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를 아주 막막하고 힘빠지게 하는 영화를 만났다. 영화가 후져서 그런게 아니라, 반대로 너무 좋아서 말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이 욕으로 이루어진 대사들도, 너무나 불편했던 무자비한 폭력과 학대 장면들도, 희망이란 찾아볼수도 없고 어울리지도 않는 그들의 상황들도, 예상은 했지만 제발 아니길 바랬던 이 영화의 결말을 보고나서도 답답하고 안쓰러운 마음과는 달리 마음 한켠에서는 좋은 영화를 만났을때 느껴지는 설렘과 흥분으로 가득했다.

이 영화가 관객에게 던지는 화두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주인공 남자가 행하는 무자비한 폭력과 행동들, 그리고 그를 그렇게 만들어버린 상황들은 관객들에게 그를 이해시키려 한다기 보다는 그냥 툭 던저놓아 버린다. 그렇기에 굉장히 불친절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 그가 오래된 폭력과 가부장적 권위의식의 피해자이며 그의 행동들이 그것에 대한 증오로부터 비롯됐다는걸 알게 된 이후에는 마치 복수의 대상을 잃어버린 검객마냥 굉장히 공허하고 허탈해졌다. 그에 더해 사건의 해소가 아닌 반복을 암시하는 이 영화의 결말에는 섬뜩한 느낌마져 들었다.

이 영화로 인해 그 동안 '배우' 라고만 생각했던 양익준은 이제 나에게 독특한 느낌의 배우이자, 실력있는 감독이자, 무엇보다 부러울만큼 멋진 시나리오 작가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 보여지는 정서나 몇몇 장면들은 왠지 감독의 경험에서 파생된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훌륭하다.

분명 영화 '똥파리'는 누군가에겐 굉장히 불편하게, 또 어느 누군가에겐 굉장히 아프게 다가올법한 영화이지만 그걸 감수해도 좋을 만큼 아주 멋진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상처를 도려내는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야만 그걸 온전히 치료할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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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널라와 2009.04.30 17: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독의 경험에서 파생된 듯한 그런 장면은 필요한 거라고 생각한거야? 아니면 불필요한거라고 생각한거야?

    • BlogIcon 주드 2009.05.01 0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필요, 불필요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영화를 보다보면 뭔가 경험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지거든. 대부분 글을 쓰다보면 자신의 경험들이 은연중에 녹아들면서 자칫하면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되어버리는데, 양익준 감독은 그걸 적당히 참 잘 풀어냈어. 근데 너 왜 전화 안받는거냐!

  2. BlogIcon 1004ant 2009.05.01 08: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포장마차 단속하는 장면 이어지는 부분이 인상깊더군요. 한연희도 인상깊었고요.. 6^^

    • BlogIcon 주드 2009.05.04 11: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한연희는 누군가요? 영화속 캐릭터였던가..가물가물 하네요.
      마지막씬은 정말 좋았어요. 끝까지 강하게 한방 날리더라구요.

    • BlogIcon 1004ant 2009.05.04 21: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남녀가 포장마차에서 처음으로 통성명하는 장면에서 나옵니다.. 여주인공 극중이름이 '한연희'였었죠.

    • BlogIcon 주드 2009.05.05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하. 기억납니다. 한연희, 두연희, 세연희...ㅋㅋㅋ
      제 머리 속에서는 캐릭터 이름보다 그냥 '여고생'으로 기억되어 있어서 말이죠.^^

  3. BlogIcon mepay 2009.05.01 14: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른 블로그에서 이 영화 내용을 접하고,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봐야지 했는데.. 지방이라 그런지 상영관 찾기가 어렵더군요. 딱히 시간내서 볼 여유도 없고.. 나중에 dvd 나오면 그때 감상해봐야겠어요.

    • BlogIcon 주드 2009.05.04 11: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서울 살아서 좋은것 중 하나가 문화생활 다양하게 할 수 있는거죠.^^ 아마 이 영화는 여러가지로 잘 되서 디비디도 나올 것 같습니다. 저도 다시한번 보고 싶은 영화에요.

