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구구', 이누도 잇신 감독과 함께 부산에 등장한 우에노 쥬리. 그나저나 의상을 보니 그녀의 코디는 아직 안짤린듯?-_-; 점점 나아지고 있는것 같긴 하지만... 특히 마지막 기자회견장 사진들에서는 루카의 느낌이 물씬!
(사진 출처는 사진에 나타난 그대로, 출처가 없는 사진들은 DC일드갤 펌. 사진은 계속 추가 예정)
아래는 개막식 동영상
한국말로 인사하는 우에노 쥬리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 기자회견
APAN에 참여한 우에노 쥬리
'이주연의 영화음악'에 나온 이누도 잇신 감독, 우에노 쥬리 인터뷰.
국내 라디오 방송에서 우에노 쥬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줄이야!
영화 '무지개 여신'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되었고, 드라마 '라스트 프렌즈'를 보고 놀라운 배우라 생각했으며,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면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배우라고 생각했다. 매번 독특한 캐릭터를 새롭게 연기하면서 맡은 캐릭터에 무서울 정도로 빠져드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다. 처음 봤을때는 평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보면 볼수록 특별한 느낌이 묻어난다. 배우로서의 신념이나 주관이 뚜렷해 보인다. 주로 밝은 캐릭터들을 연기 했지만, 오히려 나에겐 어두운면이 더욱 부각되어 느껴지는 배우다. 아, 그리고 목소리와 말투가 좋다. 확실히 요즘 난 이 배우에게 많이 빠져 있는듯. 소문에 의하면 이제 곧 찍을 영화의 로케 장소가 한국 이라던데..정말 온다면 무지개여신 DVD에 싸인받으러 갈지도? 하핫.
'자료실' 카테고리에 이어 '장면' 카테고리를 하나 더 신설했다. 포스팅은 뜸하게 하면서 자꾸 분류만 늘리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세분화를 시키는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일단은 저질렀음.
이 카테고리는 이름 그대로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담아두려는 의도다. 즉, 내가 좋아하는 혹은 특별한 영화 속 장면들을 모아두려고 한다. 사실 이런 생각은 예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지난 주말에 다시 본 '스윙걸즈'다.
2004년 개봉당시 이 영화를 본 후, 그저 '유쾌한 영화구나' 하고 말았었는데 시간이 지난고 다시 보니 놀라운 아이디어와 섬세한 묘사들이 가득한 너무나 근사한 영화였던 것이다. 분명 당시에도 이 영화를 보면서 감탄을 했던 것 같은데...아마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기억도 어딘가로 흘러갔었나 보다.
자, 그럼 이제부터 나를 신나게 한 스윙걸즈의 명장면들 시작!
1. 악기를 좋아하게 된 소녀들
어린시절에 굉장히 좋아하던 무언가를 어쩔 수 없이 뺏겨 본 경험이 있다면, 아마 이 장면을 보고 크게 공감을 했을 것이다. 장면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하자면, 방학 보충수업을 빠지려고 학교 합주부에 들어가 억지로 악기를 연습하던 문제의(?) 아이들이 점점 악기의 매력에 빠져들 때 쯤 집단 배탈로 자리를 비웠던 학교 합주부원들이 돌아오자, 그들에게 악기를 넘기고 나오면서 서럽고 아쉬운 마음에 펑펑 우는 장면.
기껏 재미를 붙였는데 주인들이 돌아왔으니 악기를 넘기긴 해야하고, 그렇다고 계속 연주를 하게 해달라고 말하기엔 자존심이 상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씩씩하게 악기를 넘기고 걸어나와 서로 짠것 처럼 동시에 울음을 터뜨리는 이 장면이 난 너무나 공감되서 크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언젠가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2. 최강 멧돼지 씬
음악에 빠진 아이들은 스스로 빅밴드를 결성하기로 하고, 악기 구입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 마트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짤린 이들은 송이를 따다가 팔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거란 이야기를 듣고 송이를 따러 갔다가 멧돼지의 습격을 받는다. 이 심각한 상황을 단번에 웃기고 즐거운 추억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 버리는 마술같은 장면.
워낙 유명한 장면이지만, 다시봐도 이 장면 정말 최고다. 상황도 재밋지만 편집도 예술이고, 음악 선택도 어쩜 그리 잘했는지. 이 장면을 보면서는 정말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재능에 감탄하면서, 한편으론 부러웠다.
3. 재즈에 빠진 아이들
악기를 다루는것을 넘어 '재즈' 자체를 즐기게 되는 아이들. 신호등에서 나는 소리에서 우연히 '재즈'를 발견 한 이후, 모든 상황을 '재즈'와 연결시키며 신나게 즐기는 모습들이 정말 순수하고 신나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재즈를 이해하는것도, 악기를 다루는 것도 제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하던 순간에서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정말
적절한 장면이다. 이 장면 하나로 그들이 정말 순수하게 음악을 느끼고 즐긴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므로.
4. 그들의 첫 무대, 엔딩
우여곡절 끝에 공연장에 도착해 마지막 순서로 연주를 하게된 그들. 따분한 클래식 음악으로 가득했던 공연장에 그들이 연주하는 신나는 재즈가 울려퍼지자, 어느새 관객들의 어깨가 들썩들썩. 멀리서 관람을 하는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연주를 즐기게 된다.
