것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렇게 '파피용' 이란 거대한 우주함선을 만들어 수천명의 사람들을 실어나르며 보여주려 했던것이 아닐런지. 아, 물론 이 모든것의 전제는 우리 모두가 아직 '인간'에 대한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
'보고듣고 > 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은... 여행 - 이상은 in Berlin (6) | 2008.08.06 |
---|---|
브로크백 마운틴 - 애니 프루 (0) | 2008.03.22 |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 미우라 시온 (0) | 2007.10.24 |
방과 후 - 히가시노 게이고 (0) | 2007.10.02 |
바리데기 - 황석영 (4) | 2007.09.08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