  4. BlogIcon 슈리 2009.07.02 18: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고나서 왠지 비열한 거리가 생각나더라구요. 확실히 저예산영화(?)랄까, 이런 영화는 주제나 연기톤이 더 자유로울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 BlogIcon 주드 2009.07.04 10: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는 '비열한 거리' 보다는 이 영화가 훨씬 나은것 같아요. 폼 잡지 않고 처절한 모습 그대로를 잘 살린것 같아서요. 감독이나 배우, 이야기들은 비주류에 속할지 모르겠지만 영화 자체는 어떤 상업영화들과 비교해도 뛰어났던것 같습니다. :D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항하여 투쟁하는 서해안 어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무모한 간척사업으로 인해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는 갯벌에서 죽어가는 생물들과 그런 갯벌과 바다를 지키기 위해 힘겨운 투쟁을 벌이는 어촌 사람들의 이야기를 때론 격정적으로 또 때론 잔잔하게 담은 영화다. 일단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당한 일들을 카메라에 담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다는 목적 자체로는 합격점을 주고 싶은 영화.

하지만 그러한 기대가 있었기에 좀 아쉬운점도 있었다. 일단 이야기가 굉장히 산만하달까. 표면적으론 삶의 터전을 빼앗긴것에 대해 투쟁하는 어민들을 다루고 있지만,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내용은 그 투쟁을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입장차이와 견해차이로 인한 내부적인 갈등이다. 물론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항상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가질수는 없고, 그러기에 그 집단안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좀 더 하나의 주제에 촛점을 맞춰 영화를 제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리고 이런 산만한 구성 때문에 결론 부분에 등장하는 어떠한 사건이 조금 가볍게 다뤄진것 같아 그 점도 좀 아쉬웠다.

그런데 난 '워낭소리' 이후 그래도 독립 다큐영화에 대한 관심이 조금은 늘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번에 보니 오히려 그 반대인것 같더라. 주말 오후였는데도 상영관엔 정말 딱 나 혼자였다. 설상가상으로 관객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는지 상영시간이 넘었는데도 입장을 시킬 생각을 안했고, 극장에 들어간 후에도 한참 동안 영화를 안틀어줘서 결국 극장 직원을 찾아서 영화 좀 보게 해 달라고 말했을 정도. 뭐 결론적으론 그 넓은 극장안에서 혼자 편하게 영화 잘 봤지만 관객들도, 극장도 이런 작은 영화들을 소홀히 생각하는것 같아 마음이 좀 안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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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이러브앨리스 2009.04.27 0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드님^^ 잘지내셨어요??
    오랜만이죠? ㅎ
    다시한번 글을 읽고 느끼는 거지만,,, 정말 글을 잘~ 쓰세요,,,
    내용전달도 명확하고,,,부러워요,,,ㅎ
    한동안 봄이라서 그런가 자꾸 게을려지는 절 반성하고 돌아왔어요,,,
    자주 올께요!!

    • BlogIcon 주드 2009.04.27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앨리스님! 오랜만입니다. 최근에 괜히 정신이 없어서 영화도 거의 못보고 포스팅도 자주 못했네요. 그런데 이렇게 칭찬을 해주시니 제가 몸둘바를..^^; 저도 이제 오프라인/온라인 모두 좀 부지런해져야 겠어요!

  2. BlogIcon 1004ant 2009.04.27 2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극장 체인이 어딘지... 도저히 상상도 못할 경험을 하셨군요... 영사기 기사님이 착각한거 같네요.. 사람이 없어서 휴식시간이라고.. 6^^

    • BlogIcon 주드 2009.04.28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극장이 어디인지는 태그에 있습니다.ㅋㅋ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이라 그럴수도 있겠거니 하고 좋게 넘겼네요. 혼자봐서 편하기도 했고, 영화도 좋았구요.

  3. BlogIcon 까스뗄로 2009.04.28 1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걱, 극장 안에 주드님 혼자만이셨던 거에요...? 아무리 소리소문 없이 나왔다지만 좀 심하네요...

    • BlogIcon 주드 2009.04.30 14: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극장안에 혼자 있으니 마치 '13일의 금요일'에 나오는 제이슨이나 '스크림'에 나오는 살인마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ㅋㅋ 영화는 잔잔한 다큐였는데 덕분에 저는 좀 으스스했더랬죠. 하핫.