나에겐 이 장면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굉장히 컸다. 물론 그들이 무대에 서기 까지의 과정을 계속 지켜봐서 그랬겠지만, 그와 더불어 어느덧 그들처럼 '재즈'를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 연주씬은 실제로 배우들이 직접 연주를 했다고 하는데, 촬영하는 동안 관객으로 나오는 보조출연자들이 굉장히 오랜시간동안 기다리는 바람에 그들에게 미안해진 출연진들이 촬영이 끝난 후, 그동안 연습했던 곡들을 직접 연주하여 미니콘서트를 열었다고 한다. 영화 만큼이나 촬영장 분위기도 굉장히 즐겁고 재미있었겠다.
스윙걸즈. 나에겐 여러가지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그리고 기억해 두어야 할 신나는 영화다.
덧. 처음 이 영화를 봤을때는 몰랐으나, 확실히 인식을 하고 보니 그제서야 '우에노 쥬리'가 보이더라. 노다메 칸타빌레 + 무지개 여신 + 라스트 프렌즈에 이번에 다시 본 스윙걸즈 까지. 매번 다른 캐릭터를, 매번 이렇게 놀랍도록 연기하다니. 나로서는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배우다.
한동안 나로 하여금 마음 졸여가며 일주일을 기다리게 하던 일드 '라스트 프렌즈'가 드디어 끝났다. 마직막회가 방영되기 전 기사들을 보면 결론에 충격적인 무언가가 있을것이란 말들이 많아서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를 했었는데, 표면적으로는 굉장히 평범한 엔딩이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건 '평범함'을 가장한 '도발'이었다. '드라마' 라는 장르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또 무의식속에서 어떠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라스트 프렌즈'의 결말은 충격적이고 혼란을 일으킬만 하다.
[여기서 부터는 스포일러가 가득]
드라마 '라스트 프렌즈'는 각각 말 못할 상처를 지닌 젊은이들이 '쉐어하우스' 라는 공동의 공간에서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다. 고등학교때부터 친했던 친구 '미치루'를 사랑하지만 결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루카(우에노 쥬리). 늘 루카의 사랑을 받고 있었음에도 그걸 깨닫지 못하고, 사랑을 핑계로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친구를 벗어나지 못하는 미치루(나가사와 마사미). 어릴적 누나에게 받은 성적학대로 인해 여자를 두려워 하게 되지만 왠지 루카에게 만큼은 두려움 보다는 연민과 사랑을 느끼게 되는 타케루(에이타).
하지만 강렬했던 1회와는 달리 2회부터 11회까지는 계속되는 지루한 반복의 연속이었다. 달아나고, 함께하다, 다시 달아나고, 또 함께하고, 그리고 다시 또...그러다보니 결말 역시 이 두개 중 하나였다. 달아나던가, 함께하던가.
드라마를 보는 내내 느꼈지만, 아무래도 '라스트 프렌즈'의 작가는 모두를 착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것 같다. 하다못해 미치루에게 지독한 집착증에 폭력을 휘두르는 소스케라는 캐릭터 마져 그가 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드라마는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마지막까지 그를 진정 사랑에 목숨을 건 로맨티스트로 둔갑을 시키니 말이다.
그러니 이 드라마의 결론도 역시 표면적으론 착할 수 밖에 없다. 미치루를 사랑하는 루카, 루카를 사랑하는 타케루, 이 두사람과 우정과 사랑 사이를 애매하게 드나드는 미치루. 게다가 미치루와 소스케 사이에 생긴 아이까지. 이들은 드라마의 엔딩 부분에 나오는 대사처럼 가족, 친구, 부부, 연인..그 중 하나인것 같으면서 그 중 어떤 사이도 아닌 상태로 단지 '함께' 하기만을 바라는 거다. 그것 만으로도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며.
다시 만난 그들이 함께 행복해하며 엔딩을 맺었지만, 나는 과연 이 엔딩이 해피엔딩일까 싶다. 왠지 이들의 묘한 조합은 마치 다리 한쪽이 약간 짧은 의자처럼 금방이라도 쓰러질것만 같아 불안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무리 우정과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지만, 결국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니까.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면 사랑은 모두에게 독이 될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결론은 사실 나에겐 좀 놀라웠다. 어찌됐던간에 루카-미치루-타케루와 아이까지 함께 산다는것은 기존의 가족질서에서 벗어나는 대안 가족의 탄생이기 때문이다. 이 글 초반에 언급했듯이 드라마가 사람들에게 끼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또한 이 드라마의 시청률이 어느 드라마보다 높았던 점을 생각하면 이런식의 결론은 정말 파격적인 선택이었던것 같다.
때문에 '라스트 프렌즈'는 마지막까지 나에게 묘한 파장을 남겼다. 그들이 만들어갈 '가족'이 완벽한 조합은 아니듯이, 이 드라마 역시 여러가지 면에서 완벽하진 못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불완전함 마져 감싸안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쯤 이런 드라마가 나올런지. 설사 만들어 진다고 해도 캐스팅도 쉽지 않을텐고, 시청률도 별로 안나올것 같으며, 이런식의 결론도 나올 수 없겠지만 말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보면 자꾸 일본이 부러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