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 황석영

보고듣고/도서 2007. 9. 8. 12:56 Posted by 주드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창비(창작과비평사)






사내 독서그룹 CBC에서 9월 첫째주에 읽은 도서.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소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간접경험 때문이다.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아주 빠르게 경험하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나와는 다른(혹은 내가 체험할 수 없었던) 그들의 삶을 통해서 지금까지 내가 얻지 못한 깨달음을 알아가고, 그로인해 내 삶을 다시한번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갖게된다.

황석영님의 소설 '바리데기' 에서 '바리'의 삶 역시 나에게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녀의 삶을 읽어가는 동안 내 머릿속에는 '절망' 이란 단어가 계속 맴돌았으나 소설의 다 읽고 내 머릿속에 새겨진 단어는 '희망' 이었다.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에 환영받지 못한 '바리'의 삶은 갑작스런 가족과의 이별, 낯선 타지에서의 힘든 삶과 그때까지 겪은 일들보다 더한 고통 속에서도 아직 살아있기에, 그럼에도 계속된다.

소설의 말미에 바리의 시아버지 압둘이 바리에게 이런 말을 한다.


"희망을 버리면 살아 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없지. ...(중략) 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 어떤 지독한 일을 겪을지라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

나는 이 소설의 주제가 위의 말에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해하기도, 실천하기도 참 어려운 말이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말이기도 하다.

다양한 삶의 굴곡을 겪은 바리가 그 삶 속으로 다시 자연스레 스며들며 끝이 나는 이 소설의 엔딩은 그래서 나에겐 더욱 특별했다. 소설 속에서도, 그리고 현실에 있어서도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컬처 코드
클로테르 라파이유 지음, 김상철 외 옮김/리더스북

사내 독서 그룹 CBC에서 8월 다섯째주에 읽은 서적.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것은 어떠한 일이나, 사람, 현상등에 대하여 자신이 받은 문화적인 영향에 따라 '경험' 과 '감정'이 결합한 고유한 코드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붉은색' 이 중국에서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도 선호하는 색인 반면에 국내에서는 위험이나 경고를 떠올리게 하는 색인것 처럼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대상으로 어떠한 일을 진행한다면 그 일에 대해서 사람들이 과연 어떠한 공통적인 코드를 가지고 있는지가 파악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각국의 대기업들은 자사의 제품 홍보와 관련하여 사람들의 '코드'를 궁금해 했고, 저자에게 이 작업들을 의뢰했다고 한다. 그렇게 발견된 '코드'들이 모여서 '컬쳐코드' 라는 책을 구성하게 되었고.

그런데 이 책에서 다루는 코드들의 대부분이 '미국'에 한정되어 있어서 그 점이 좀 아쉬웠다. 하지만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젝트 에서는 공통적인 문화적 코드를 찾아내 그것에 맞춰 접근을 해야한다' 는 내용은 정말 공감가는 이야기 였다. 덕분에 앞으로는 사람들과의 일반적인 대화나 일상을 통해서도 충분히 이런 '컬쳐코드'를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20대 여성으로서 나와 내 주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컬쳐코드가 무엇인지 부터 파악해 보면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장에 이런 문구가 나온다.


문화는 미국인이나 영국인 또는 프랑스인으로 태어날 때 부여받은 하나의 생존 도구다.

즉, 하나의 나라와 그곳의 사람들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해야 성공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내가 지금 회사에서 중국쪽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 문구가 참 마음에 와 닿았다.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기 위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책이었던것 같다.

루비레드 - 로렌 슬레이터

보고듣고/도서 2007. 8. 21. 09:55 Posted by 주드
루비레드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영희 옮김/에코의서재

오랜만에(?) 회사 독서그룹 CBC에서 읽은 책 리뷰다.

8월 셋째주에 읽은 책은 로렌슬레이터의 '루비레드' 이다. 강렬한 붉은색의 표지도 흥미롭고 제목도 멋지다고 생각했던 책. 게다가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란 책을 흥미롭게 읽어서 같은 저자가 쓴 '루비레드' 라는 책에 대해서도 기대가 컸다. 결론적으로 그 기대가 채워지진 않았지만.