  4. BlogIcon flower delivery 2010.10.15 23: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뜻깊은 영화군여



요새 독립다큐영화 '워낭소리'의 흥행이 잘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소문을 통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극장에 가보니 더욱 실감났다. 그 동안 독립영화 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다양한 영화를 봐 왔지만, 이렇게 많은 관객이 상영관을 채운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영화 시작된 후, 초반엔 조금 불편했다. 그 작은 극장 안에서 영화의 도입부에 나오는 몇몇 장면에도 사람들의 감탄사나 웃음 소리가 어찌나 크게 울리던지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르고 중반부가 되어서는 모두가 자연스럽게 숨을 죽이고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고, 후반부에 들어서는 여기저기서 눈물을 삼키는 소리들로 상영관이 가득 채워 졌다.


30년을 함께 일하면서 희노애락을 함께한 한 마리의 소와 노부부의 일상을 담은 이 다큐는 꾸미지 않고 자연스러운 사람과 사람, 또는 사람과 동물 사이의 교감을 그리며 큰 감동을 전해 준다. 또한 인간이며 동물이며 생명을 너무나 가볍게 치부해버리는 요즘 시대의 모습에 비해 이 영화는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건함을 일깨워주는 영화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수십년을 때론 동료로서 때론 친구로서 함께 일하고, 함께 늙어가는 소와 노인의 모습은 인간과 동물이 아닌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 그 자체로서 다가오며, 때문에 예정된 결말이 다가올수록 그 끝이 바꿀수도 피할수도 없는 현실인걸 알기에 관객들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

예전에 다큐멘터리 영화 '송환'을 보고서도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몇 년간의 취재 기간과 촬영을 거쳐 힘겹게 탄생하는 다큐멘터리들을 사람들은 그 가치에 비해 너무 가볍게 치부해버리고 있지 않은가..하는 생각이다. '워낭소리'의 경우도 처음 TV다큐멘터리로 시작했으나 제작비 문제로 우여곡절끝에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로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이런 작품들을 성원하고 지지해 주는것이 관객들의 몫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이 영화 흥행이 잘 되고 있다고하니 다행이지만, 개인적으론 그 돌풍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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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白虎 2009.02.01 00: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이전에 <작은 목소리>라는 작품을 보고 이런 제작물들의 가치를 느끼게 되었죠. 대형 영화로는 절대 줄 수 없는 감동이니까요.
    예고 동영상을 보고 참 보고 싶던 영화였는데 여지껏 못보고있네요.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그래도 몇개 안되는 상영관에서 시작해서 인기를 끌고, 상영관 확대하는걸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 좋아지네요.

    • BlogIcon 주드 2009.02.02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시 변영주 감독님의 '낮은 목소리' 아닌가요? 확실히 다큐멘터리 작품들은 공을 많이 들여야 하는 것 같아요. 어떤 확신이나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작업이랄까요.

      그런데 오늘 기사들을 보니 '워낭소리'가 페이크다큐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저도 몇몇 장면들을 보면서는 지나치게 잘빠졌다는 생각을 했긴 했는데..암튼 진실은 저 넘어에 있겠죠. 영화 자체는 참 좋았는데 말이에요.

  2. BlogIcon 아이러브앨리스 2009.02.02 02: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두 보고싶어요,,,하지만 이런 독립영화는 서울에 가야해서,,,
    하지만 주드님글을 읽고보니,,,시간내서 가야겠어요,,,
    이번 주말에,,,
    잘읽고가요~

    • BlogIcon 주드 2009.02.02 1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 앨리스님 지방 사시는군요? 확실히 지방에는 이런 영화들을 접하기가 힘들죠..서울에 사는거 별로인데 다양한 문화생활 접할 수 있는거 하나는 참 좋아요.
      앨리스님도 이 영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D

  3. BlogIcon 白虎 2009.02.02 2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낮은목소리 ㅎㅎ
    아 정말이지 전 인간미가 넘치는군요(;;)

  4. brownlily 2009.02.04 13: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고편만 보고도 눈물을 흘렸다는... ㅡㅡ;
    봐야지 하면서 못보고 있었는데 이번 주 토요일에 갈려구요.
    인기 좋아 그 때까지 하겠죠?!

