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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한국영화 흥행순위를 보는데 의외인것이 몇개 있었다. 첫번째는 '그놈 목소리'가 흥행 1위였다는것과 두번째는 1위의 흥행스코어가 325만 이라는거다. 천만관객 시대에 상반기 최고 흥행작이 325만이니 또 한국영화 위기네 스크린쿼터를 예전처럼 해야하네 하는 말들이 나오겠다. 그런데 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딱히 대박을 칠만한 영화가 없었던것도 사실이다. 요새 투자자가 없어서 영화를 못만든다던데 정말 그런가 보다.
(그런 의미에서 디워가 대박을;;)


사설이 또 길었는데, 그래서 상반기 1위라는 '그놈 목소리'를 봤다.
나는 자식은 커녕 조카한명 있는데도 영화 속 이야기에 쉽게 몰입이 되던데, 실제 아이가 있는 사람들은 정말 조마조마하며 영화를 봤을것 같다. 사실 영화에서 '유괴' 라는 하나의 사건만 가지고 2시간여동안 끌어가기엔 밋밋한 감이 없지 않은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이야기를 끝까지 잘 몰아가더라. 마지막에 실제 범인의 목소리와 몽타주가 나올때는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으니까.

'현상수배극' 이란 설정도 좋고, 마지막 실제 사건 자료를 써서 영화와 현실을 뒤섞은 시도도 좋은데 나는 그게 너무 확연하게 드러나니 사실 김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목적은 공소시효가 끝나버린 그 범인을 잡겠다는건가, 아니면 어딘가에서 잘먹고 잘살고 있을 범인에게 죄책감을 안겨주겠다는건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조심하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싶었던건가.

어찌됐건 흥미로운 영화이긴 했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뭔가 찜찜했지만, 재미있었다.
그리고 박진표 감독의 다음 영화가 기대된다. 지금까지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재 구성한 영화들을 만들어 왔으니 다음번에도 이런식의 영화가 아닐런지. 개인적으론 듀스의 '김성재' 가 죽은 사건이 영화로 재구성되어 만들어지길 기대 중이다. 하지원이 주연한 '진실 게임' 이란 영화가 있긴 했지만, 너무 약했음.


덧. 올해 초 이 영화가 개봉했을 쯤, 압구정 토끼굴에 갔었다. 영화의 실제사건 '이형호'군의 사체가 발견된 곳 말이다. 만약 당시에 내가 이 영화를 봤다면 그곳엔 못갔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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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걸...! 오랜만에 혼자 낄낄거리며 본 영화.
한국판 미스 리틀 선샤인 이라고 해도 될듯.

정윤철 감독은 '가족'이란 주제를 아주 잘 다루는구나. 전작 말아톤도 그랬고.

그런데 김혜수는 망가져도 김혜수네. 배우로서 오히려 컴플렉스 일듯.
유아인과 황보라는 처음 봤는데, 정말 귀여운 남매(영화속에서) 였음. 특히 황보라는 내가 아는 사람과 너무 닮아서 검색도 해봤다는..(결론은 노 -_-;) 그러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황보라가 유아인보다 세살이나 많네. 영화에선 동생으로 나오는데. 그리고 정유미는 왠지 느낌이 '가족의 탄생'과 비슷함. 이 여자는 목소리가 평범해서 더 기억에 남는 배우. 완소 박해일은 말할것도 없이 베스트고. 그러고보니 이 영화 캐스팅이 좋군.

휴일을 앞둔 비오는 밤, 요즘 한참 빠져있는 공포물을 볼까 하다가 우연찮게 본 영화였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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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고괴담 시리즈를 좋아하는 편이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서 사춘기 여자아이들간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여고' 라는 공간적 배경과 '공포' 라는 장르적 접근은 꽤 괜찮은 설정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1,2,3편을 다 챙겨봤는데, 생각해보니 이상하게 4편만 보질 않아서 이번기회에 찾아보게 되었다.

여고괴담4는 최근 대부분의 국내 공포영화들이 그렇듯이 그다지 좋은평가를 받지 못했던것 같다. 내가 보기에도 '공포'를 기대하고 이 영화를 봤다면 분명 실망했을거다. 하지만 '심리극'으로서 접근을 한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것 같다.

단짝 친구인 영언과 선민의 관계와 영언과 음악선생님과의 관계, 그리고 선민과 또 다른 친구 초아의 관계가 뒤섞여 기묘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는데, 분명 이야기의 구성이 정교하거나 세심하게 짜여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꽤 매력적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특히 일반적인 공포영화들처럼 귀신이 등장해 단순히 깜짝깜짝 놀래키는 정도의 구성에서 벗어나 주인공 영언이 시작부터 죽은 상태여서(즉, 영언은 시작부터 귀신의 상태다) 자신의 죽음을 파헤쳐 간다는 설정이 신선했다. 때문에 아예 '공포'라는 키워드를 빼고 '하드고어'적인 요소들을 더 강화시킨 심리물로 만들었다면 더 재미있었을것 같다.


덧1. 김옥빈이 이 영화로 데뷔한건 알았는데, 서지혜와 차예련도 나온다는건 처음 알았다. 정말 여고괴담 시리즈는 여배우들의 등용문이구나.