솔직히 나는 '루비레드' 라는 책을 읽는 내내 상당히 불편했는데, 그 이유는 첫번째로 각각 이야기들의 전개가 불친절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 책은 하나의 이야기를 심리학적으로 풀어서 설명하는 형태가 아니라 저자가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심리를 사람들에게 늘어놓는 방식이다. 어떻게 보면 더 흥미로울수도 있는 전개 방식인데, 나는 사실 이해가 잘 안가더라. 때문에 책의 내용에 공감을 하기도 어려웠고, 그래서 재미를 느끼기 보다는 책을 읽는 내내 좀 당황스러웠다.

두번째로, 이 책이 재미있을것이라 생각한 이유가 '동화 백설공주의 심리학적 재해석' 이란 책의 홍보문구를 보고서 였는데, 이 책에서 다루는 15편의 동화중에서 제가 알만한 동화는 2~3편 정도밖에 안되더라. 원래의 동화 내용을 알아야 이 책에서는 어떻게 변형을 시켰는지 알 수 있었을텐데 그걸 알 수 없어서 조금 답답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갈 수 있도록 풀어갔으면 더 재미있었을거란 아쉬움이 남았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라는 책을 읽을때는 로렌 슬레이터 라는 저자가 글을 참 잘쓴다고 생각했었는데, '루비레드'를 읽어보니 그녀는 역시 작가가 아니라 심리학자 더라. 만약 로렌 슬레이터의 심리분석을 바탕으로 조앤 K. 롤링(해리포터의 저자)가 기존의 동화들을 재해석 했다면 정말 흥미로운 책이 나왔을것 같다.
미래를 읽는 사람 못 읽는 사람
구사카 기민토 지음, 길영로 외 옮김/새로운제안

이 책은 사내 독서그룹 CBC의 일환으로 7월4째주에 읽게 된 책이다.

나는 이 책이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 에 관한 책인줄 알았다. 그런데 계속 책을 읽다보니 결국에는 '저자가 예측하는 미래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 였던것 같다. 그런데 마치 대부분의 영화들이 미래의 모습을 암울하게 그리는 것 처럼 책의 저자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도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았던듯 싶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통해 무언가를 얻기 보다는 단지 한 사람의 관점을 읽는다는 생각을 갖게되어 오히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것 같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으면서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공감했지만, 조금 허황된 내용이라 생각되는 부분도 많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책이 출판된 시기를 찾아보니 역시 2004년 12월 이더라. 즉, 저자가 '미래' 라고 예측한 일정한 부분은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도 포함되는 이야기라는 것. 그러니 저자가 책 속에서 이야기 한 근 미래의 상황은 지금과 비슷하기도, 또 틀리기도 할수밖에 없다. 지금과 딱 맞아 떨어졌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했을듯.

결론적으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것은 현재와 과거를 통해 시대를 초월하는 기본적인 법칙을 염두해두고,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도 정작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덧. 8월 첫째주의 독서는 마인드맵 관련 교육으로 대체되어 한주 쉬게 되었다. 그리고 8월 둘째주의 독서는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의 저자 로렌 슬레이터의 '루비레드' 이다. '삶의 숨은 진실을 찾는 15편의 심리동화' 라니..재미있을것 같지 않은가? 기대된다.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에코의서재

CBC를 통해 읽은 세번째 책.

나는 심리학 책들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이유는 평소 내가 알지 못한 내 행동의 이유, 혹은 스스로는 알고 있더라도 제대로 서술하지 못하는 내 행동들의 이유를 놀라울 정도로 잘 설명하고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역시 일주일에 읽기 벅찬 양과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참 재미있게 읽었다. 마치 내가 책에 등장하는 10가지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이 책에서는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 실험 10장면이 소개되는데, 실험 하나하나마다 꽤 논쟁적인 이슈를 던지고 있다. 더 흥미로운것은 지금까지 이 실험들을 통해서 밝혀진 것들이 '정답' 일 수 없다는거다. 몇 십년 혹은 몇 백년 뒤, 또 어떤 심리학자가 어떤 실험을 통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심리학 이론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무리 과학과 심리학이 발전한다 해도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인간의 심리를 과연 정확하게 밝혀낼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인간이 재미있는 존재이자 흥미로운 실험대상이 아닐런지?


덧. 다음주 회사 독서그룹에서 읽을 책은 구사카 기민토의 '미래를 읽는 사람 못 읽는 사람' 이다.
이번엔 또 어떤 내용의 책일지 살짝 기대되는군.