    • BlogIcon 주드 2009.02.05 1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예고편에 눈물을;;
      예상외로 인기가 너무 많아서 아마 장기상영 들어갈것 같더군요. 저는 영화 보기전에 슬프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각오하고 갔는데, 그래서인지 많이 울진 않았고 클라이막스에 그냥 뚝- 하고 눈물이 떨어지더라구요. 암튼 영화 좋아요. 맘에 드실거에요. :D

  5. BlogIcon 톱텐닷미 2009.02.10 2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주에는 보러 가려구요~ 주드님이 좋다고 하시니까 기대해도 되겠죠?
    기대되요. 아..요즘 보고 싶은 영화가 쌓였다는..^^
    아, 저요 티스토리 블로그 개설했어요~^^

    • BlogIcon 주드 2009.02.11 11: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 외에도 많은 분들이 좋게 보셨다고 하니까 아마 톱텐닷미님 마음에도 들지 않을까 싶네요. 하지만 너무 기대하시면 실망하실지도 모르니까 기대는 적당히..:D

      그리고 티스토리 입성을 환영합니다! 종종 놀러갈게요~!

  6. BlogIcon 톱텐닷미 2009.03.06 2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지금 보러가요~^^

    • BlogIcon 주드 2009.03.09 09: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영화는 잘 보고 오셨는지 모르겠네요. :D
      그런데 '워낭소리'의 인기가 정말 식을 줄 모르네요. 왠만한 상업영화들 보다 훨씬 오래가네요.



2009년 들어 처음으로 극장에 가서 본 영화는 김종관 감독의 단편 모음 '연인들' 이다. 김종관 감독의 감성이야 여기저기서 익히 들어왔고 또 작품을 통해 봐 와서 알고 있었는데, 그런 그의 작품들 11편을 모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기에 놓치고 싶지 않았다.

11편의 단편들은 각각 최대 10분을 넘지 않는데, 짧은 길이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 보다는 항상 어느 정도의 아찔함에서 결말이 나 그 이후를 궁금하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김종관 감독을 처음 알게 한 '폴라로이드 작동법' 이라는 작품을 필두로 대부분의 작품들이 그러했다.

게다가 영화들이 전반적으로 '대사' 보다는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느낌으로 전개되는 방식이어서 배우들이 연기하기 굉장히 힘들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면에서 처음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봤을 때도 느꼈지만, '정유미'의 연기가 참 좋았고, 또 김종관 감독의 여러 단편에 출연한 '양익준' 이란 배우의 연기도 너무 좋더라.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짧은 순간에 다양한 감정들을 보여주는 조금은 중의적인 이미지들이 참 멋지게 느껴졌다. 특히 영상이 좋다고 느낀 작품들이 있어서 크레딧을 유심이 봤는데, 감독이 직접 촬영을 한 작품도 꽤 많더라.

그동안 여러 영화제에서 국내 단편 영화들을 보며 장편 데뷔를 빨리 했으면 하고 바랬던 감독이 나홍진 감독과 김종관 감독 이었다. 나홍진 감독이야 '추격자'로 엄청난 데뷔를 했으니, 이제 김종관 감독의 장편을 기다리면 될 듯. 무엇보다 '연인들'을 보니 그의 장편 영화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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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1004ant 2009.01.04 10: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번에 보니 정유미는 돼지잡는 영화 포스터 촬영하더라고요. 그들 각자의 영화관보고나서 느낀 점인데.. 저한테 단편영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을수 있겠다는 점이더라고요~ 나감독은 살인자란 영화 준비하고 있다는데.. 어째 으시시합니다. 멜로영화 좀 만들지~

    • BlogIcon 주드 2009.01.06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돼지잡는 영화라고 하셔서 뭔가 했습니다. 엄태웅과 나오는 그 작품 말씀하시는가 보네요. :)
      단편영화가 대중적이진 않지만 장편에서는 볼 수 없는 느낌이 또 있거든요. 저는 그런것 때문에 단편들을 챙겨보는 편이구요. 나홍진 감독의 멜로라..상상이 안갑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스릴러 잘 만든 감독인데 이 장르 좀 더 해야죠.