덧2. 개인적으로 여고괴담 시리즈들의 순위를 매기자면, 2편 - 4편 - 1편 - 3편 순서다.

덧3. 여고괴담 3편의 조안과 4편의 차예련이 나오는 공포영화 '므이'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나름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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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회사에서 단체관람으로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봤다. 지난 해리포터 3편을 안봐서 바로 이번 영화를 봐도 될까 싶었는데, 몇가지 설정이 생소하긴 해도 영화를 이해하는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 사실 전편을 봤다고 해도 몇년이 지났으므로 내용이 거의 기억 안날것 같기도 하고.

트랜스포머를 보면서도 느꼈지만, 해리포터를 보니 이제 영화속에서 불가능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러니 예전에야 특수효과가 얼마나 실감나느냐에 따라 영화를 평가했지만, 이젠 기술이 워낙 많이 발전해서 특수효과는 평가의 기준이 안될것 같다.(모든 블록버스터 영화가 기술은 당연히 좋을테니)
그러니 결국 흥행의 명암이 갈리는건 스토리가 얼마나 흥미롭고 그럴듯한지가 아닐까 싶다. (곧 개봉을 앞두는 '디워'도 이런 관점에서 상당히 기대된다.)

난 해리포터 1편을 보고 몇년만에 이번 4편을 보게 되는것이서, 역시 가장 놀라운건 주인공 해리의 변화된 모습이었다. 외모상으로도 그렇지만, 밝고 씩씩하고 희망찬 모습의 해리를 떠올리던 나에게 사춘기의 우울한 감성을 지니고 있는 해리는 너무나 의외였다. 솔직히 그래서 이 영화가 맘에 들었고 말이다.

다들 알다시피 해리포터는 '동화' 이고, 동화는 대부분이 해피엔딩 아닌가.  이번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도 결국엔 해피엔딩이 되긴 하지만, 그 과정을 만들어가는 주인공 해리가 매사에 밝고 긍정적인.. 그래서 지극히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닌 가족에 고민하고, 우정에 고민하고, 사랑에 고민하는 평범한 남자아이의 모습이어서 오히려 더 공감이 갔던것 같다.

참, 영화를 보면서 내가 나이들어 가고 있다는것을 심각하게 느꼈던것이 초챙과 해리의 키스씬을 보면서다. 모두가 없고 둘만 남겨진 순간. 짦은 정막과 수줍게 이어지는 말들에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왜 그리 흐뭇하던지. 어르신들이 어린친구들 흐뭇하게 바라보듯이 말이다.ㅋㅋ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처음엔 영화속에서 초챙의 캐릭터를 너무 쉽게 다룬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잠깐 등장해 해리와 좋아지다가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해리는 그녀를 외면하게 되고 초챙은 그 이후론 영화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 그런데 생각해보니 오히려 영화속의 묘사가 맞는것도 같다. 원래 첫사랑이 그렇지 않나. 미친듯 불타오르다가 사소한 일에 틀어지고 그때의 후회를 마음속에 오래 담아두고.

결론적으로 해리포터의 성장기...! 기대를 안해서 그랬는지 나는 참 재미있게 봤다. 개인적으론 트랜스포머보다 해리포터가 더 좋았던듯.


덧. 극장에서 놀랐던것이 5개인가..6개 관에서 해리포터를 상영하고, 나머지 관에서는 트랜스포머를 상영하더라. 나는 멀티플렉스가 좋은 이유가 상영관이 많아 그만큼 영화 선택의 폭이 넓어서라고 생각했는데,(물론 나는 잘 안가지만;) 이런식으로 몇몇 영화가 모두 점유를 해버리면 의미가 없는거 아닌가. 이번에 회사에서 영화 고를때도 원래 다른 영화를 보려고 했으나,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해리포터를 보게 된거다. 물론 나는 재미있게 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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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대로 영화 참 좋구나. 생각해보니 '색즉시공'의 감독과 두 배우가 다시 만나서 만든 작품이네. 개인적으론 색즉시공보다 이 영화가 한 서너배 정도 더 좋은것 같다.

무엇보다 캐스팅이 환상적이다. 양아치 역할에 임창정은 두말할 나위가 없고, 하지원은 강한 느낌을 가진(어떻게 보면 중성적인) 얼마 안되는 여배우라 한을 품은 복서 역할에 잘 어울리더라. 그리고 둘 외에도 포스터 구석에 등장하는 저 아이들 말이다. 어찌나 귀엽고 이쁘던지. 이 포스터를 고른 이유도 저 아이들의 모습이 포스터속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 영화 포스터는 '지구를 지켜라' 이후 최악의 포스터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작년 말에 극장앞에서 내가 이 영화 대신 '복면달호'를 선택한 이유도 포스터의 영향이 크다. 장난스런 느낌만 있고 따뜻한 느낌이 전혀 없지 않은가. 게다가 두 배우와 감독의 전적(?)이 있기 때문에 나처럼 영화를 보기전에 으레 가볍다 못해 유치한 코메디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을텐데 말이다. 정말이지 영화를 보기 전, 포스터만 보고서는 내가 이 영화를 보다가 울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단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뻔한 캐릭터를 가지고 뻔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나에게 감동을 안겨준 신기한 영화로 기억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