  2. BlogIcon 인생의별 2009.01.04 2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소문으로만 듣던 김종관 감독의 단편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ㅋ 다들 너무 좋더라고요. 아무튼 저도 장편 기대됩니다. 그리고 양익준은 알고 보니 독립영화계에서 꽤 유명한 배우더라고요.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본 <똥파리> 때문에 감독인 줄 알았는데 말이죠;

    • BlogIcon 주드 2009.01.06 1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양익준씨 이름이 왠지 낯설지 않다 했는데, 검색해 보니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많이 봐 왔던 배우더군요. 이번에 보니 연기가 참 좋더라구요. 저도 김종관 감독의 장편을 어서 만나볼 수 있었음 좋겠어요. 단편에서와 같은 감성이 장편까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디스페이스에서 '트로마 인 서울' 이라는 기획전을 8월 14일까지 개최했다. 참고로 '트로마 스튜디오'는 사회적으로 금기(?) 될만한 소재들만 골라 독립영화들을 제작해 '엽기영화공장' 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영화 제작사라고 한다. 평소 고어영화들이나 컬트영화들을 꺼려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큰 관심이 있는것도 아니기 때문에 나도 이번에 '트로마 스튜디오' 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다. 하지만 결국 이 영화 한편으로 '트로마 스튜디오'는 나에게 아주 강렬한 느낌으로 각인되고 말았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건 정말 제대로 된 B급, 아니 C급 엽기 고어컬트물이다.

영화는 딱히 내용이랄것도 없다. 한마디로 제목에도 나와있듯이 죽은 닭들의 반란 이랄까. 시작부터 끝까지 속이 매스꺼울만한, 혹은 절로 괴성이 나올만한 장면들로 가득가득 하다. 나름(?) 뮤지컬 형식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중간에 노래들이 삽입되는데, 경악할만한 화면들에 중첩되는 노래들은 엽기적인 가사들과는 별개로 꽤 정상적인(하지만 그래서 더욱 비정상으로 느껴지는) 멜로디들을 갖고 있어 그 조합이 묘하게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막무가내로 진행되는 두서 없는 전개 속에서도 결국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뒤섞여 있는 구성으로 뭔가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듯한 느낌이긴 하지만, 사실 영화를 보면서는 이런 저런거 생각할 여유가 없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장면들에 경악하기 바쁘니 말이다. 하지만 관객들과 달리 영화는 아주 느긋하다. 중간에 툭툭 던져지는 농담들은 관객들에게 긴장 풀고 즐기라고 말하는 듯 여유가 넘친다. 결국 영화가 끝날때 쯤 되어서는 나 역시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사차원의 세계에 아주 조금은 적응된것 같았다.

글의 초반에도 말했듯이 평소 고어영화.. 혹은 엽기적인 영화들을 특별히 꺼리는 편은 아닌데, '트로마 스튜디오'의 영화들을 다시 보라고 하면 조금 고민될것 같다. 분명 나쁘진 않았지만 이 영화 한편으로 그들의 스타일을 알아버린 이상 왠만해선 다시 시도하기가 쉽지는 않을것 같다.


덧1. 이 영화를 보고난 다음날이 말복 이어서 어머니가 닭도리탕을 해주셨는데, 덕분에 도저히 못먹겠더라;;;
덧2. 검색을 해보니 작년 부천영화제에 이 영화가 상영되었나 보다. 당시 여자주인공이 내한해서 GV도 했었다는 듯? 혹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를 클릭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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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호갱 2008.08.15 22: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스터가 죽여주는군요...;;;;

  2. 하루 2008.08.16 04: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시간에 이런 포스터를 보는건 좀...

  3. BlogIcon 신어지 2008.08.16 1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트로미오와 줄리엣> 중고 비디오를 오래 전에 사뒀었는데 아직까지 안보고
    모셔두고만 있네요. ^^;

  4. BlogIcon she-devil 2008.08.18 0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이거 밤잠 못자겠군요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